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 커버스토리의 힘

논술문제, 커버 스토리와 비슷
수능최저등급 낮아진 논술전형이 기회
[생글생글 창간 10주년] 생글생글에 대입 논술 비법 있었네!
대입논술의 해법은 생글생글에 있었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건국대 동국대 홍익대 등 최근 수년 사이 수시 논술시험을 치른 대학의 인문계 문제를 분석한 결과, 생글생글에서 다뤘던 주제와 상관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글생글을 꼼꼼하게 읽은 학생이라면 제시된 용어와 그것이 나타내고자 하는 의미를 어렵지 않게 간파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서울대 논술에서는 생글 주제가 자주 등장했다. 서울대 2011년 논제2는 저출산과 관련된 문제였다. 우리 사회의 저출산 문제를 유럽의 저출산과 비교 분석하면서 원인과 대책을 찾는 문항은 287호(경제의 미래, 인구에 답이 있다), 234호(낙태 논쟁 뒤엔 인구의 경제학), 230호(한국 인구 5000만명 넘었다)와 관계가 깊다. 2012년 출제된 ‘기후나 경제상황과 같은 외부조건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논술문제도 급변하는 경제상황 속에 개인소득 감소와 일자리 위협 등을 다룬 생글생글의 주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서울대 12학번 정재희 군은 “생글은 과외하지 않고 논술력을 키우는 길을 제시하는 유익한 학생신문”이라며 “쉬는 시간에 즐겨 읽는다면 분명 효과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의 논술전형이 없어졌지만 다른 대학엔 그대로 남아 있다. 올해는 논술응시 자격인 수능최저등급이 사라지거나 낮아져 오히려 경쟁은 더 심해질 전망이다.

연세대의 2012년 사회문제로 제시된 ‘한 사회 내에서의 다수의 판단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는 역시 김선태의 ‘시사이슈’에서 다룬 국회 표결 찬반 논쟁에서 짚어봤다. 또 2011년에는 생글 커버스토리와 연관된 주제가 출제됐다. 사회계열 논술에 ‘과학적 탐구에 대한 다양한 논의와 사회조사의 연구 설계 결과’를 설명하는 글을 제시하고 비교 분석하는 유형이 출제됐다. 이 중 교육과 건강, 소득수준 간의 통계표를 읽고 인과관계를 비교 분석하는 문항은 생글생글 238호(2010년 4월5일자)의 커버스토리가 다룬 내용과 비슷했다. 생글 238호는 경제 성장이 사람을 선하게 만든다는 내용으로 소득이 수명과 건강 교육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특히 최근 나온 돈키호테 지문은 고전읽기에서 다뤄지기도 했다.

고려대의 2012년 인문A문제로 출제된 ‘영업시간 제한에 대한 의견을 서술하시오’라는 문제는 김선태의 ‘시사이슈 찬반토론’에서 규제와 시장경제 간 충돌이라는 시각으로 여러 차례 조명했다. 또 고려대 2011년 사회계열 논술문제는 예측이라는 주제로 ‘케인스의 고용 및 이자에 관한 일반이론’ 등 여러 가지 다른 내용의 글을 제시하고 내용을 서로 비교분석 요약하는 문제였다. 생글생글은 276호(경기전망 왜 이렇게 차이가 나지)와 231호(의도가 좋다고 결과까지 좋은 것은 아니다) 커버스토리에서 다룬 적이 있어 이를 읽은 독자들은 답안을 쓰는 데 한결 수월했을 것이다.

이화여대 인문계열에 나왔던 다문화주의, 자유주의 철학자 카를 포퍼의 ‘열린 사회와 그 적들’, 소득 불균형 문제는 생글생글이 매우 자주 실었던 논제들이다. 다문화주의는 322호 ‘공존의 다문화…국경을 허물다’에서 커버스토리로 다뤘다. 포퍼의 ‘열린 사회와 그 적들’은 생글 고전읽기에서 ‘열린 사회란 전체주의에 대립되는 개인주의 사회이며, 열린 사회야말로 인간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사회이며 최대의 적은 전체주의’라는 저자의 주장을 상세히 설명했다.

서강대에서도 생글은 빛을 발했다. 2011년 수시 1차 사회과학(경제경영학부) 논술에 나온 1, 2번 문제는 경제학의 정보 비대칭 문제였다. 건강보험과 중고자동차 시장의 사례를 제시하고 정보 비대칭 문제를 분석하는 것이었다. 생글생글은 210호와 263호, 264호 등에서 도덕적 해이와 역선택이라는 주제로 정보 비대칭 문제를 상세하게 기술했다.

고기완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