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독립투표, 이렇게 생각한다
[생글기자 코너] 스코틀랜드 독립투표, 이렇게 생각한다 등
스코틀랜드 독립투표, 이렇게 생각한다 - 아쉬움과 함께 희망을 남겼다

영국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북아일랜드 4개의 연합국으로 이뤄져 있다. 이들 모두 영어와 파운드화를 공동으로 사용하며 복지제도의 큰 틀을 공유하는 등 사회경제적인 공동체를 구성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국가는 잉글랜드의 속국이나 식민지, 또는 자치령이 아닌 독립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스코틀랜드의 경우 1707년 연합법을 통해 잉글랜드와 합병할 당시 서로의 자치권을 보장하며 합병했다.

교육제도와 행정제도에서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는 분명히 분리돼 있다. 국교도 잉글랜드는 성공회, 스코틀랜드는 칼뱅파 장로회로 다르다. 자체적인 의회, 행정부, 국화(엉겅퀴)와 비공식적인 국가(플라워 어브 스코틀랜드)가 있으며, 게일어라는 고유의 언어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현재 스코틀랜드는 엄연히 영연방의 일부로서 웨스터민스터 의회(영국 의회)의 영향력 하에 놓여 있다. 그런 점에서 자국의 정치인을 통한 영국 하원 내 발언권 행사는 두말할 것 없이 중요하다. 하지만 과거 마거릿 대처 총리 시절, 국영기업인 철강 조선 기업이 많던 스코틀랜드 지역 근로자 5분의 1이 민영화 정책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게 됐다. 이로 인해 스코틀랜드에서는 영국 보수당에 대해 뿌리 깊은 반감을 갖게 됐고, 이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스코틀랜드 은행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으로 인해 더욱 심화됐다. 토니 블레어 총리에 이어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영국 총리를 역임했던 스코틀랜드 출신 노동당원 고든 브라운에 의해 반영감정은 다소 줄어들었지만,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취임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의 긴축을 요구함에 따라 반영감정은 다시 고조되었다.

이는 스코틀랜드의 독립의지를 다시 불태웠고, 2012년 캐머런 총리가 찬반 투표를 수용함에 따라 이번 투표가 성립될 수 있었다. 반대파가 우세했던 스코틀랜드 내에서 스코틀랜드 국민당(SNP)의 지도자 앨릭스 샐먼드의 주도 하에 북해 유전을 갖고 독립하자는 찬성 여론이 확대됐고, 최근에 이르러 찬반이 역전되기도 했다.

투표를 통해 독립은 부결됐다. 파운드화 상실, 유럽의 금융허브 런던과의 단절, 연금정책 부실 등 현실적 문제를 염려한 중산층 이상의 중·장년층이 반대했다. 고든 브라운 전 총리의 독립 반대 호소로 부동층이 움직인 것도 작용했다. 예상을 깨고 찬성 44.7%, 반대 55.3%라는 10% 이상의 격차가 남에 따라 스코틀랜드가 꿔온 307년간의 꿈은 좌절된 것이다. 독립 부결이 스코틀랜드의 실패라고 볼 수는 없다. 독립은 실패했음에도 캐머런 총리는 자치권 향상과 경제적 지원을 약속했으며, 샐먼드의 과감한 협상력까지 더한다면 독립 못지 않은 자치권 확대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고동환 생글기자 (경문고 2년) alex5656@naver.com

[생글기자 코너] 스코틀랜드 독립투표, 이렇게 생각한다 등
스코틀랜드 독립투표, 이렇게 생각한다 - 통일 준비하는 우리도 교훈 삼아야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투표는 부결됐다. 반대가 10%가량 많았다. 독립 투표의 글로벌 파급효과는 크다.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와 같은 다른 서유럽 지방에서도 독립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독립은 실패했지만 스코틀랜드에는 조세권, 예산권 등 자치권이 부여될 예정이고 이는 다른 영국 연방(북아일랜드, 웨일스, 잉글랜드)과 맞물려 또 다른 변화가 예고된다.

이러한 일련의 일들은 우리와 무관한 일이 아니다. 전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떠나서 우리나라 내의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보아야 한다. 지금은 같은 나라이지만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인들은 다른 민족일 뿐만 아니라 역사적 앙금마저도 남아있다. 그러나 이번 결과로 서로 다른 두 민족은 경제 안정이라는 목표를 품고 다시 합쳐지게 됐다. 여전히 민족 정서, 불투명한 미래보다는 안정, 특히 경제 안정을 바라는 목소리가 컸기 때문이다. 북한과의 통일에 대해, 우리는 경제 안정보다 오랜 시간을 두고 민족 화합을 이루려는 선택을 할 준비가 되어 있을까? 지난번 ‘통일은 대박이다’라는 대통령의 언급처럼 통일이 민족적 숙원인 동시에 경제뿐 아니라 수많은 영역에서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낼 수 있음은 분명한 일이다.

그렇지만 다른 면에서 본다면 통일의 경제적 이익을 강조해야 할 만큼 분단 60년의 시간이 길었다고 할 수 있다. 통일을 진심으로 외치던 지난날과 비교해볼 때 우리는 희생과 피해를 감수하고서도 통일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는지 숙고해야 한다. 통일 과정에서 전 국민이 동참하고 자발적으로 감내할 수 있는 인식이 마련되지 않는 한 통일 과정의 진통이 민족 통합을 저해하고, 향후 차별 등의 사회적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통일이 이루어진 후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할까? 스코틀랜드는 영국의 일원으로 있은지 300년이 넘은 시점에서 영국의 차별 대우, 부당한 정책 등을 문제 삼았다. 우리는 같은 민족이지만 통일이 된 후 안일한 사회 인식과 정책이 이러한 문제를 수반하지 않을지 항상 경계해야 한다. 남한과 북한의 경제 격차를 줄이는 것도 중요한데 이것 또한 잘못된 방향으로 진행된다면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 경우처럼 경제 성장이 아니라 한쪽으로 인구가 밀집되고 부의 고른 분배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

북한과의 분단의 역사는 60년이지만 통일의 역사는 100년, 아니 그 이상을 바라보고 접근해야 한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짧은 시간의 희생으로 통일의 진정한 빛을 볼 수 없을지 모른다. 북한과 통일된다고 해도 또다시 분리독립 요구가 북한 안에서 터져나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북한 주민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면 통일 이후가 더 혼란스러울 수 있다. 오랜 분단이 오랜 갈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강국기 생글기자 (창원문성고 1년) kgg1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