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손 부족해지는 일본
생산가능인구는 줄어들고, 경기호전으로 일자리 늘어

2030년이면 59만명 부족
신입사원 초봉 대폭 올리고해외 채용설명회 열어 유치전
[뉴스 인 월드] "해외 나간 인재들 돌아오라"…IT인력 'U턴' 시키는 일본
일본 기업들, 외국인 엔지니어 채용 늘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인력 파견업체들이 아시아 각국에서 채용하는 인력을 연간 1000여 명으로 늘리기로 했다고 1일 보도했다. 단순 생산인력이 아니라 전문인력과 전문인력에 준하는 이공계 전공자가 대상이다. 현재 일본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기술자는 5만 명 안팎이다. 이 정도로는 산업계 수요를 충족하지 못한다. 일본 경제산업성 조사에 따르면 2030년 정보기술(IT) 분야 전문인력 부족 규모는 59만 명에 달할 전망이다.

주요 인력 파견업체는 주요국 대학의 이공계 학부 출신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입도선매(立稻先買)’ 경쟁에 나섰다. 일본에서 외국인 취업은 대개 인력 파견회사가 일반 기업에 파견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파견직이긴 하지만 일본인 근로자와 동등한 업무를 맡고, 대우도 큰 차이가 없다.

[뉴스 인 월드] "해외 나간 인재들 돌아오라"…IT인력 'U턴' 시키는 일본
인력 파견업체인 텐프홀딩스는 기계·전기 분야뿐 아니라 IT 분야 등으로 외국인 엔지니어 파견 대상을 확대했다. 올해 외국인 엔지니어 파견 인원을 전년 대비 60% 증가한 130명으로 잡았다. 베트남과 중국 등 아시아 7개국에서 면접을 하고 있다.

리크루트홀딩스는 한국의 일부 2년제 대학에 일본 취업반을 설치했다. 올가을 최종시험을 거쳐 30명 안팎을 채용할 계획이다. 채용 인력은 일본 자동차 업체의 설계분야 등에 파견된다. 지난해 처음으로 외국인 엔지니어 파견 업무를 시작한 휴먼홀딩스는 2019년까지 외국인 엔지니어 파견 인원을 지금의 15배인 75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달에는 태국과 베트남, 미얀마에서 채용설명회를 연다.

일본 정부는 해외 거주 일본계 인력의 유턴을 유도하고 있다. 경제산업성은 지난달 19~21일 브라질 상파울루와 파라나마링가에서 ‘일본계 브라질인을 위한 취업설명회’를 열었다. 행사에는 운송장비 제조업체와 소재 생산업체, 운송기업 등 8곳이 참여했다. 취약한 현지 경제 사정과 사회복지 수준 탓에 ‘일본 유턴’을 고려하는 일본인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 행사에 참여한 아이치현의 운송장비 제조업체 신토공업 관계자는 “다른 일본인 밑에서 일할 사람이 아니라 일반 근로자를 지휘·감독할 인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일자리 골라가는 대졸자들

[뉴스 인 월드] "해외 나간 인재들 돌아오라"…IT인력 'U턴' 시키는 일본
1일 일본에선 2018년도 대졸자를 대상으로 한 대기업들의 채용면접이 일제히 시작됐다. 구인난에 우수 인재를 경쟁사보다 하루라도 빨리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이토추상사는 1차 면접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대졸 예정자에게 1차 면접 당일 2차 면접을 하기로 했다. 노무라증권은 하루 면접 인원을 10% 늘려 전체 전형 기간을 예년보다 열흘가량 줄이기로 했다. 연봉 인상을 앞세우는 기업도 늘었다. 일본 노무행정연구소가 조사한 결과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 상장된 228개 기업 중 40%가 내년 입사할 대졸 신입사원의 초임을 올리기로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올봄 입사한 대졸 신입사원 초임은 월평균 21만2764엔(약 214만9500원)으로 작년보다 0.5% 높아졌다.

인력난이 심한 건설·음식료 업종과 우수 인재 확보전이 심한 금융업종의 초임 인상 폭은 두드러진다. 음식료 제조업체 아지노모토는 지난 4월 입사한 사무직 초임을 12% 인상했고, 건설회사인 오바야시도 신입사원 초봉을 4년 연속 올렸다. 가지마건설과 다이세이건설은 2년 연속 초봉을 인상했다.

미즈호증권은 2018년 4월 입사할 신입사원과 입사 2~3년차 사원 임금을 대폭 인상하기로 했다. 내년 봄 입사 초임 직원의 경우 정규직은 6.5%, 지역 이동 없는 특정직은 15% 오른다. 유통업체 이온리테일은 내년 입사할 신입사원에게 집 근처 근무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도쿄=김동욱 한국경제신문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