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주의 시사용어

저비용항공사(LCC)

"요즘 해외 여행객 10명 중 3명은 LCC를 탄다. 국내선뿐 아니라 국제선까지 LCC 점유율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선 'LCC 전성시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
▶한국경제신문 1월31일자 A11면
20만원 넘던 제주행 티켓, 반값으로 뚝! 항공권 가격혁신 주도한 'LCC 전성시대'
"LCC는 기내서비스를 줄이고 가격을 크게 낮춰 실속파 여행객에게 인기가 좋아요. 10년 만에 국제선 점유율이 30%를 돌파했어요."

‘거품 뺀 가격’으로 여행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저비용항공사(LCC: Low Cost Carrier)의 질주가 무섭다. LCC란 불필요한 기내서비스를 줄이고 운영비용을 최소화해 기존 업체보다 요금을 크게 낮춘 항공사를 말한다.

국내에는 2005년 제주항공을 시작으로 진에어,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에어서울 등 여섯 곳이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선 승객의 30.3%, 국내선 승객의 57.4%가 LCC를 이용했다. 10년 남짓한 기간에 말 그대로 ‘폭풍 성장’을 했다.

LCC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과점하던 항공시장에 경쟁 바람을 불러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과거 김포~제주 왕복 항공권은 20만~30만원대를 넘나들었지만 LCC 출범 후 10만원대로 떨어졌다. 특가상품을 잘 활용하면 5만원 남짓에도 다녀올 수 있다.

초반에 제주, 부산 등을 중심으로 운항하던 이들 업체는 인기에 힘입어 일본, 중국, 동남아 등으로 노선을 늘려가고 있다.

LCC는 1980년대 미국에서 등장해 1990년대 유럽, 2000년대 아시아와 중남미로 확산된 사업모델이다. LCC의 원조 격인 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은 대형 항공사들이 꺼리던 중소규모 공항을 거점으로 활용했고, 보잉737 단일기종만 운영해 유지·보수 비용을 줄였다. 기내식, 좌석 선택 같은 서비스도 없앤 대신 항공권 값을 파격적으로 낮춰 실속파 소비자를 끌어모았다. 해외 LCC에선 짐을 부치거나 음료 한 잔만 시켜도 추가요금을 받는 곳이 많다. 기본 가격을 최대한 낮추기 위해서다.

전문가들은 LCC 전략의 핵심은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라 ‘수요 창출을 통한 탑승률 상승’에 있다고 분석한다. 아시아 최대 LCC인 에어아시아는 설립 당시 탑승객의 절반을 ‘생애 첫 해외여행객’으로 채우는 걸 목표로 삼았다. 항공료가 비싸 해외여행에 엄두를 못 내던 이들을 공략한 것이다. 기존 항공사들은 비성수기에 좌석을 비운 채 비행기를 띄우지만, LCC는 특가 할인을 통해 비성수기에도 손님을 꽉꽉 채워 효율성을 높인다.

항공업계에선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LCC의 파급력을 이른바 ‘사우스웨스트 효과’라고 부른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이 진출한 곳에서 요금이 내려가고 승객은 늘어나는 일이 많았다고 해서 생긴 말이다. 이 효과는 한국에서도 입증됐다. 지난해 전체 항공여객 실적은 1억391만명으로, 사상 처음 1억명을 넘어섰다. 2012년 6930만명이던 것이 4년 만에 50% 늘었다.

임현우 한국경제신문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