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파업과 ‘떼법’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현대삼호중공업 노조가 9일 공동 파업을 강행했다. 이들 3사는 작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8조원의 적자를 냈다. 대규모 적자에도 불구하고 임금을 올려달라는 게 이들 노조의 요구다. 3사 노조는 이날 오후 1시부터 4시간 동안 부분파업을 벌였다. 하지만 평균 8000만원이 넘는 연봉을 받는 조선사 노조가 조선업이 최악의 불황에 빠진 것을 무시한 채 공동파업을 벌인 것에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 9월10일 한국경제신문 ☞ 뒤에서 중국 기업들이 거세게 추격하고 있고 앞에선 일본 기업들이 한걸음 더 달아나고 있다. 지난 1분기 국내 기업들의 매출 증가율은 마이너스 4.7%(전년 동기 대비, 한국은행 조사) 급감했다. 이자보상배율이 1배 이하로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내는 상장사는 전체(금융사 제외 628개)의 34.9%에 달한다. 수출이 줄어들고 나라살림 적자는 늘어가는 등 우리 경제가 온통 빨간 불이 켜졌는데도 내 이익만 챙기면 된다는 ‘떼법’이 아우성이다.
연봉 8000만원 노조원의 임금 인상 요구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현대삼호중공업 노조원 일부는 지난 9일 파업을 했다. 임금 12만7560원 인상, 직무환경수당 100% 인상, 성과연봉제 폐지 등을 요구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들 회사 임직원이 받는 평균 연봉은 8000만원이 넘는다. 이들 세 회사는 부실 수주 등으로 인해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에 걸쳐 8조원 가량의 적자를 냈다. 더구나 올해 세계 선박 발주량은 전년보다 절반 정도 줄어 하반기에도 추가 손실이 불가피하다.
파업에 참가한 노조원은 2100여명이다. 전체 조합원의 5%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노조 집행부의 강경 노선이 조합원 사이에서 지지를 못받고 있다는 반증이다. 삼성중공업과 성동조선해양 STX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신아sb 노조는 아예 파업에 불참했다. 한때 거센 파업으로 값비싼 수업료를 치른 한진중공업 노조도 ‘회사가 먼저 살아야 한다’며 파업에 참가하지 않았다.
현대자동차 노조도 9일 노조원 투표에서 파업 안건을 가결했다. 노조는 임금 15만9900원(기본급 대비 7.84%) 인상,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해외공장 생산량 노사 합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경우 불요불급한 자산 매각, 정년 65세까지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임직원의 평균 연봉은 9000만원을 넘는다. 그런데도 당기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주고 해외 공장의 생산량마저 노조와 협의하라고 압력을 넣고 있다. 조선노조연대는 현대차그룹 계열사 노조연대와 공동 투쟁도 계획중이다.
금호타이어는 경영 부실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다가 지난해말 졸업했다. 그런데 노조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지난달 17일부터 전면 파업을 벌였고, 회사측은 이에 대응해 직장을 폐쇄했다. 전면파업에 따른 매출 손실은 1000억원에 이른다. 금호타이어는 올들어 실적이 나빠지면서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3%, 영업이익은 50% 각각 줄었다.
부실 기업 매각도 노조 ‘입맛대로’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는 이달초 참여연대 한국소비자연맹 등 13개 시민단체로부터 질의서를 받았다. 국회에서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자는 야당의 목소리가 나왔다. 난데없이 시민단체와 국회가 PEF 운용사를 주목한 것은 국내 2위 대형마트인 홈플러스 인수 기업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MBK파트너스에 홈플러스 직원의 고용보장뿐 아니라 대주주(영국 테스코)의 ‘먹튀’ 문제, 고객정보 불법 유출 문제까지 대책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 PEF 대표는 “공개경쟁 입찰에서 정당한 절차를 거쳐 선정된 우선협상대상자를 국정감사에 세우려 하고 죄인 취급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을 것”이라며 혀를 찼다.
한국 기업들은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에서도 노조는 물론 국회와 이익단체의 눈치까지 봐야 한다. 주식이나 자산을 사고파는 인수·합병(M&A)은 사적 계약임에도 사회적 합의와 공적 책임을 요구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선진국에선 찾아볼 수 없는 풍경이다.
홈플러스 매각 건만 해도 국회에서 ‘사모펀드(PEF)에 홈플러스를 매각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토론회가 열리는가 하면 민주노총 등 70여개 노동, 시민단체들이 ‘투기자본인 사모펀드에 홈플러스를 매각하면 안 된다’는 내용의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홈플러스 주주인 테스코뿐 아니라 새 주인이 될 MBK파트너스까지 ‘먹튀’ 세력이라는 비난을 듣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MBK파트너스에 투자자로 참여한 국민연금은 졸지에 ‘먹튀’의 조력자라는 멍에를 뒤집어쓰게 됐다.
팔리는 부실 기업의 노조가 기업 회생을 가로막는 경우도 있다. 김치냉장고 ‘딤채’를 만드는 위니아만도는 세 번이나 인수 후보가 바뀌었다. 지난해 3월 KG그룹은 위니아만도 최대주주인 유럽계 사모펀드 시티벤처캐피털(CVC)과 지분 100% 양수도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가 보름여 만에 인수를 포기했다. 노조 측에서 KG그룹과 위니아만도 간 사업적 연관성이 없다는 점을 들어 경영진의 집 앞에서 집회를 여는 등 강하게 반발했기 때문이다.
KG그룹에 이어 위니아만도의 인수전에 뛰어든 현대백화점 역시 두 손을 들고 말았다. 노조측에서 우리사주조합에 지분 5%를 무상 출연해달라는 등 무리한 요구를 한 것 등이 영향을 줬다. 결국 위니아만도는 자동차부품업체 대유에이텍에 지난해말 최종 인수됐다.
자동차부품업체인 한국델파이는 50% 지분을 가진 미국델파이가 보유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2대 주주인 이래ns와 S&T가 지분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그러자 노조가 “S&T만큼은 안 된다”며 반대하며 파업에 나서는 한편으로 미국델파이 본사까지 쫓아가 시위를 벌였다.
부실기업을 인수하려면 피인수기업 직원들에게 위로금을 지급하는 것도 기업엔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지난해 미국계 PEF인 칼라일에 팔린 국내 2위 보안업체인 ADT캡스의 노조는 대주주인 미국 타이코그룹에 매각대금의 30%를 위로금으로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타이코그룹이 격분해 한때 거래 자체가 무산 일보 직전까지 갔다.
공장 지어 일자리를 늘리는 데도 ‘태클’
삼성전자는 경기 평택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이 공장이 완공되면 무려 15만여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긴다. 지난 5월 착공에 들어갔지만 지역 일부 주민들의 ‘생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국이 시안에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면서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공장 건립을 적극 도와주던 모습과 대조적이다. 경기 안성시와 충남 당진시는 평택 반도체 공장으로 들어가는 송전선로와 전력을 공급할 변환소 건설에 제동을 걸었다.
당진시는 한국전력이 신청한 북당진변환소 건축허가를 지난달 25일 반려했다. 북당진변환소는 당진화력발전소 9·10호기에서 생산한 전기를 삼성전자 평택공장에 보내기 위해 필수적인 시설이다. 당진시가 북당진변환소 건축허가를 반려한 것은 이번이 세번째다. 당진시는 한전의 건축허가 신청 때마다 주민 반대, 송전선로 지중화(地中化) 미흡 등 갖가지 이유를 대고 있다. 게다가 평택 소재 지방 건설회사들은 공장 건설 일감을 우선적으로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럴바에야 차라리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 공장을 짓는 게 나을 뻔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현대자동차는 지난 15년간 국내에 공장을 짓지 않았고, 삼성전자도 신규 스마트폰 공장은 베트남에만 건설하고 있다”며 “대기업은 무조건 죄인시 하는 걸 보고 어떤 기업이 국내에 투자할 생각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기업은 우리 경제를 이끌어가는 기관차로 비유할 수 있다. 틈만 나면 일자리를 늘리는 데 앞장서라고 요구하면서 일부 기업 노조들은 자기 밥그릇을 챙기기 위해 후대의 일자리를 걷어 찬다. 이래가지고 어느 기업도 오래 버틸 수가 없다. 노사는 대립적인 관계가 아니다. 함께 살아가는 공동 운명체다. 회사가 망하면 내 일자리도 없어진다. 그때는 누구를 원망하고 누구에게 하소연할 것인가.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hckang@hankyung.com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현대삼호중공업 노조가 9일 공동 파업을 강행했다. 이들 3사는 작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8조원의 적자를 냈다. 대규모 적자에도 불구하고 임금을 올려달라는 게 이들 노조의 요구다. 3사 노조는 이날 오후 1시부터 4시간 동안 부분파업을 벌였다. 하지만 평균 8000만원이 넘는 연봉을 받는 조선사 노조가 조선업이 최악의 불황에 빠진 것을 무시한 채 공동파업을 벌인 것에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 9월10일 한국경제신문 ☞ 뒤에서 중국 기업들이 거세게 추격하고 있고 앞에선 일본 기업들이 한걸음 더 달아나고 있다. 지난 1분기 국내 기업들의 매출 증가율은 마이너스 4.7%(전년 동기 대비, 한국은행 조사) 급감했다. 이자보상배율이 1배 이하로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내는 상장사는 전체(금융사 제외 628개)의 34.9%에 달한다. 수출이 줄어들고 나라살림 적자는 늘어가는 등 우리 경제가 온통 빨간 불이 켜졌는데도 내 이익만 챙기면 된다는 ‘떼법’이 아우성이다.
연봉 8000만원 노조원의 임금 인상 요구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현대삼호중공업 노조원 일부는 지난 9일 파업을 했다. 임금 12만7560원 인상, 직무환경수당 100% 인상, 성과연봉제 폐지 등을 요구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들 회사 임직원이 받는 평균 연봉은 8000만원이 넘는다. 이들 세 회사는 부실 수주 등으로 인해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에 걸쳐 8조원 가량의 적자를 냈다. 더구나 올해 세계 선박 발주량은 전년보다 절반 정도 줄어 하반기에도 추가 손실이 불가피하다.
파업에 참가한 노조원은 2100여명이다. 전체 조합원의 5%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노조 집행부의 강경 노선이 조합원 사이에서 지지를 못받고 있다는 반증이다. 삼성중공업과 성동조선해양 STX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신아sb 노조는 아예 파업에 불참했다. 한때 거센 파업으로 값비싼 수업료를 치른 한진중공업 노조도 ‘회사가 먼저 살아야 한다’며 파업에 참가하지 않았다.
현대자동차 노조도 9일 노조원 투표에서 파업 안건을 가결했다. 노조는 임금 15만9900원(기본급 대비 7.84%) 인상,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해외공장 생산량 노사 합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경우 불요불급한 자산 매각, 정년 65세까지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임직원의 평균 연봉은 9000만원을 넘는다. 그런데도 당기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주고 해외 공장의 생산량마저 노조와 협의하라고 압력을 넣고 있다. 조선노조연대는 현대차그룹 계열사 노조연대와 공동 투쟁도 계획중이다.
금호타이어는 경영 부실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다가 지난해말 졸업했다. 그런데 노조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지난달 17일부터 전면 파업을 벌였고, 회사측은 이에 대응해 직장을 폐쇄했다. 전면파업에 따른 매출 손실은 1000억원에 이른다. 금호타이어는 올들어 실적이 나빠지면서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3%, 영업이익은 50% 각각 줄었다.
부실 기업 매각도 노조 ‘입맛대로’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는 이달초 참여연대 한국소비자연맹 등 13개 시민단체로부터 질의서를 받았다. 국회에서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자는 야당의 목소리가 나왔다. 난데없이 시민단체와 국회가 PEF 운용사를 주목한 것은 국내 2위 대형마트인 홈플러스 인수 기업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MBK파트너스에 홈플러스 직원의 고용보장뿐 아니라 대주주(영국 테스코)의 ‘먹튀’ 문제, 고객정보 불법 유출 문제까지 대책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 PEF 대표는 “공개경쟁 입찰에서 정당한 절차를 거쳐 선정된 우선협상대상자를 국정감사에 세우려 하고 죄인 취급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을 것”이라며 혀를 찼다.
한국 기업들은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에서도 노조는 물론 국회와 이익단체의 눈치까지 봐야 한다. 주식이나 자산을 사고파는 인수·합병(M&A)은 사적 계약임에도 사회적 합의와 공적 책임을 요구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선진국에선 찾아볼 수 없는 풍경이다.
홈플러스 매각 건만 해도 국회에서 ‘사모펀드(PEF)에 홈플러스를 매각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토론회가 열리는가 하면 민주노총 등 70여개 노동, 시민단체들이 ‘투기자본인 사모펀드에 홈플러스를 매각하면 안 된다’는 내용의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홈플러스 주주인 테스코뿐 아니라 새 주인이 될 MBK파트너스까지 ‘먹튀’ 세력이라는 비난을 듣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MBK파트너스에 투자자로 참여한 국민연금은 졸지에 ‘먹튀’의 조력자라는 멍에를 뒤집어쓰게 됐다.
팔리는 부실 기업의 노조가 기업 회생을 가로막는 경우도 있다. 김치냉장고 ‘딤채’를 만드는 위니아만도는 세 번이나 인수 후보가 바뀌었다. 지난해 3월 KG그룹은 위니아만도 최대주주인 유럽계 사모펀드 시티벤처캐피털(CVC)과 지분 100% 양수도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가 보름여 만에 인수를 포기했다. 노조 측에서 KG그룹과 위니아만도 간 사업적 연관성이 없다는 점을 들어 경영진의 집 앞에서 집회를 여는 등 강하게 반발했기 때문이다.
KG그룹에 이어 위니아만도의 인수전에 뛰어든 현대백화점 역시 두 손을 들고 말았다. 노조측에서 우리사주조합에 지분 5%를 무상 출연해달라는 등 무리한 요구를 한 것 등이 영향을 줬다. 결국 위니아만도는 자동차부품업체 대유에이텍에 지난해말 최종 인수됐다.
자동차부품업체인 한국델파이는 50% 지분을 가진 미국델파이가 보유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2대 주주인 이래ns와 S&T가 지분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그러자 노조가 “S&T만큼은 안 된다”며 반대하며 파업에 나서는 한편으로 미국델파이 본사까지 쫓아가 시위를 벌였다.
부실기업을 인수하려면 피인수기업 직원들에게 위로금을 지급하는 것도 기업엔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지난해 미국계 PEF인 칼라일에 팔린 국내 2위 보안업체인 ADT캡스의 노조는 대주주인 미국 타이코그룹에 매각대금의 30%를 위로금으로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타이코그룹이 격분해 한때 거래 자체가 무산 일보 직전까지 갔다.
공장 지어 일자리를 늘리는 데도 ‘태클’
삼성전자는 경기 평택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이 공장이 완공되면 무려 15만여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긴다. 지난 5월 착공에 들어갔지만 지역 일부 주민들의 ‘생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국이 시안에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면서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공장 건립을 적극 도와주던 모습과 대조적이다. 경기 안성시와 충남 당진시는 평택 반도체 공장으로 들어가는 송전선로와 전력을 공급할 변환소 건설에 제동을 걸었다.
당진시는 한국전력이 신청한 북당진변환소 건축허가를 지난달 25일 반려했다. 북당진변환소는 당진화력발전소 9·10호기에서 생산한 전기를 삼성전자 평택공장에 보내기 위해 필수적인 시설이다. 당진시가 북당진변환소 건축허가를 반려한 것은 이번이 세번째다. 당진시는 한전의 건축허가 신청 때마다 주민 반대, 송전선로 지중화(地中化) 미흡 등 갖가지 이유를 대고 있다. 게다가 평택 소재 지방 건설회사들은 공장 건설 일감을 우선적으로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럴바에야 차라리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 공장을 짓는 게 나을 뻔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현대자동차는 지난 15년간 국내에 공장을 짓지 않았고, 삼성전자도 신규 스마트폰 공장은 베트남에만 건설하고 있다”며 “대기업은 무조건 죄인시 하는 걸 보고 어떤 기업이 국내에 투자할 생각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기업은 우리 경제를 이끌어가는 기관차로 비유할 수 있다. 틈만 나면 일자리를 늘리는 데 앞장서라고 요구하면서 일부 기업 노조들은 자기 밥그릇을 챙기기 위해 후대의 일자리를 걷어 찬다. 이래가지고 어느 기업도 오래 버틸 수가 없다. 노사는 대립적인 관계가 아니다. 함께 살아가는 공동 운명체다. 회사가 망하면 내 일자리도 없어진다. 그때는 누구를 원망하고 누구에게 하소연할 것인가.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