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同性)간 결혼을 법적 혼인으로 인정해야 할까?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에선 동성혼을 인권의 하나로 인정하는 추세다. 물론 대부분의 나라는 여전히 이성 간 혼인만 인정한다. 우리나라도 그중 하나다. 생글기자 4명이 동성혼 찬반토론을 벌였다. 양측의 입장을 들어보자.

찬성 / “성소수자 권리도 인정해야 하는 시대 왔다”

[생글기자 코너] '동성(同性)결혼' 인정해야 하나
“왜 동성애자가 되었나요?” 동성애의 원인을 묻는 보편적인 표현이다. 이는 동성애의 원인이 환경적 요소인지, 생물학적 요소인지건 간에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루어진다는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에 부합되지 않는 표현이다. 이렇듯 자신의 결정으로 동성애를 선택한 것이 아닌 사람들에게 동성애라는 이유만으로 결혼이란 제도를 누리지 못하게 한다는 것은 평등하지 못한 일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동성 커플인 김조광수-김승환 커플은 2013년 9월 공개 결혼식을 올린 뒤 그해 12월 서대문구에 혼인 신고서를 제출했으나 해당 구에서는 “동성 간 혼인은 민법에서 일컫는 부부로서의 합의로 볼 수 없어 무효”라는 취지로 신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김조광수 씨는 “사람의 자격은 사랑의 표현”이라며 “법 역시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위해서 존재한다”고 말했다.

모든 사람은 인권, 즉 자유로울 권리,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가지고 태어난다. 어떤 종교를 가지든, 성별이 무엇이고 직업이 무엇이든지 자유로워야 하고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당연히 동성애자들도 이성애자들과 같이 자유롭게 사랑할 권리를 주어야 하고 더 나아가 차별받지 않도록 법적으로 보호해 주어야 한다. 현재 동성애자들은 정식 부부와 같이 재산문제, 상속문제, 입양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동거와 같은 생활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들을 한 부부로 인식하여 안정적인 가정생활을 할 권리와 한 가정을 책임질 의무를 같이 주어야 한다.

동성혼을 반대하는 측에는 동성부부의 입양을 문제로 삼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들의 주장은 아이가 한 성에 치우치지 않고 바르게 성장하려면 두 성별의 롤모델이 필요한데 동성 부모는 이를 충족시키기가 어렵고, 아이들은 부모를 학습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동성애자가 되거나 성 정체성 확립에 어려움을 겪을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이유로 동성부부의 입양을 반대한다면 그 생각은 ‘가난한 사람들은 자녀에게 열등감과 좌절감을 심어줄 수 있다는 이유로 자녀를 길러서는 안된다’는 말과 같다. 동성부부와 입양자녀 모두가 안정적인 삶을 꾸리기 위해 입양은 인정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동성혼을 반대하는 또 다른 주된 원인은 동성애가 문란하다는 인식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얼마 전 열린 퀴어 축제를 들 수 있다. 많은 시민단체와 종교단체에서는 이를 풍기문란과 공연음란죄, 공공질서 방해로 고발했지만 퀴어 축제의 부분적인 행동으로 전체를 비난하는 일은 안타깝다. 퀴어 축제에서 일부의 사람들이 사랑이라는 아름다운 의미를 성행위에 국한되게 표현한 것은 사실이었다. 억압으로 인해 그 반감으로 튀어나오는 파격이 안타까울 뿐이다. 하지만 과거 유교문화 속에서도 적나라한 성적 표현들이 서술된 통속적인 소설들이 그 당시 상품화되었으며, 현대에 와서 고전으로 분류되고 문학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 주었으면 한다.

아직까지 많은 사람은 동성애를 혐오에 가까운 반대를 하고 있고, 그것은 종교적 이유, 또는 나와 달라 반감이 든다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동성애 반대자들은 과연 자신은 종교나 선호에 따라 차별받지 않기를 바라면서 성적 취향이 다른 것일 뿐인 성소수자들을 극구 반대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자유와 평등을 위해서는 결국 모두가 자신과 다른 것에 대해 받아들이는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

예전에 왼손잡이는 악마, 신경쇠약, 반란 등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고 왼손잡이를 억지로 오른손잡이로 바꾸는 일이 허다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왼손잡이들을 천재적인 사람이라고 인식하며 왼손잡이를 부러워하는 사람이 다수다. 이렇게 인식을 바꾸려는 노력들은 틀린 것을 옳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동성혼도 결국 이 단계일 뿐이다. 종교적 이유, 사회적 반감, 부정적인 시선 때문에 사랑이란 가장 기본적인 감정을 억압받던 성소수자들에게 이제 자유를 보장해 주어야 한다.

반대 / “혼인은 남녀의 결합”…아직은 시기상조

[생글기자 코너] '동성(同性)결혼' 인정해야 하나
동성혼이란 같은 성(性)의 혼인을 말한다. 동성혼은 세계 각국의 헌법에 따라 인정되는 국가와 인정되지 않는 국가로 나뉜다. 그러던 중 지난 6월25일 미국에서 기존 36개 주에서만 동성혼을 합법화했던 것에서 합헌 5, 위헌 4로 최종 합헌결정을 내렸다. 이제는 미국 50개 주, 즉 미국 전역에서의 동성애자들의 권리가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미국뿐만 아니라 네덜란드 벨기에 덴마크 스페인 프랑스와 같은 유럽 국가 등 총 16개 국가에서 동성결혼의 법제화를 인정하였다.

‘동성혼 법제화’는 21세기 결혼에 대한 사람들의 가치관이 점점 변해간다는 것을 보여준다. 동성혼을 하고자 하는 동성애자들을 막을 권리 또한 없다. 그것에 알맞게 다원화된 현대사회에서 성소수자인 동성애자들의 권리를 국가가 법적으로 존중해주는 입장은 당연한 결과이다. 또한 ‘동성혼 법제화’는 국가가 성소수자들을 위해 사회 내에서 차별을 받기보다는 법적인 보호를 받는 존재, 사랑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함으로써 그 나라가 평등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예로부터 유교질서를 중시하는 우리나라에서는 가족 질서와 남녀관계를 명확히 해왔다. 문화적인 측면이나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볼 때, 동성혼 합법화를 적용시키는 것은 어려울 것처럼 보인다. 또한 우리 전통사회는 남녀 간의 혼인을 중요하게 여기며 자손을 남기는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두었기 때문에 전통적인 인식이 크게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전통적인 인식은 대한민국의 성교육에서 더욱 심화되었다. 동성결혼에 대해 자라나는 청소년에 대한 교육이 부족하였고, 현재 동성결혼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말았다.

대한민국에서의 동성혼 합법화를 반대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저출산’이다.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여성의 사회적 지위는 높아졌고, 여성의 초혼 연령이 높아지면서 저출산의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노인의 비중은 점점 증가하는데 경제활동인구가 감소하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저출산에 대한 사회적 위기감이 높아져만 가는 상황에서 동성혼 합법화는 문제를 더 심화시킬 수 있다. 동성혼을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입양’이라는 의견을 제시할 수도 있다. 그러나 동성부부의 아이의 성 정체성 문제, 동성부부의 입양 아이를 위한 정부의 정책 등 또 다른 사회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두 번째, 대한민국의 민법은 혼인의 당사자를 남녀만으로 규정하지는 않으나, 실질적으로 동성 간의 혼인은 불가능하다. 헌법 36조 1항에서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함’이라는 대목이 있다. 이 헌법 조항을 근거로 동성결혼 찬성 측은 혼인은 양성 간에만 가능하다는 뜻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를 바탕으로 헌법재판소는 ‘혼인은 1남 1녀의 정신적, 육체적 결합이다’라고 규정했다. 이렇듯 모든 권리에는 자유와 한계가 존재한다. 개인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하지만, 결혼의 본질인 ‘사회적 기능’이라는 중요한 기능을 무시하기 때문에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우리나라에서 동성혼 합법화를 인정한 상황이라고 가정해보자. 동성부부가 권리 분쟁이 발생했을 때, 그들을 위한 서로 간의 권리 분쟁 관련법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을 때 벌어지는 상황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대다수의 사람들이 동성혼의 진정한 의미를 알고 있는가?

동성부부, 그들 갈등 사이에 서로 간의 권리 분쟁이 일어나면 부족한 법적 제도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동성혼은 막을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인 것은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은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에서는 이르다. 동성혼의 합법화를 시작한 타 국가의 사례를 보고, 차근차근 준비하여 동성혼을 위한 준비단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