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날로 격화하고 있다. 중국이 남중국해에 건설 중인 인공섬(사진)에 무기를 배치하자 미국은 인근에 군함 파견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정치권에서는 항해 자유를 확보하기 위해 군함을 파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무력 충돌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中, 남중국해에 무기 반입
스티브 워런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중국이 남중국해 난사군도에 조성하고 있는 인공섬 중 하나에서 무기를 확인했다”며 “인공섬의 무기 배치를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무기는 이동식 대포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부 장관도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에서 “중국은 인공섬 조성을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카터 장관은 “중국이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인공섬을 만들지 알 수 없다”며 “이것이 지역 내 긴장의 근원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카터 장관은 또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 케빈 앤드루스 호주 국방장관 등과 회의를 연 뒤 “동중국해 및 남중국해에서의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을 강하게 반대하며 남중국해에서 벌어지는 중국에 의한 매립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는 공동성명을 내놨다. 나카타니 방위상은 “중국이 책임감 있는 대국으로 행동하기를 희망한다”며 ‘지족불욕, 지지불태(知足不辱 知止不殆·족함을 알면 욕되지 않고,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다)’라는 노자의 도덕경 구절을 인용하기도 했다.
남중국해는 6개국이 영유권 분쟁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중국의 남중국해 주권은 오래전에 형성된 것”이라며 “인공섬 건설은 합법적이고 정당화된 행위로 어느 나라에도 영향을 끼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미국이 지역 안정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역공을 폈다. 샹그릴라 대화 중국 대표인 쑨젠궈 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도 31일 “남중국해에서 항해 자유와 관련된 문제는 전혀 없다”며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활동은 정당한 주권행사라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남중국해는 중국 대만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6개국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지역이다. 태평양과 인도양을 잇는 해상 요충지로 꼽힌다. 중국 석유 수입의 80%가량이 이 해역을 통해 이뤄진다. 중국은 인공섬 건설을 통해 해상 요충지를 완전히 장악하겠다는 의도다.
무력충돌 가능성 배제 못해
미국이 남중국해에 개입하고 있는 것은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필리핀 대만 등 우방국을 지원하면서 중국의 패권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내놓은 ‘아시아 재균형’ 전략의 일환이다. 카터 장관은 “미국은 평화적 해결을 원한다”고 강조했지만 양국 간 기싸움이 무력 충돌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USA투데이, WSJ 등에서 한국특파원 등으로 근무한 아시아 외교전문가 도널드 커크는 포브스 기고문에서 “미국이 정찰을 강화하고 필리핀 수비크만에 군함을 배치하는 등 개입을 확대하면서 지역 내 전운이 감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인공섬에서 12해리(영해 경계선) 이내에 군함과 전투기를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존 매케인 미 상원 군사위원장은 “펜타곤은 말로 하지 말고 행동으로 나서야 한다”며 오바마 행정부를 압박했다.
이런 가운데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대사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 “도대체 미국의 진짜 의도가 무엇인가. 미국은 아시아판 냉전을 재연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추이 대사는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동맹 구축은 본질적으로 모두 반(反)중국적”이라며 “중국을 겨냥한 군사동맹은 예상하지 못한 최악의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 등으로 불거진 미·중 간 기싸움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을 방문하는 오는 9월까지 고조될 것으로 내다봤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
中, 남중국해에 무기 반입
스티브 워런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중국이 남중국해 난사군도에 조성하고 있는 인공섬 중 하나에서 무기를 확인했다”며 “인공섬의 무기 배치를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무기는 이동식 대포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부 장관도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에서 “중국은 인공섬 조성을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카터 장관은 “중국이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인공섬을 만들지 알 수 없다”며 “이것이 지역 내 긴장의 근원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카터 장관은 또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 케빈 앤드루스 호주 국방장관 등과 회의를 연 뒤 “동중국해 및 남중국해에서의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을 강하게 반대하며 남중국해에서 벌어지는 중국에 의한 매립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는 공동성명을 내놨다. 나카타니 방위상은 “중국이 책임감 있는 대국으로 행동하기를 희망한다”며 ‘지족불욕, 지지불태(知足不辱 知止不殆·족함을 알면 욕되지 않고,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다)’라는 노자의 도덕경 구절을 인용하기도 했다.
남중국해는 6개국이 영유권 분쟁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중국의 남중국해 주권은 오래전에 형성된 것”이라며 “인공섬 건설은 합법적이고 정당화된 행위로 어느 나라에도 영향을 끼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미국이 지역 안정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역공을 폈다. 샹그릴라 대화 중국 대표인 쑨젠궈 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도 31일 “남중국해에서 항해 자유와 관련된 문제는 전혀 없다”며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활동은 정당한 주권행사라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남중국해는 중국 대만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6개국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지역이다. 태평양과 인도양을 잇는 해상 요충지로 꼽힌다. 중국 석유 수입의 80%가량이 이 해역을 통해 이뤄진다. 중국은 인공섬 건설을 통해 해상 요충지를 완전히 장악하겠다는 의도다.
무력충돌 가능성 배제 못해
미국이 남중국해에 개입하고 있는 것은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필리핀 대만 등 우방국을 지원하면서 중국의 패권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내놓은 ‘아시아 재균형’ 전략의 일환이다. 카터 장관은 “미국은 평화적 해결을 원한다”고 강조했지만 양국 간 기싸움이 무력 충돌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USA투데이, WSJ 등에서 한국특파원 등으로 근무한 아시아 외교전문가 도널드 커크는 포브스 기고문에서 “미국이 정찰을 강화하고 필리핀 수비크만에 군함을 배치하는 등 개입을 확대하면서 지역 내 전운이 감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인공섬에서 12해리(영해 경계선) 이내에 군함과 전투기를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존 매케인 미 상원 군사위원장은 “펜타곤은 말로 하지 말고 행동으로 나서야 한다”며 오바마 행정부를 압박했다.
이런 가운데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대사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 “도대체 미국의 진짜 의도가 무엇인가. 미국은 아시아판 냉전을 재연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추이 대사는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동맹 구축은 본질적으로 모두 반(反)중국적”이라며 “중국을 겨냥한 군사동맹은 예상하지 못한 최악의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 등으로 불거진 미·중 간 기싸움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을 방문하는 오는 9월까지 고조될 것으로 내다봤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