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토익(TOEIC)과 토플(TOEFL)을 대체하겠다며 만든 한국형 영어시험인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이 시행 3년 만인 내년 폐지된다. 수백억원을 들여 개발한 영어시험이 낮은 인지도와 활용도 부족으로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5년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교육부가 내놓은 예산안 중 ‘영어능력평가시험 운영’ 예산 8억5500만원과 ‘영어능력평가시험 개발’ 예산 18억4000만원이 모두 내년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NEAT에 쓸 예산이 한 푼도 없다는 의미다. 박병태 교육부 영어교육팀장은 “사실상 올해 말 치러지는 시험이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NEAT의 실패는 활용도가 낮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애초 NEAT는 국민의 영어회화 능력을 높일 목적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393억원의 예산을 투입, 개발해 2012년 도입됐다. 지금까지 운영비만 200억원이 들어갔다. 일반인 대상의 1급과 고교생용 2, 3급으로 나눠 개발됐고 활용도를 높일 목적으로 2, 3급 시험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 과목을 대체하는 방안이 논의되기도 했다. 하지만 현 정부는 2013년 사교육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해 NEAT를 수능 대체용으로 사용하지 않기로 했고 결국 2, 3급 시험은 폐지됐다.

응시자도 턱없이 적었다. 시행 첫해 4800여명이 응시했고 올해도 연말 치러질 시험까지 합쳐도 응시자가 5600명가량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교육부는 국내외 연수 대상 교사 선발에 필요한 영어 성적으로 NEAT를 활용하고 각 부처 소속 연구기관 및 공기업의 승진과 채용시험에 NEAT를 반영하도록 요청했지만 그다지 호응이 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