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한양대학교 가는 길
한양대학교를 설명하는 두 가지 키워드는 ‘실용학풍’과 ‘사랑의 실천’이다. 1939년 국내 최초 사립 공과대학으로 시작한 한양대는 ‘기술교육이 나라와 민족을 살리는 길’이라는 기술보국(技術保國) 정신을 강조해왔다. 실용학풍이 이어지면서 국내 대학 중 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 배출 1위에 오르고 국내 대학 최초로 CES에 부스를 설치하는 등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창업 선도대학으로 손꼽히고 있다. 두 가지 가치를 고루 갖춘 ‘한양대 맞춤형’ 인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정재찬 한양대 입학처장을 한양대에서 직접 만났다.▶한양대 입시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입니까.
한양대는 ‘착한 입시’를 추구합니다. 착한 입시는 세 가지 의미입니다. 첫째, 학생들의 입시 피로감을 줄이기 위해 전형 요소를 최대한 간소화했습니다. 둘째, 입시 전형의 안정화를 추구해 갑작스러운 변화를 피하고 학교 현장과 신뢰를 구축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셋째, 학생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최대한 많은 정보를 공개합니다.
▶전형 요소를 최대한 간소화한다는 건 어떤 뜻입니까.
입시 전형의 수뿐 아니라 각 전형에서 평가하는 요소까지 줄였다는 뜻입니다. 한양대는 올해 수시 4개 전형, 정시 2개 전형을 실시합니다. 이 중에서 수시는 수능최저학력 기준을 전혀 요구하지 않습니다. 학생부교과전형의 경우 100% 내신 성적만으로 평가합니다.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같은 서류나 면접 전형도 없습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이 스펙 경쟁을 초래한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한양대의 학생부종합전형은 100% 학생부만으로 선발합니다. 교육부의 방침에 따라 학생부에 외부수상 경력을 기재할 수 없어 결국 학교생활에 충실했던 학생들이 우수한 평가를 받습니다. 학교생활이 강조되면서 오히려 학교 현장과 상호 발전을 이루는 모습도 보입니다. 실제로 학생부를 받아보면 과거에 비해 수업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형식적 수행 평가, 암기식 수업으로는 교사들이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파악하고 기록하기 힘들기 때문에 수업 자체가 활동 중심으로 변하는 겁니다.
▶입시 정보는 어떻게 공개됩니까.
한양대는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에 최종 등록자의 내신, 논술 점수, 수능 백분위 등 과거 입학정보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2017학년도 입시 결과 역시 3월 말에 공지될 예정입니다. 국내 대학 최초로 입학 정보를 담은 모바일 앱 ‘한양입학플래너’도 개발해 제공 중입니다. 앱을 통해 입시설명회 영상, 전년도 기출문제와 모의문제 등을 볼 수 있습니다. ‘나의 수시전형 찾기’ 메뉴를 이용하면 자신에게 유리한 수시전형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올해 입시에서 가장 크게 변화한 부분은 무엇입니까.
첫 번째로 올해부터 의대 정원 중 10명을 논술 100%로 선발합니다. 인공지능, 수술용 로봇 등 의료 현장에서도 창의·융합형 인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데 따른 변화입니다. 자연계열 학생들이 혼란을 겪는 일이 없도록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 창의력 중심의 ‘다른 문제’를 내기 위해 전문가와 협의 중입니다. 두 번째는 소프트웨어특기자 전형 실시입니다. 한양대는 올해부터 1단계 서류평가, 2단계 면접을 거쳐 소프트웨어 인재 13명을 선발합니다. 서류평가에서는 학생부와 자기활동소개서(소프트웨어 관련 주요 활동 5가지·500자)를 평가합니다.
▶한양대가 추구하는 인재상은 무엇입니까.
완성된 인재가 아니라 잠재력을 가진 인재입니다. 한양대가 ‘착한 입시’를 고집하는 이유는 단순히 학업능력이 뛰어난 인재가 아니라 다양한 역량을 가진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서입니다. 가령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해 선발된 한 학생은 “발달 장애를 앓는 친구를 고등학교 3년간 곁에서 도왔습니다”라는 한 문장을 보고 뽑았습니다.
▶입학생의 적응을 돕고 잠재력을 키워주는 제도로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한양대는 올해부터 ‘하이 케어 프로그램(HY Care program)’을 전면 시행합니다. 신입생을 대상으로 기초학업 평가를 실시한 뒤 하위 10% 학생들을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온라인·오프라인 강의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동기부여를 위한 강연, 선배들의 멘토링, 진로지도 등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구은서 한국경제신문 지식사회부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