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부가 북한에서 운영중인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계속하고, 국제사회가 강력한 제재에 나서는 마당에 이해 당사자인 우리가 개성공단을 통해 꼬박꼬박 달러를 공급하는 것이 말이 안된다는 판단에서다. 이로써 개성공단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수립되고 처음 가동된 이후 본격 폐쇄의 길에 들어서게 됐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비핵화하기 전까지 개성공단을 재가동하지 않기로 한 상태다.
개성공단은 평화에 기여했나?
개성공단의 명분은 남북한 경제협력을 통한 평화유지에 있었다. 경제협력이나 무역을 하는 국가들은 서로 전쟁을 하기 꺼린다는 엠마누엘 칸트의 국제평화론에 기반한 것이 개성공단이었다. 실제로 무역은 평화시에 활성화되고 전쟁시엔 전면 중단되기 때문에 무역 당사자들은 분쟁을 꺼린다. 그것이 서로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자유무역협정을 맺은 나라끼리 전쟁이 없다는 분석도 그래서 나온다.
하지만 개성공단은 그런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다. 개성공단이 운영된 사이 북한은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지뢰공격, 컴퓨터 바이러스 디도스 공격, 핵실험, 장거리 미사일 실험 등을 통해 직접 피해를 입히거나, 위협을 가했다. 특히 최근에는 핵무기 개발에 북한이 몰두하면서 우리는 물론 국제사회의 공분을 샀다. 개성공단이 남북 긴장완화는커녕 돈만 퍼주는 ‘호구’로 전락했다.
그럼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에 들어간 돈은 얼마나 될까. 지난해 1320억원을 포함해 6160억원에 달한다. 북한의 경제규모와 비교해볼 때 큰 돈이다. 문제는 이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를 알 수가 없다는 점이다. 개성공단을 통해 들어간 돈이 핵실험과 미사일 개발에 쓰인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개성공단에 몇 명이 일하나
개성공단 현황에 대해 알아보자. 현재 개성공단에는 북한 근로자 5만4760여명이 일한다. 근로자 1명의 임금은 160달러다. 사회보험료나 수당은 별도다. 근로자 임금은 근로자에게 지급되지 않는다. 북한 노동당 39호실이 일괄적으로 챙긴다. 이 곳은 김정은의 통치자금을 관리하는 곳이다.
근로자에게 주어지는 돈은 총 임금의 10~20%에 불과하다. 그것도 달러로 주는 것이 아니라 북한주민들이 받기를 꺼리는 북한돈과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쿠폰형태로 지급된다. 근로자의 임금을 노동당이 왜 가져가는 것일까? 그리고 왜 세금을 제한 금액 전부를 근로자에게 지급하지 않고 빼앗아 가는 것일까? 그래도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것이 낫다고 하니, 북한의 실상이 얼마나 비참하고 부패했는지 알 수 있다.
개성공단에 입주해 있는 우리 기업들은 124개로 알려져 있다. 연간 생산액은 5억1549만 달러 정도다. 우리측 근로자는 800여 명이며 설연휴를 맞아 대부분 철수한 상태다.
개성공단은 우리가 보내는 전기와 수도(물)로 가동돼 왔다. 북한은 공단을 돌릴만한 전기와 물을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이 없고, 설사 있더라도 자주 전기가 끊기는 등 불안해 우리가 전기와 물을 공단에 보내왔다. 정부는 개성공단이 폐쇄된 마당이어서 전기와 수도 공급도 끊을 예정이다. 한국에서 보내는 전기와 물은 개성주민들도 쓰고 있다고 한다.
스톡홀롬 신드롬에 빠진 우리
개성공단 문제는 단순히 경제 이슈로 봐선 안된다. 핵무기 개발과 연계해서 봐야 한다. 북한은 핵무기를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 가지려 한다. 핵무기만 가지면 한국과 미국을 좌지우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전략에는 일리가 있다. 북한에 핵무기가 있고, 우리가 없을 경우, 우리는 꼼짝 못한다. 북한이 연평도 포격같은 국지전을 일으킬 경우, 우리의 선택은 굴복이다. 핵무기로 위협하면 어떤 재래식 무기도 무용지물이다. 우리가 북한의 핵인질이 되는 것이다.
개성공단과 관련해 배워볼 것은 ‘스톡홀롬 신드롬’이라는 것이다. 인질범과 오래 있다가 보면 인질이 인질범에 동화돼 경찰에 거꾸로 대항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북한의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이 버젓이 개발돼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데 북한주민도 생각해야 한다는 논리가 팽배한 상태다. 입주기업들이 예측불허인 북한정권의 핵위협엔 아랑곳 않고 우리 정부를 비난하는 것은 전형적인 스톡홀롬 신드롬 징후다.
고기완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
개성공단은 평화에 기여했나?
개성공단의 명분은 남북한 경제협력을 통한 평화유지에 있었다. 경제협력이나 무역을 하는 국가들은 서로 전쟁을 하기 꺼린다는 엠마누엘 칸트의 국제평화론에 기반한 것이 개성공단이었다. 실제로 무역은 평화시에 활성화되고 전쟁시엔 전면 중단되기 때문에 무역 당사자들은 분쟁을 꺼린다. 그것이 서로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자유무역협정을 맺은 나라끼리 전쟁이 없다는 분석도 그래서 나온다.
하지만 개성공단은 그런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다. 개성공단이 운영된 사이 북한은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지뢰공격, 컴퓨터 바이러스 디도스 공격, 핵실험, 장거리 미사일 실험 등을 통해 직접 피해를 입히거나, 위협을 가했다. 특히 최근에는 핵무기 개발에 북한이 몰두하면서 우리는 물론 국제사회의 공분을 샀다. 개성공단이 남북 긴장완화는커녕 돈만 퍼주는 ‘호구’로 전락했다.
그럼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에 들어간 돈은 얼마나 될까. 지난해 1320억원을 포함해 6160억원에 달한다. 북한의 경제규모와 비교해볼 때 큰 돈이다. 문제는 이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를 알 수가 없다는 점이다. 개성공단을 통해 들어간 돈이 핵실험과 미사일 개발에 쓰인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개성공단에 몇 명이 일하나
개성공단 현황에 대해 알아보자. 현재 개성공단에는 북한 근로자 5만4760여명이 일한다. 근로자 1명의 임금은 160달러다. 사회보험료나 수당은 별도다. 근로자 임금은 근로자에게 지급되지 않는다. 북한 노동당 39호실이 일괄적으로 챙긴다. 이 곳은 김정은의 통치자금을 관리하는 곳이다.
근로자에게 주어지는 돈은 총 임금의 10~20%에 불과하다. 그것도 달러로 주는 것이 아니라 북한주민들이 받기를 꺼리는 북한돈과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쿠폰형태로 지급된다. 근로자의 임금을 노동당이 왜 가져가는 것일까? 그리고 왜 세금을 제한 금액 전부를 근로자에게 지급하지 않고 빼앗아 가는 것일까? 그래도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것이 낫다고 하니, 북한의 실상이 얼마나 비참하고 부패했는지 알 수 있다.
개성공단에 입주해 있는 우리 기업들은 124개로 알려져 있다. 연간 생산액은 5억1549만 달러 정도다. 우리측 근로자는 800여 명이며 설연휴를 맞아 대부분 철수한 상태다.
개성공단은 우리가 보내는 전기와 수도(물)로 가동돼 왔다. 북한은 공단을 돌릴만한 전기와 물을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이 없고, 설사 있더라도 자주 전기가 끊기는 등 불안해 우리가 전기와 물을 공단에 보내왔다. 정부는 개성공단이 폐쇄된 마당이어서 전기와 수도 공급도 끊을 예정이다. 한국에서 보내는 전기와 물은 개성주민들도 쓰고 있다고 한다.
스톡홀롬 신드롬에 빠진 우리
개성공단 문제는 단순히 경제 이슈로 봐선 안된다. 핵무기 개발과 연계해서 봐야 한다. 북한은 핵무기를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 가지려 한다. 핵무기만 가지면 한국과 미국을 좌지우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전략에는 일리가 있다. 북한에 핵무기가 있고, 우리가 없을 경우, 우리는 꼼짝 못한다. 북한이 연평도 포격같은 국지전을 일으킬 경우, 우리의 선택은 굴복이다. 핵무기로 위협하면 어떤 재래식 무기도 무용지물이다. 우리가 북한의 핵인질이 되는 것이다.
개성공단과 관련해 배워볼 것은 ‘스톡홀롬 신드롬’이라는 것이다. 인질범과 오래 있다가 보면 인질이 인질범에 동화돼 경찰에 거꾸로 대항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북한의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이 버젓이 개발돼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데 북한주민도 생각해야 한다는 논리가 팽배한 상태다. 입주기업들이 예측불허인 북한정권의 핵위협엔 아랑곳 않고 우리 정부를 비난하는 것은 전형적인 스톡홀롬 신드롬 징후다.
고기완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