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중심 경영의 성공 요인
시간·비용 들어도 최적 지표 개발을
전통적인 재무적 관점 외에 내부 프로세스·가성비 등 다양한 방식으로 평가해야
“측정 없이 개선 없다”는 경영 격언이 있다. 성과가 측정이 안 되면 그에 따른 적절한 보상을 하기가 어렵고, 적절한 보상이 주어지지 않으면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 노력하지 않게 된다. 능력에 따라 성과를 내고, 필요에 따라 보상한다는 공산주의는 성과와 보상의 부조화가 초래한 대표적인 실패 사례라고 볼 수 있다.시간·비용 들어도 최적 지표 개발을
성과지표 선정 어려워
조직이나 개인 성과의 좋고 나쁨을 측정하는 지표를 성과지표라고 한다. 적합한 성과지표의 개발과 관리는 성과관리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으나 적합한 성과지표를 개발하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가 않은 것이 문제다.
성과관리 발전의 흐름을 보면, 초기에는 기업의 경영성과를 나타내는 수익성, 성장성, 안정성 같은 재무지표를 중심으로 관리하는 관행이 있었다. 그러나 1980년대 들어 단기 재무제표, 특히 수익성 중심의 성과관리가 미국 기업 경쟁력 약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임이 밝혀졌다. 지배구조의 축인 다수의 소액 주주들은 주가에 영향이 큰 단기 수익성에 관심이 있었는데, 단기 수익성을 극대화하려면 장기적인 체질 강화에 도움이 되지만 단기 이익에는 저해되는 중장기적 투자 활동인 연구개발 투자, 시설 투자, 교육 투자 등은 모두 하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 미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세계적 경쟁자들을 여유 있게 따돌리고 있을 때는 이런 관행이 별로 문제가 안 됐으나 1980년대에 그 격차가 줄어들자 이런 관행은 경쟁력에 치명적인 결함을 가져왔다.
그에 대한 반성으로 기업의 성과지표를 단기뿐만 아니라 중장기, 최종 결과인 재무성과뿐만 아니라 그것을 낳는 과정인 투입(사람, 원자재, 설비, 기술, 정보 등)과 업무 수행 과정 및 산출물, 주주뿐만 아니라 다른 핵심 이해관계자인 직원과 고객에 관련된 성과지표들도 균형 있게 관리해야 한다는 균형성과지표(BSC=balanced scorecard)가 제시됐다.
BSC는 전통적인 중점 사항이던 재무적 관점 외에도 고객, 내부 프로세스(과정), 학습 및 성장 관점을 포함해 네 가지 성과지표를 개발, 균형 있게 관리할 것을 주문한다. 조직 내부를 들여다보면 수많은 업무(프로세스)로 구성돼 있는데, 개별 업무단위에 대한 성과지표로는 QCDP(품질, 원가, 납기, 생산성)지표들이 많이 사용된다. 많은 기업이 경쟁력 향상의 구호로 더 좋은 품질, 더 싼 가격, 더 빠른 업무를 내세우는데 이것은 QCD(품질, 원가, 납기)를 잘하자는 것을 의미한다.
성과지표, 측성보다는 적합성이 우선
효과적인 성과관리를 위해서는 위와 같이 제시되는 여러 개의 대안적 성과지표 중 어느 지표가 가장 적절한 지표인지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은 지표의 선택 기준으로 적합성과 측정성이 제시된다. 그러나 성과관리의 비극은 원가, 투입, 일정, 산출량 같은 적합성이 떨어지는 지표들은 측정이 쉽고, 적합성이 높은 질과 결과 지표는 측정이 어렵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많은 조직에서 부적합한 지표가 측정되고 관리되며, 적합한 지표는 측정이 어려워서 지표로 선정되지 못한다. 역으로 성과관리의 성공을 위한 핵심은 측정이 어렵더라도 질과 결과 지표를 개발해 핵심성과지표로 설정하는 것이다.
리더의 평가철학이 조직문화의 방향타 역할
조직의 궁극적인 경쟁력 원천은 인재와 조직문화다. 일본의 오다 노부나가가 천하쟁패를 결정짓는 전쟁에서 승리한 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오다에게 물었다. “적이 지금 휴식을 취하고 있다는 정보를 가져온 갑, 적장과 목숨을 걸고 싸운 을, 마지막에 거들어서 목을 벤 병의 세 공신을 어떤 순서로 논공행상을 하려고 합니까.” 오다는 “내가 그것을 너에게 가르쳐 준다면 나의 모든 것을 가르쳐 주는 것이 된다”고 답했다. 그의 순서는 갑, 을, 병이었다.
우리 기업의 경영자들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결국 평가지표와 그에 따른 보상 시스템이 구성원의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한 행동을 유도하고, 그런 행동들이 쌓이면 구성원의 신념이 되고 가치가 되며 그 조직의 조직문화로 자리 잡는다.
정규석 < 강원대 경영회계학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