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권을 거머쥐려는 후보들의 선거전도 달아오르고 있다.
민주·공화당 대선 후보 난립
전통적으로 민주당은 노동계층과 여성, 히스패닉 서민·중산층을 대변하는 반면 공화당은 기업·부유층 중심의 정책을 내세운다. 내년 본선 등판을 앞두고 민주당에서는 5명의 후보가, 공화당에서는 17명의 후보가 뛰고 있다. 정치인뿐 아니라 의사, 재벌, 최고경영자(CEO) 등 다양한 분야 출신의 후보자가 많다는 것도 특징이다.
우선 민주당의 경우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조 바이든 부통령,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이 유력 주자로 꼽힌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모두 고령자다. 그나마 힐러리 후보가 67세로 가장 젊은 편이고 바이든이 72세, 샌더스 73세다. 민주당의 고령화 현상을 빗대 미국 허핑턴포스트지의 하워드 파인만 편집인은 최근 ‘백 투더 퓨처’라고 비꼬기도 했다.
빌 클린턴(제42대 대통령)의 부인이기도 한 힐러리 클린턴은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자 영부인 출신 대통령이라는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CNN에 따르면 지난달 13~16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지지율도 47% 수준으로 민주당에서는 가장 높다. 조 바이든은 아직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잠재적인 대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초반 유세는 트럼프의 독무대
최근 미국 대중의 관심은 민주당보다는 공화당 후보로 나선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에 쏠려 있다. 막말과 기행으로 시선을 끄는 데다 백인 보수층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거침없는 공약으로 단숨에 지지율 1위로 뛰어올랐다. “멕시코 이민자들은 미국에 마약과 범죄를 가져온다. 그들은 성폭행범이다”라는 막말을 퍼부은 지난 6월16일의 유세 발언이 대표적이다. 8월18일 CNN 조사 결과 트럼프의 이민정책을 지지한다는 답변은 44%에 달했다.
공화당에서는 트럼프 외에 부시 전 대통령의 동생이자 전 플로리다 주지사인 젭 부시도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하지만 트럼프 지지율을 좀처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이민문제 최대 이슈로 부상
트럼프가 들고 나온 이민문제는 공화당뿐만 아니라 미 대선 후보 경선판의 핵심 이슈로 자리잡고 있다. 미국은 다양한 국적 출신의 이민자로 형성된 인종의 용광로 국가인 만큼 이민에 대한 후보자들의 관점은 득표와 직결되는 문제다. 브루킹스연구소와 미국기업연구소 등에 따르면 백인의 비중은 1980년 80%에 달했으나 2013년엔 63%로 줄었다. 2060년엔 44%로 감소할 전망이다. 반면 히스패닉은 1980년 6%에서 2013년 17%로 증가한 데 이어 2060년에는 29%로 늘어난다.
젭 부시도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원정출산으로 얻는 자녀를 ‘앵커 베이비(anchor baby)’로 지칭하며 백인표 결집에 나섰다. 이에 대해 미국 한인사회는 젭 부시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대통령 선거 절차는?
미국 대통령 선거는 한국과 여러 면에서 다르다. 미국도 우리처럼 선거로 대통령을 뽑긴 한다. 차이점은 직접투표냐 선거인단 투표냐에 있다. 한국은 유권자의 직접투표를 통해 다수 득표자가 대통령이 된다. 미국은 선거인단을 얼마나 확보하느에 달렸다. 미국 국민은 자신이 속한 각 주의 대의원을 선출한다. 이렇게 선출된 각 주의 대의원들이 바로 선거인단이다. 이들이 모여 미국 대통령을 뽑는다. 주가 아닌 지역은 선거인단 선출권이 없다.
50개주 중에서 메인주와 네브래스카주를 뺀 48개 주는 승자독식 방식으로 선거인단을 선출한다. 해당 주의 다수 득표자가 모든 선거인단을 갖는 방식이다. 메인주와 네브래스카주는 득표 수에 따라 선거인단 수를 나누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득표 수가 아닌 선거인단 수가 승패를 가르기 때문에 전체 유권자의 투표에서는 뒤지면서도 선거인단 수에서 앞서 대통령에 당선된 경우가 미국 역사상 세 번 있었다. 1824년 민주공화당 존 퀸시 애덤스 대통령, 1888년 공화당 벤저민 해리슨 대통령, 2000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다.
선거인단 수는 각 주의 하원의원과 상원의원을 합친 것이다. 상원의원은 주당 2명이고 하원의원은 인구에 비례한다. 이 때문에 각 당은 선거인단이 많은 주를 집중 공략한다. 캘리포니아주의 선거인단은 55명이지만 버몬트주, 알래스카주, 델라웨어주, 몬태나주, 와이오밍주, 노스다코타주, 사우스다코타주는 3명이다. 전체 선거인단 수는 435명의 하원의원과 100명의 상원의원 그리고 수도인 워싱턴DC에 있는 3명의 선거인단까지 모두 538명이다. 내년 7월 전당대회를 거쳐 각 당 후보가 선출된다. 45대 대통령은 2017년 취임한다.
이정선 한국경제신문 기자 sunee@hankyung.com
민주·공화당 대선 후보 난립
전통적으로 민주당은 노동계층과 여성, 히스패닉 서민·중산층을 대변하는 반면 공화당은 기업·부유층 중심의 정책을 내세운다. 내년 본선 등판을 앞두고 민주당에서는 5명의 후보가, 공화당에서는 17명의 후보가 뛰고 있다. 정치인뿐 아니라 의사, 재벌, 최고경영자(CEO) 등 다양한 분야 출신의 후보자가 많다는 것도 특징이다.
우선 민주당의 경우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조 바이든 부통령,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이 유력 주자로 꼽힌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모두 고령자다. 그나마 힐러리 후보가 67세로 가장 젊은 편이고 바이든이 72세, 샌더스 73세다. 민주당의 고령화 현상을 빗대 미국 허핑턴포스트지의 하워드 파인만 편집인은 최근 ‘백 투더 퓨처’라고 비꼬기도 했다.
빌 클린턴(제42대 대통령)의 부인이기도 한 힐러리 클린턴은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자 영부인 출신 대통령이라는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CNN에 따르면 지난달 13~16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지지율도 47% 수준으로 민주당에서는 가장 높다. 조 바이든은 아직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잠재적인 대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초반 유세는 트럼프의 독무대
최근 미국 대중의 관심은 민주당보다는 공화당 후보로 나선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에 쏠려 있다. 막말과 기행으로 시선을 끄는 데다 백인 보수층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거침없는 공약으로 단숨에 지지율 1위로 뛰어올랐다. “멕시코 이민자들은 미국에 마약과 범죄를 가져온다. 그들은 성폭행범이다”라는 막말을 퍼부은 지난 6월16일의 유세 발언이 대표적이다. 8월18일 CNN 조사 결과 트럼프의 이민정책을 지지한다는 답변은 44%에 달했다.
공화당에서는 트럼프 외에 부시 전 대통령의 동생이자 전 플로리다 주지사인 젭 부시도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하지만 트럼프 지지율을 좀처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이민문제 최대 이슈로 부상
트럼프가 들고 나온 이민문제는 공화당뿐만 아니라 미 대선 후보 경선판의 핵심 이슈로 자리잡고 있다. 미국은 다양한 국적 출신의 이민자로 형성된 인종의 용광로 국가인 만큼 이민에 대한 후보자들의 관점은 득표와 직결되는 문제다. 브루킹스연구소와 미국기업연구소 등에 따르면 백인의 비중은 1980년 80%에 달했으나 2013년엔 63%로 줄었다. 2060년엔 44%로 감소할 전망이다. 반면 히스패닉은 1980년 6%에서 2013년 17%로 증가한 데 이어 2060년에는 29%로 늘어난다.
젭 부시도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원정출산으로 얻는 자녀를 ‘앵커 베이비(anchor baby)’로 지칭하며 백인표 결집에 나섰다. 이에 대해 미국 한인사회는 젭 부시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대통령 선거 절차는?
미국 대통령 선거는 한국과 여러 면에서 다르다. 미국도 우리처럼 선거로 대통령을 뽑긴 한다. 차이점은 직접투표냐 선거인단 투표냐에 있다. 한국은 유권자의 직접투표를 통해 다수 득표자가 대통령이 된다. 미국은 선거인단을 얼마나 확보하느에 달렸다. 미국 국민은 자신이 속한 각 주의 대의원을 선출한다. 이렇게 선출된 각 주의 대의원들이 바로 선거인단이다. 이들이 모여 미국 대통령을 뽑는다. 주가 아닌 지역은 선거인단 선출권이 없다.
50개주 중에서 메인주와 네브래스카주를 뺀 48개 주는 승자독식 방식으로 선거인단을 선출한다. 해당 주의 다수 득표자가 모든 선거인단을 갖는 방식이다. 메인주와 네브래스카주는 득표 수에 따라 선거인단 수를 나누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득표 수가 아닌 선거인단 수가 승패를 가르기 때문에 전체 유권자의 투표에서는 뒤지면서도 선거인단 수에서 앞서 대통령에 당선된 경우가 미국 역사상 세 번 있었다. 1824년 민주공화당 존 퀸시 애덤스 대통령, 1888년 공화당 벤저민 해리슨 대통령, 2000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다.
선거인단 수는 각 주의 하원의원과 상원의원을 합친 것이다. 상원의원은 주당 2명이고 하원의원은 인구에 비례한다. 이 때문에 각 당은 선거인단이 많은 주를 집중 공략한다. 캘리포니아주의 선거인단은 55명이지만 버몬트주, 알래스카주, 델라웨어주, 몬태나주, 와이오밍주, 노스다코타주, 사우스다코타주는 3명이다. 전체 선거인단 수는 435명의 하원의원과 100명의 상원의원 그리고 수도인 워싱턴DC에 있는 3명의 선거인단까지 모두 538명이다. 내년 7월 전당대회를 거쳐 각 당 후보가 선출된다. 45대 대통령은 2017년 취임한다.
이정선 한국경제신문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