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고 최경석 쌤의 '술술 읽히는 한국사' (10)
(9) 실크로드의 끝에 신라가 있다
(11) 뉴욕으로 날아간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12) 원효와 의상, 서로 다른 길을 가다
(13) 발해는 결코 중국사가 될 수 없다
(14) 지금 내 옆에는 누가 있나?
(9) 실크로드의 끝에 신라가 있다
(11) 뉴욕으로 날아간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12) 원효와 의상, 서로 다른 길을 가다
(13) 발해는 결코 중국사가 될 수 없다
(14) 지금 내 옆에는 누가 있나?

나제동맹의 활용과 파기

551년 나제동맹 군은 고구려를 공격해 한강 유역을 둘러싸고 있는 충북, 강원 영서, 경기 일대를 차지합니다. 5세기 장수왕의 남하로 빼앗긴 한강 유역 일부를 백제는 신라의 도움으로 차츰 회복해 나간 것이지요. 그런데 553년 진흥왕은 120년 동안 지속되었던 나제동맹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백제군을 기습합니다. 토사구팽(兎死狗烹). 사냥하러 가서 토끼를 잡은 후 더 이상 필요가 없어진 개는 삶아 먹는다는 고사처럼 진흥왕은 상대방이 방심한 틈을 역이용한 것이지요. 이제 한강의 주인은 신라로 바뀌게 됩니다. 진흥왕은 황해를 건너 중국과 직접 교류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하였으며, 북쪽의 고구려와 서남쪽의 백제를 강하게 압박할 수 있는 전략적 위치를 차지하게 된 것이지요.
관산성 전투, 백제 성왕의 전사

이제 한강 유역은 확실하게 신라가 차지하게 되었으며 그 증거가 바로 지금까지 전해져 오는 북한산 순수비입니다. 555년 진흥왕은 직접 북한산을 순행하며 자신이 차지한 영역을 확인한 것이지요. 진흥왕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남쪽으로 군사를 보내 대가야를 비롯한 가야연맹을 정복하며 낙동강 유역을 장악합니다.
북쪽으로는 고구려를 공격해 함경도 지역을 차지하였지요. 이 정복지들에도 마찬가지로 진흥왕은 순수비를 세웁니다.
화랑도와 황룡사를 만든 진흥왕

이렇게 만반의 준비를 통해 진흥왕은 북쪽으로는 동해안을 따라 함흥 평야 일대까지, 서쪽으로는 한강 유역을 통해 황해까지, 그리고 남쪽으로는 낙동강 유역까지 뻗어 나가며 삼국 각축전의 주도권을 쥘 수 있게 되었습니다. 6세기 진흥왕의 놀라운 영토 확장 과정을 통해 이제 신라는 삼국 통일의 대업을 이룰 수 있는 지름길을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00여년 뒤 그 길은 완성되지요. 누구에게나 기회가 오지만 아무나 그 기회를 잡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사 공부] 진흥왕 한강을 차지하다](https://img.hankyung.com/photo/201503/AA.9552022.1.jpg)
■최경석 선생님
최경석 선생님은 현재 EBS에서 한국사, 동아시아사 강의를 하고 있다. EBS 진학담당위원도 맡고 있다. 현재 대원고 역사교사로 재직 중이다. ‘청소년을 위한 역사란 무엇인가’ ‘생각이 크는 인문학 6-역사’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