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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어떤 인재를 필요로 할까’를 주제로 토론해보자.
융합적 인재는 구체적으로 어떤 인재인지를 논의해보고
융합형 인재가 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도 생각해보자.
시대에 따라 인재의 조건도 조금씩 달라진다. 21세기는 산업 구조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소프트웨어 시대는 ‘창의형 인재’가 주도한다. 단순히 암기식이 아니라 융합적이고 창의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브라이언 카우언 전 아일랜드 총리는 글로벌 인재포럼 기조연설에서 “암기식 교육으로는 먹고살기조차 힘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한 글로벌 인재포럼 참가자들의 발언을 중심으로 이 시대에 적합한 인재형을 정리한다.
1. 인문으로 상상력을 끌어내라‘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어떤 인재를 필요로 할까’를 주제로 토론해보자.
융합적 인재는 구체적으로 어떤 인재인지를 논의해보고
융합형 인재가 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도 생각해보자.
글로벌 인재포럼에 참가한 진 블록 UCLA 총장은 ‘상상력을 이끄는 대학교육’에서 “대학은 사회 지도자를 기르는 곳이어야 한다”며 “그 바탕은 인문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학이 오로지 취업과 직업에 대해서만 가르치려 한다”며 대학마다 역할이 달라야 하는데 지나치게 획일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두가 인문학을 전공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공계 학생도 가급적 인문학에 노출될 수 있도록 해야 자유로운 상상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로 에너지, 식량안보, 테러리즘 등을 들었다. 이런 국제적 이슈는 심리, 윤리, 가치의 문제가 결합돼 있기 때문에 과학기술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인재 육성을 위해 어떤 식의 교육을 할지 변화를 시도할 시점”이라고 했다. UCLA는 인본주의를 강조하는 독특한 학풍으로 널리 알려진 대학이다. 의료인문학(Medical Humanities) 과정을 만든 게 대표적 사례다.
2.규범에 얽매이지 마라
이번 글로벌 인재포럼의 최대 화두는 ‘4차 산업혁명’이었다. 짐 클리프턴 갤럽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을 “생존 자체가 화두가 되는 시대”라 했고, 레몽 토레 국제노동기구(ILO) 조사국장은 “전통적인 고용-피고용 관계가 사라질 것”이라며 ‘뉴 잡(new job)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학철 3M 수석부회장은 다가올 시대를 ‘VUCA(불안정·불확실·복잡·모호)’로 표현하고 “외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것”이라고 했다. 신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3M의 ‘괴짜 우대’ 문화를 소개했다. 그는 “창조는 괴짜들에게서 나온다”며 “3M은 업무 시간의 15%를 자신의 책임이 아닌 다른 분야에 할애할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15% 법칙이 혁신의 토양이라는 뜻이다. 포럼 참석자들은 규범에 얽매이지 말고 도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3.위험 감수하는 중국을 배워라
페테르 에베라르트 콘페리 아시아태평양지역 부사장은 중국의 부상을 창조적 인재라는 관점에서 설명해 주목을 끌었다. 그는 “한국 일본 등 기존 아시아 선도국들은 완벽주의를 중요시했지만 중국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용인하는 방식으로 기업 문화가 바뀌고 있다”며 “시진핑 국가주석 등 중국의 리더들이 혁신을 장려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버즈 파머 STC 오스트레일리아 대표는 “창업가는 해군이 아니라 해적이 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스티브 잡스는 규칙과 규범을 타파해 현상을 바꾸고 미래를 개척한 해적이었다”며 이같이 비유했다. 실패가 두려워 낯선 길을 가지 않고 기존 체제에 안주하려는 안이함을 꼬집은 것이다.
4.전공만으로는 부족하다
블록 총장은 “UCLA에서는 학생들에게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의 25%만 전공 과목 공부에 쓰도록 하고, 75%는 전공 과목 외 분야를 배우라고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대 학생들이 예과에서 인문학을 공부하는 것도 UCLA만의 특징이라고 했다. 제이슨 티스코 미국상공회의소재단 교육인력센터 소장은 “기업도 학교도 서로 고립된 채로 존재하기 어렵다”며 “교육 현장에서 다학제 통합학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형주 국가수리과학연구소장은 “앱 하나를 만들어도 왜 만들어야 하는지 생각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며 티스코 소장의 의견에 동의했다. 첨단 기술이 주도하는 사물인터넷(IoT) 시대는 흔히 연결의 시대로 불린다. 연결적 지식이나 연결적 창의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뜻이다.
5.공감·소통 능력을 키워라
‘글로벌 인재포럼 2016’의 사전 행사로 세계은행 주최로 열린 워크숍에서는 ‘SES(Socioemotional Skills)’가 인재 양성의 해법으로 제시됐다. 사회정서적 역량으로 해석되는 SES는 지능지수(IQ)와 감성지수(EQ)를 결합한 능력을 말한다. 마리아 라우라 산체스 푸에르타 세계은행 수석연구원은 “미국 일리노이주는 초·중등교육 단계에서 SES를 필수 교과목으로 정했다”며 “학생들은 수학, 영어 과목과 마찬가지로 SES에서 일정 수준의 점수를 따야 졸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과 소통이 업무 효율을 높이는 능력이란 것이다.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