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화제다. 지난달 27일 문을 연 카카오뱅크는 20여 일 만에 개설 계좌 수가 200만 개를 넘어섰다. 지난 4월 오픈한 1호 인터넷은행 K뱅크보다 가입자 증가 속도가 훨씬 빠르다.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과 연계해 이용자 편리성이 크게 높아졌다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은행 계좌 없이도 카카오톡을 통해 빠르게 송금하는 것은 물론 간편한 가입 절차, 낮은 수수료 등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오프라인 점포가 하나도 없다. 스마트폰에서 앱(응용프로그램)을 내려받아 계좌를 개설하면 입·출금은 물론 대출도 받을 수 있다. 영업시간에 제한이 있는 일반 은행과 달리 휴대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거래가 가능하다. 계좌 개설도 카카오톡과 연계해 절차가 훨씬 간편하다. 공인인증서 없이도 하루 최대 100만원까지 송금이 가능하다. 카카오뱅크가 발행한 체크카드로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현금을 찾을 수 있다.

인터넷은행은 금융과 정보기술(IT)이 접목된 이른바 ‘핀테크’가 우리 실생활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이미 모든 금융거래에서 인터넷뱅킹이 차지하는 비율은 40%를 넘는다. 핀테크 바람이 거세지면서 은행권 전체의 영업방식에도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실제로 지난 5년 동안 주요 시중은행은 매년 100개가 넘는 지점의 문을 닫았다. 특히 이번에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모바일뱅킹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40~50대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권 패러다임이 크게 바뀔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반면 ‘은산(銀産) 분리’ 같은 규제가 인터넷은행을 비롯한 핀테크 확산과 발전을 막는 걸림돌로 여전히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 한도가 최대 10%까지만 허용되고, 의결권은 4%까지만 행사할 수 있게 막고 있어 인터넷뱅킹 투자에 필요한 자금 확충과 참여 기업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4, 5면에서 인터넷은행이 인기를 끄는 이유와 핀테크 현황 등을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