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에 피자 주문한 여성…장난전화였나?

[생글기자 코너] '911'에 피자 주문한 여성…장난전화였나? 등
미국 응급전화인 911에 전화가 걸려온다. 전화를 받은 신고접수요원에게 여성은 다짜고짜 피자를 주문하겠다고 한다. 당황한 신고접수요원은 911에 전화한 것이 맞는지 확인한다. 여성은 알고 있다고 하면서 계속해서 피자주문을 한다. 과연 장난전화일까? 사실 이 여성은 가정폭력의 피해자였다. 같은 방에 있는 가해자를 속이고 911에 전화하기 위해 피자 주문으로 가장한 것이다. 과연 신고접수요원은 장난전화라 생각하고 끊어버렸을까? 그 다음 내용을 살펴보자.

“지금 괜찮으신 거 맞으십니까? 위기상황인가요?” “네, (주문한 피자) 얼마나 걸리나요?” “지금 말을 못 하시는 상황이군요?” “네네 맞아요.”

“지금 방에 누군가와 같이 있나요? 네, 아니오로만 대답해 주세요.” “네” “경찰관이 그곳에서 1마일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저와 계속 통화하실 수 있으십니까?” “아니요. 그때 보죠. 감사합니다.”

사실 이것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가정폭력 방지기관 ‘No More’의 공익광고이다. 물건이 흐트러진 집안 풍경에 전화내용을 들려주는 이 짧은 광고는 ‘말하기가 어렵다면 저희가 들어드립니다(When it’s hard to talk, It’s up to us to listen)’라는 강렬한 메시지를 남기며 마무리된다. 신고접수요원이 장난전화라 여기고 전화를 끊어버렸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 벌어졌을 것이다.

이 광고가 우리나라 커뮤니티에 알려지자, 사람들은 2012년 발생한 ‘오원춘 사건’을 회상했다. 폭행 가해자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피해 여성은 문을 잠그고 경찰에게 전화를 걸었다. 피해 여성은 경찰과 7분36초간 통화를 했지만 경찰은 정확한 위치만 되풀이해서 물어볼 뿐 실질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 결국 사건은 피해 여성의 죽음으로 끝나고 말았다.

이는 위 광고 내용과 확연히 비교되는 내용이 아닐 수 없다. 제2의 오원춘 사건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선 112 또는 119로 대표되는 우리나라의 응급신고접수 방식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다른 선진국에 비해 신고 접수시스템이 발달된 미국 911의 대응 방식을 배워야 한다.

먼저 시스템의 과학화가 필요하다. 위성항법장치(GPS)를 이용해 발신위치를 자동으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의 경우 실시간으로 신고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시스템화해 발신자 위치 주변의 최근 범죄 발생장소와 내용 등을 조회할 수 있다. 둘째로, 신고접수센터에 교육을 받은 전문적인 범죄전문가가 배치되어야 한다. 미국의 경우 911에 전화를 건 후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고 전화기만 켜놓아도 경찰이 출동하는 ‘침묵의 신고’가 있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말을 하지 못하는 상황을 감안해서 범죄상황인지 아닌지 판단이 서지 않을 때는 무조건 출동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장난전화에 대한 대응 조치를 법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미국은 우리나라에 비해 장난전화에 대한 조치가 매우 엄격하다. 위급한 상황에서 시간은 ‘금’이다.

김범수 생글기자(세일고 3년) netchamp@naver.com

AIIB라는 이름의 곡예…아슬아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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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IB는 아시아인프라은행의 약자다. 2013년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제안했다. 미국과 일본이 참여하지 않을 뿐 한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이 참여를 선언했다. 이 때문에 국제금융시장에 중국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축 통화국인 미국 주도로 전개돼 오던 국제질서도 중국에 의해 양분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고 있는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대한 대항마인 셈이다. 우리 정부는 AIIB 가입으로 인해 실리를 챙길 수 있을 것으로 판단, 가입을 결정했다. 장점과 단점을 보자.

한국이 AIIB 가입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이점 중 하나는 경제성장 기여도다. 아시아 인프라은행은 말그대로 아시아 여러 국가의 인프라 개발에 자금을 투자하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참여한다는 것은 인프라 구축사업에 참여해 실리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여기에서 우리 기업들은 다양한 사업에서 기회를 볼 수 있다. 참여불가를 선언한 일본정부에 대해 일본 내 기업들이 “일본 기업들이 손실을 볼 것”이라는 반응을 보인 것도 이런 시각에서다.

중국은 AIIB를 통해 한국부터 동남아, 중동, 유럽을 잇는 실크로드를 다시 조성한다는 전략이다. 중국의 힘을 과시할 뿐 아니라 성장이 지체돼 있는 아시아 내륙국가들을 중국의 품 안으로 끌어들인다는 얘기다. 또 실크로드 주변국 중에서도 동남아시아와 중동 지방의 발전에도 투자해 미국을 능가하는 경제력을 갖춘다는 복안도 들어 있다.

AIIB 가입으로 인해 어두운 측면도 드리울 수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미국과의 관계 악화다. 미국 입장에서 보면 미국 주도의 금융질서에 중국이 뛰어든 모양새가 됐다. 우방이라는 영국과 프랑스, 독일, 한국이 줄줄이 가입하는 것도 탐탁지 않다. 한국과 미국의 관계를 생각할 때, 한국의 결정은 쉽지 않았다. 미국은 한국의 맹방이다.

또 다른 문제는 중국의 간섭이다. 현재 중국의 지분율은 30%대에 육박하지만, 한국은 5%를 조금 넘기고 있는 수준이 될 공산이 크다. 들러리만 설 가능성도 있다. 중국이 패권적 자세를 드러내면서 한국 경제를 흔들 수도 있다.

AIIB의 실패 가능성도 있다. 현재 ADB의 자금은 2000억달러인 데 비해 거의 완성단계인 AIIB의 자금은 1000억달러밖에 되지 않을 전망이다. 출발 단계에선 이보다 적을 수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등의 기구와 비교해도 자금이 모자란다. 자칫 줄타기를 잘못하면, 경제성장과 같은 어떠한 실리도 얻지 못하고 미국과의 관계만 악화될 수 있다.

또한 기축 통화가 달러인 만큼, AIIB의 한계점도 존재할 수밖에 없다. 위와 같이 AIIB 가입은 어떤 결정이든 양날의 검이 되어 이익과 손해를 가져온다. 미국과의 관계와 경제 성장을 정부도 충분히 인지했다. 고민 끝에 가입을 결정한 만큼, 경제 성장의 이점은 최대한 살리고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되지 않기를 바란다.

박한빈 생글기자(대건고 1년) ehfemrdl@naver.com

안심대출에 논란, 왜 벌어지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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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전환대출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변동금리 또는 이자만 부담하던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원리금 분할’ 상환대출로 바꾸어주는 상품이다. 이 상품의 이자율이 주택담보대출 평균치보다 1%포인트 낮은 연 2.6%라는 것이 인기 비결이다.

안심대출을 놓고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수요자 입장에선 기존의 주택담보대출을 안심전환대출로 바꾸는 선택이 합리적이다. 이자율이 싸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대개 주택담보대출은 집을 담보로 받는 대출이기 때문에 정해진 기한까지 원금까지 모두 상환해야 집을 잃지 않는다. 원금을 상환하지 못하고 이자를 부담해오다 한꺼번에 원금 상환이 닥치면 서민들에게 큰 부담이 된다. 일시에 상환이 도래하면 가계발 부채 폭발이 일어날 개연성도 있다. 안심대출은 매달 이자와 원금을 갚아나가는 방식이어서 위험을 분산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자와 원금을 부담하는 것이어서 오히려 서민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 때문에 서민이 아니라 좀 사는 사람이 오히려 이용한다는 분석도 있다. 두 번째 논란은 은행이 정해야 할 이자를 인위적으로 끌어내려 시장 이자율을 왜곡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 때문에 시중은행들은 안심전환대출을 기준으로 금리를 내려야 할 처지가 됐다. 정부가 시장가격을 임의로 정하는 모양새가 됐다. 특히 이 상품을 이용하지 못하는 다른 계층을 위한 상품까지 내놔야 한다는 압력이 새로 발생했다. 안심전환대출이 그림의 떡이라는 질투가 심해지는 양태다.

세 번째는 고정금리다. 안심대출의 경우 2.6%의 고정금리로 최대 30년까지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적용 대상자가 기존 변동금리 이용자가 아닌 고정금리 이용자에게만 해당된다. 형평성 논란이 인다. 또 현재 고정금리로 이용했다가 금리상황이 변할 경우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더 높을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나중에 다시 문제가 될 개연성이 크다.

중도상환 수수료 면제도 논란거리다. 안심대출로 기존 대출을 상환할 경우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된다. 이것은 일종의 특혜다. 특정 상품에만 적용된다는 점에서 그렇다. 중도상환 수수료는 은행에서 대출받은 고객이 대출금을 미리 갚을 경우 은행이 고객에게 물리는 벌금이다. 은행은 고객으로부터 받은 대출이자로 다른 고객에게 예금이자를 지급한다. 고객이 돈을 예정보다 일찍 갚았을 경우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이자를 받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고객들에게 꼬박꼬박 예금이자를 주어야 하는 일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생기는 은행의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서 중도상환 수수료를 물리는 것이다. 중도상환수수료 면제는 안심대출이 제공하는 혜택이지만 논란을 피할 수는 없다.

유혜승 생글기자(봉영여중 3년) h0428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