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읽는 경제이야기
[윤서인의 웹툰'조이라이드'] (5) 가격을 통제하면 암시장이 생긴다는데…
가격에는 사람들이 원하는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개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얼마의 가치를 매기는지, 얼마나 어떻게 생산해야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인지 등의 모든 경제 정보가 들어 있어요. 원자재 가격, 인건비, 각종 생산비용, 소비자 수요가 다 녹아 있다는 말이지요.

가격은 신호입니다. 가격이 높다는 것은 사려는 사람이 공급하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신호를 보고 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사람이 생기고, 따라서 공급량이 늘게 됩니다. 가격은 이런 과정을 통해 다시 조정됩니다. 반대로 가격이 낮아지면 구조조정의 신호입니다. 사려는 사람은 적은데 공급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죠. 따라서 가격경쟁을 못 견디는 기업은 망하게 됩니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가격을 누군가가 멋대로 조정한다면 신호가 왜곡됩니다. 가령 정부가 일정 가격 이상으로 못 올리게 하는 최고가격제를 실시하면 암시장이 생깁니다. 150원 받아야 정상인 재화에 대해 정부가 100원 이상 못 받게 하면 공급부족이 일어납니다. 암시장 가격은 150원이 아니라 200원, 300원으로 치솟습니다. 이 돈을 주고서라도 사려는 사람이 줄을 서죠. 가격을 놔뒀으면 공급 증가 등으로 조정됐을 겁니다.

반대로 최저가격제를 실시하면 어떨까요. 이땐 공급 과잉이 일어납니다. 가령 90원에도 기꺼이 팔 의향이 있는데 정부가 100원 이하로 못 팔게 하면 너도나도 공급하려 합니다. 최저임금제도 비슷합니다. 예를 들어 최저임금이 시간당 6000원이라고 정해지면, 6000원 이하로도 일할 의향이 있는 사람들이 몰려 나옵니다. 하지만 고용주는 노동생산성이 단순직인 경우 5500원이면 고용할 테지만 6000원은 너무 높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6000원을 주느니 차라리 가족을 쓰는 게 낫다고 판단할 수 있어요. 5500원에 일할 사람이 많지만 고용하면 불법이죠. 최저임금제는 실업을 늘릴 뿐이다는 말이 그래서 나옵니다.

임대료 통제도 유사합니다. 임대료는 주택공급과 수요에 따라 움직입니다. 임대료가 높다는 것은 주택공급이 적다는 의미입니다. 임대료가 올라가야 하는데도 임대료 상한가를 시행하면 신규 주택공급이 정지되고 급기야 도시는 슬럼화됩니다. 스웨덴 경제학자 린드벡은 “도시를 파괴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임대료 통제인 것 같다”고 말한 적이 있지요. ‘로베스피에르 단두대’는 시장의 복수를 상징합니다.

고기완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