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디자인문화고 등 '방과후 수업' 시작
동일여상 등 "교사가 잘 알아야" 자체 연수
“모든 공기업이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 맞춰 사원을 뽑잖아요. 취업률을 높이려면 NCS가 무엇인지,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학생들에게 알려줘야 합니다. 일단 방과 후 수업으로 첫걸음을 뗐어요.”동일여상 등 "교사가 잘 알아야" 자체 연수
경기 안산시에 있는 안산디자인문화고교의 김영진 교사는 요즘 학생들에게 금융 NCS를 알리느라 바쁘다. NCS 정보를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1회 금융NCS시험에 대비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금융NCS 방과후 수업’을 개설한 그는 매일 90분씩 총 23회에 걸쳐 NCS의 금융영업 영역인 은행창구사무, 기업영업, 카드영업을 가르친다. 오는 6월 시행되는 금융NCS1종 파트A 시험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그는 “은행 취업문을 두드리고 있는 고교 3학년생 25명이 수강 중”이라며 “창구사무와 관련한 핵심개념 등을 집중적으로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처음으로 시행되는 NCS 기반 금융영업시험을 앞두고 이를 준비하는 특성화고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상업 경영 무역 등을 가르치는 상업계열 특성화고는 대부분 NCS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있는 성암국제무역고교는 여름방학에 NCS 특강을 열 계획이다. 김영남 교사는 “방과후 수업으로 자격증 취득 준비를 하고 있다”며 “상업계 3과목 특강을 선생님들이 나눠 맡아 20시간씩 총 60시간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있는 광신정보산업고는 금융NCS 시험 대비 특별반을 개설했다. 학교 측은 “은행 창구실무 과목을 지정해 3학년 학생들을 가르친다”며 “은행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을 선별해 집중 교육한다”고 전했다. 성동글로벌경영고와 경남관광고, 광주여상 등은 금융NCS 시험에 관심을 두고 문의해왔다.
NCS 기반 채용이 확산되고 있지만 학교에는 이에 대한 교육이 준비되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에 일부 학교 교사는 스스로 NCS교육을 받기도 한다. 서울 금천구 시흥2동에 있는 동일여자상업고교의 이미영 교사 등 금융 담당교사 9명은 금융전문 교육기관 유비온의 금융NCS 온라인 강의를 신청했다. 학교 측은 “학생을 제대로 지도하려면 선생님이 먼저 알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NCS에 대한 열정을 보였다. 이 학교는 선생님 외에 취업을 앞둔 3학년 학생들이 매주 3회 NCS시험 강의를 듣도록 하고 있다.
특성화고가 이처럼 대거 금융 NCS시험에 나서는 것은 금융회사가 NCS 기반 채용을 대폭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NH농협은행과 IBK기업은행 등 금융공기업은 이미 지난해부터 NCS에 따라 신입사원을 채용하고 있다. NH농협은 서류전형을 통과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인적성, 논술, 직무능력을 모두 NCS 기반으로 평가한다. 한국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예금보험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도 NCS 기반 채용을 도입했거나 올해 도입할 예정이다. 기업들이 NCS 기반으로 채용하면 취업준비생은 서류전형, 필기시험(직업기초능력+직무수행능력), 면접 등 모든 전형에서 직무와 관련된 경험 자격증만 제시해야 한다. 직무와 관련이 없는 해외연수 어학성적 등은 회사에서 일절 보지 않는다. 금융NCS 1종은 NCS에서 규정한 금융(은행) 능력을 검증하는 시험으로 개발됐다. 은행에 취업할 때 NCS 기반 자격증으로 활용할 수 있다.
고기완 연구위원/조혜리 연구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