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권에서 법인세 인상 여부에 대한 찬반 논란이 한창이다. 무상복지 시리즈의 후폭풍으로 재원이 곤궁해진 지방자치단체들이 잇따라 복지 디폴트를 선언하고 나서자 부족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법인세를 올려야 할지 여부가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다. 법인세를 올릴 경우 세수가 늘어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만큼 기업 부담이 늘어난다. 기업 부담 증가는 기업 수익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결과적으로 전체적인 세수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여야 정치권은 물론 학계와 정부 내에서도 법인세 인상 여부를 둘러싸고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는 것도 그래서다. 법인세 인상을 둘러싼 찬반 논란을 알아본다.
○ 찬성 "OECD 평균보다 낮은 세율을 정상화해야"
새정치민주연합은 법인세 인상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전 정부에서의 법인세 감세를 환원하면 최소 연간 5조원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고 이 재원으로 누리과정 등 복지 예산으로 쓸 수 있다는 것이다. 백재현 정책위의장은 “2008년도 이명박 정권이 부자감세를 시작하면서 법인세 세율을 낮췄는데 현재 22%를 25%로 끌어올리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보다 경제 규모가 큰 나라치고 우리보다 법인세율이 높지 않은 나라가 많지 않다”며 “미국이 39.1%, 일본 37%, 프랑스 34.4%, 독일 30.2%고 조세 부담률을 비교하면 우리가 훨씬 낮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60% 정도를 부담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봐도 법인세율은 당연히 정상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도 법인세 인상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그는 “우리나라 개별 기업들이 부담하는 총조세비용(법인세와 사회보장기여금)은 OECD 회원국 중 하위그룹에 속한다”고 지적했다. 2012년 기준 우리나라 중견기업이 부담하는 실효법인세율은 14.2%로 OECD 회원국 평균 16.3%보다 낮다는 것이다. 더욱이 법인세 공제 감면 혜택이 대기업에 집중돼 매출 상위 10대 기업의 실효법인세율은 13%에 그치고 있다는 게 강 교수의 견해다. 그는 “이명박 정부 시절 대폭 감세로 기업 사내유보금은 쌓여만 가고 투자와 고용은 늘지 않고 있다”며 “세금은 민주사회에서 경제주체의 의무이자 윤리이고 미래에 대한 투자다. 이제는 대기업들이 성장의 결실을 사회에 환원해야 할 차례”라고 주장했다.
○ 반대 "장기적으로 세수 줄고 경기에도 악영향"
반대론자들은 법인세 증세로 복지가 해결되지 않으며 장기적으로 오히려 세수가 줄어든다고 주장한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자유경제원 토론회에서 “항구적 세 부담의 증가는 일시적인 세수 확대에 비해 국민경제적 비효율이 더 크다”며 부정적 견해를 나타냈다. 안재욱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도 “증세로 복지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며 “불확실성을 높이는 증세 정책으로 기업의 투자와 창업을 위축시키기 때문에 경제가 쇠퇴해 일자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반대하는 입장이다. 최 부총리는 국회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 참석해 “(법인세는) 인상할 단계가 아니다”며 “세계가 전부 내리는 추세인데 나홀로 인상하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말해 거듭 법인세 인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세계는 법인세 낮추기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우리만 나홀로 인상은 곤란하다”며 법인세 인상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경제가 안 좋은 상태에서 법인세를 올리면 기업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임을 분명히 했다.
황상현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세수를 증대시킬 때 어떤 세목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비효율 정도가 다른데 법인세를 증세할 때 비효율이 가장 크고 다음이 소득세 부가가치세 순”이라며 증세가 필요하다면 차라리 소득세나 소비세를 올리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 생각하기 현재 경기상황에서 법인세 인상은 부정적 효과 가능성 커
법인세 인상과 관련된 논의에는 두 가지 쟁점이 있다. 하나는 복지비용이 부족하니 법인세를 올려 세수를 늘리자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이명박 정부에서 이뤄진 법인세 감세가 대기업을 위한 정책이었으니 사회정의 차원에서도 이를 원위치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우 선 첫째 논의는 경제학에서 매우 중요한 논쟁거리 중 하나다. 단순히 생각하면 세율을 높이면 세금이 더 걷힐 것 같지만 공급중시 경제학에서는 장기적으로 감세가 오히려 경기를 살려내 결과적으로 더 많은 세금이 걷히도록 해준다고 주장한다. 이 문제는 그 유명한 래퍼곡선과도 관계가 있다.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세율이 올라가면 세수가 증가하지만 그 이상으로 올라가면 오히려 조세저항도 생기고 기업 활동이 위축돼 세수가 줄어든다는 이론이다. 어느 쪽 말이 옳을까. 현재 우리나라에서 법인세 인상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쉽게 단정짓기 힘들다. 다만 현재 대내외 경제여건을 감안하면 현 단계에서 법인세 인상은 긍정적이기보다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보다 더 크지 않을까 생각된다. 경기가 확장 중이고 기업의 매출과 이익이 늘어가는 호황국면이라면 아마도 세율 인상은 세수 증가를 가져올 확률이 높다. 하지만 지금은 그 정반대 상황이다. 그래서 법인세 인상은 조심할 필요가 크지 않을까 싶다.
둘째 로 이전 정부에서의 감세 문제다. 흔히 부자 감세라고 부르지만 이명박 정부에서 법인세율은 대기업 중소기업 할 것 없이 일괄적으로 3%포인트 인하됐다. 따라서 부자 감세를 원위치시킨다는 명분에서의 법인세율 인상 주장은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
김선태 한국경제신문논설위원 kst@hankyung.com
여야 정치권은 물론 학계와 정부 내에서도 법인세 인상 여부를 둘러싸고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는 것도 그래서다. 법인세 인상을 둘러싼 찬반 논란을 알아본다.
○ 찬성 "OECD 평균보다 낮은 세율을 정상화해야"
새정치민주연합은 법인세 인상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전 정부에서의 법인세 감세를 환원하면 최소 연간 5조원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고 이 재원으로 누리과정 등 복지 예산으로 쓸 수 있다는 것이다. 백재현 정책위의장은 “2008년도 이명박 정권이 부자감세를 시작하면서 법인세 세율을 낮췄는데 현재 22%를 25%로 끌어올리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보다 경제 규모가 큰 나라치고 우리보다 법인세율이 높지 않은 나라가 많지 않다”며 “미국이 39.1%, 일본 37%, 프랑스 34.4%, 독일 30.2%고 조세 부담률을 비교하면 우리가 훨씬 낮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60% 정도를 부담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봐도 법인세율은 당연히 정상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도 법인세 인상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그는 “우리나라 개별 기업들이 부담하는 총조세비용(법인세와 사회보장기여금)은 OECD 회원국 중 하위그룹에 속한다”고 지적했다. 2012년 기준 우리나라 중견기업이 부담하는 실효법인세율은 14.2%로 OECD 회원국 평균 16.3%보다 낮다는 것이다. 더욱이 법인세 공제 감면 혜택이 대기업에 집중돼 매출 상위 10대 기업의 실효법인세율은 13%에 그치고 있다는 게 강 교수의 견해다. 그는 “이명박 정부 시절 대폭 감세로 기업 사내유보금은 쌓여만 가고 투자와 고용은 늘지 않고 있다”며 “세금은 민주사회에서 경제주체의 의무이자 윤리이고 미래에 대한 투자다. 이제는 대기업들이 성장의 결실을 사회에 환원해야 할 차례”라고 주장했다.
○ 반대 "장기적으로 세수 줄고 경기에도 악영향"
반대론자들은 법인세 증세로 복지가 해결되지 않으며 장기적으로 오히려 세수가 줄어든다고 주장한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자유경제원 토론회에서 “항구적 세 부담의 증가는 일시적인 세수 확대에 비해 국민경제적 비효율이 더 크다”며 부정적 견해를 나타냈다. 안재욱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도 “증세로 복지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며 “불확실성을 높이는 증세 정책으로 기업의 투자와 창업을 위축시키기 때문에 경제가 쇠퇴해 일자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반대하는 입장이다. 최 부총리는 국회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 참석해 “(법인세는) 인상할 단계가 아니다”며 “세계가 전부 내리는 추세인데 나홀로 인상하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말해 거듭 법인세 인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세계는 법인세 낮추기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우리만 나홀로 인상은 곤란하다”며 법인세 인상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경제가 안 좋은 상태에서 법인세를 올리면 기업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임을 분명히 했다.
황상현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세수를 증대시킬 때 어떤 세목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비효율 정도가 다른데 법인세를 증세할 때 비효율이 가장 크고 다음이 소득세 부가가치세 순”이라며 증세가 필요하다면 차라리 소득세나 소비세를 올리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 생각하기 현재 경기상황에서 법인세 인상은 부정적 효과 가능성 커
법인세 인상과 관련된 논의에는 두 가지 쟁점이 있다. 하나는 복지비용이 부족하니 법인세를 올려 세수를 늘리자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이명박 정부에서 이뤄진 법인세 감세가 대기업을 위한 정책이었으니 사회정의 차원에서도 이를 원위치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우 선 첫째 논의는 경제학에서 매우 중요한 논쟁거리 중 하나다. 단순히 생각하면 세율을 높이면 세금이 더 걷힐 것 같지만 공급중시 경제학에서는 장기적으로 감세가 오히려 경기를 살려내 결과적으로 더 많은 세금이 걷히도록 해준다고 주장한다. 이 문제는 그 유명한 래퍼곡선과도 관계가 있다.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세율이 올라가면 세수가 증가하지만 그 이상으로 올라가면 오히려 조세저항도 생기고 기업 활동이 위축돼 세수가 줄어든다는 이론이다. 어느 쪽 말이 옳을까. 현재 우리나라에서 법인세 인상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쉽게 단정짓기 힘들다. 다만 현재 대내외 경제여건을 감안하면 현 단계에서 법인세 인상은 긍정적이기보다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보다 더 크지 않을까 생각된다. 경기가 확장 중이고 기업의 매출과 이익이 늘어가는 호황국면이라면 아마도 세율 인상은 세수 증가를 가져올 확률이 높다. 하지만 지금은 그 정반대 상황이다. 그래서 법인세 인상은 조심할 필요가 크지 않을까 싶다.
둘째 로 이전 정부에서의 감세 문제다. 흔히 부자 감세라고 부르지만 이명박 정부에서 법인세율은 대기업 중소기업 할 것 없이 일괄적으로 3%포인트 인하됐다. 따라서 부자 감세를 원위치시킨다는 명분에서의 법인세율 인상 주장은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
김선태 한국경제신문논설위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