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활동 모든 것이 '혁신 대상'이에요 !
혁신 도구는 ‘만병 통치약’ 아니에요 기업의 ‘전략적 니즈’와 연결될 때 효과를 발휘하죠
‘현상 유지’의 반대 개념인 ‘혁신’은 기존 상태로부터 새로워지는 것을 의미한다. 저명한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는 기업가의 가장 중요한 책임은 새로운 생산방법과 새로운 상품개발 등을 수행하는 ‘혁신’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혁신에 의해 투자나 소비수요가 자극돼 경제에 새로운 호황국면이 형성되며, 혁신이야말로 경제 발전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은 경제학 발전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고, 기업과 경영에는 생존과 발전의 절대적인 명제가 됐다.오늘날에는 산업의 모든 분야에 걸쳐 혁신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기업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키워드는 혁신이다. 혁신을 하느냐 안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남보다 더 빨리 더 효과적으로 혁신을 잘하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그렇다면 혁신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가. 첫째, 사업구조의 혁신 가능성에서 출발할 수 있다. 기존 사업군 구성의 변화 및 혁신 가능성부터 검토하는 것이다. 대부분 사업이나 사업을 구성하는 제품은 생로병사의 과정을 겪기 때문에 현재 좋다고 하더라도 미래에도 그럴 것이란 보장은 없다. 당장은 현재 사업에 의존하더라도 미래 먹거리를 키우는 데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현재 한국 경제 위기도 1960~1970년대 경공업에 이어 30여년간 한국 경제를 버텨준 전자, 자동차, 조선, 철강, 석유화학, 건설 등이 성숙기나 쇠퇴기에 접어든 상황인데, 뒤를 이을 경쟁력 있는 산업이나 제품의 출현이 약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둘째, 기존 사업 내에서 시장혁신이나 상품(제품 또는 서비스)혁신을 검토하는 것이다. 시장혁신은 새 시장의 개척, 기존 시장의 확장, 새 시장 세분화, 새 목표시장 설정 등을 꼽을 수 있다. 상품혁신은 기존 시장이나 신시장을 상대로 한 상품 개량이나 신상품 개발이 될 수 있다. 여기서 상품의 차별화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셋째, 경쟁자가 버티고 있는 특정한 목표시장에서 자사 상품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혁신이다. 경쟁력은 품질과 가격 또는 가격 대비 품질인 가치의 경쟁을 의미하는 상품경쟁력과 유통채널이나 광고·홍보를 통한 판매경쟁력을 기본으로 하며, 덧붙여 기업이나 상품의 브랜드 이미지가 작용한다. 모든 요소를 동시에 혁신할 수 없으므로 어떤 부분의 경쟁력을 얼마나 올리려고 하는지에 관한 전략적 선택을 하고 그에 따른 혁신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넷째, 설정된 혁신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이냐의 실행단계로 들어간다. 실행의 첫 단계는 혁신의 방법이나 도구를 선택하는 것이다. 많이 언급되는 혁신도구들의 목록에는 식스시그마, 공급사슬관리, 경영품질, 전사적품질관리(TQM), 업무프로세스재설계(BPR), 전사적자원관리(ERP), 업무프로세스관리(BPM), 창의적 문제해결이론(TRIZ) 등이 포함된다. 이들 수많은 혁신도구 중 어떤 것을 택해야 하는지 경영자들은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많은 혁신도구 공급자들은 자신이 제안하는 도구가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광고하기도 한다. 이에 현혹되지 말고, 각각의 특징을 잘 파악해 자사의 전략적 니즈(needs) 및 목표와 잘 정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다섯째, 선택된 혁신도구의 활용 및 집행단계다. 이 단계에서는 혁신의 리더를 임명하고 혁신 수행조직을 구성하며 그들에게 구체화된 임무와 수행목표를 부여한다. 때에 따라서는 수행조직 범위가 협력 업체까지 확산될 수 있다. 또 혁신에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혁신 담당자들이 혁신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 리더는 조직 내에서 혁신에 참여하는 사람은 유리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불리해지도록 평가 및 보상 시스템을 바꿔줘야 한다.
여섯째, 혁신 실행 결과의 평가 및 피드백을 통한 지속적 혁신 단계다. 하나의 혁신 주기가 끝나면 그 결과를 평가해 기존 혁신방법의 유지 및 심화, 새로운 혁신 목표의 설정과 그에 따른 추가적 혁신도구의 도입 등을 검토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혁신은 한시적 행사가 아니라 지속적인 프로세스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혁신의 결과는 혁신 실행자만이 아니라 조직의 지식으로 축적될 수 있도록 표준화하는 지식경영시스템과 맞물리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규석 < 강원대 경영회계학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