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농업혁명을 꿈꾸며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즈에 이색적인 기사가 실렸다. 미국의 최대 IT 산업단지인 실리콘밸리와 대규모 농업 지역이 서로 결합해 농업을 첨단 미래 사업으로 키운다는 뉴스였다. 애플 구글 등 최첨단 IT 기업이 몰려 있는 실리콘밸리와 전통적인 산업으로 생각되는 농업이 만나 새로운 산업 분야를 개척한다니 놀랍기도 하고 이게 어떻게 가능할지 의아하기도 하다.

사실 농업이 노동 집약적인 전통 산업에서 벗어나 첨단 산업으로 발전된 사례는 지금도 얼마든지 있긴 하다. 한 예로 축산과 화훼 등에서 최첨단을 걷는 네덜란드를 들 수 있다. 네덜란드 돼지 농사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네덜란드는 농지가 좁아 사료 생산이 어렵다. 그래서 캐나다에서 옥수수 등을 수입해와 육질이 좋은 돼지를 빠른 시일 내에 키운다. 이렇게 생산된 최고급 고기는 다시 캐나다로 역수출된다. 우리나라에서 소비되는 삼겹살의 절반가량도 네덜란드에서 수입된 것이다. 네덜란드의 파프리카 농업도 독특하다. 종자 개량으로 특수개발된 이 씨앗은 뿌리면 당대는 잘 자라지만 재배된 작물의 씨앗을 새로 뿌리면 제대로 성장하지 않는다고 한다.

결국 파프리카 농사를 지으려면 매년 새로운 씨앗을 네덜란드에서 수입해야 하는 것이다. 네덜란드는 이 씨앗을 그램 단위로 판매하다 최근에는 씨앗 개수까지 헤아려 판매함으로써 엄청난 소득을 올린다고 한다. 실리콘밸리는 이런 수준을 더 넘어설까?

최근에 국내에서도 재미있는 기사가 나왔다. 국제적으로 유명한 투자가인 짐 로저스가 한국에서 가진 기자회견 기사였다. 기자가 짐 로저스에게 “앞으로 가장 유망한 투자사업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는 “당신은 트랙터를 운전할 줄 아느냐? 만약 못 한다면 지금이라도 트랙터를 배워라”고 대답했다. 그의 말은 곧 농업이 가장 유망한 미래산업이라는 것이었다.

인류가 생존하는 이상 먹거리는 어떤 식으로든 필요하다. 핵심은 같은 비용으로 더 많고 질 좋은 식량자원을 생산하는 것이다. 농업은 더 이상 전통의 농업이 아니다.

생글기자

----------------------------------------------------------------------------------

‘한국사’ 수능 필수…학생들은 헷갈려요!

한국사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지난달 10일 박근혜 대통령이 한국사 교육 강화를 언급하자 14일 뒤인 24일 서울대학교가 한국사를 사회탐구 영역에서 필수화하고 2개의 선택 과목을 유지하자는 의견을 냈다. 25일에는 민주당의 윤관석 의원이 대학 입시에서 한국사를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자는 ‘고등교육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로 발의하기까지 했다.

한국사 교육 강화는 2013년도 수능에서 국사를 선택한 문과 응시자가 12.8%에 불과한 시점과 맞물려 설득력을 얻고 있다. 중국이 고구려 역사까지 자국 역사로 해석하는 동북 공정을 시도하고 있고, 일본이 교과서 왜곡 및 독도 영유권 주장을 굽히지 않는 시점이어서 역사교육은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줄어든 역사수업으로 한국사를 제대로 알기조차 힘든 것도 배경으로 작용했다.

학생들의 의견은 어떨까? 의견은 엇갈린다. 부산국제고 2학년 김공민 군(18)은 “기존의 교육 정책으로는 한국사 과목이 상대적으로 등급이 좋지 못하게 나오는 과목이기 때문에 한국사 선택을 망설이는 학생이 적지 않다”면서 “하지만 점수보다 자기 나라의 역사를 바로 아는 것이 국민의 의무가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이 학교의 이유준 군(18)은 “국사 교육을 강화하려면 문과와 이과를 가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역사의식은 높은 수준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한국사를 일정기간 내에만 공부하는 집중 이수제 방식으로 공부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암기 위주로 공부하는 형편이다. 청소년들의 역사 인식을 높이겠다는 이번 움직임은 기대할 만하다. 하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 이과 학생들에게도 적용할 것인가의 문제와 더불어, 이념적 사관의 문제도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청소년들의 올바른 역사 인식을 위해서는 청소년들이 어느 한쪽에 기울어지지 않는 역사관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생글기자

----------------------------------------------------------------------------------

지금 우리 학교는 ‘찜통’

연일 폭염주의보가 내려지고 있다. 울산이 40도를 넘나드는 등 불볕더위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이런 날씨에 여름방학 수업을 시행하는 교실 상황은 최악이다. 선풍기만으로 더위를 씻기는 역부족인 기온이다. 서울시교육청이 100개 중학교를 대상으로 교실 온도를 측정한 결과 평균온도가 26도가량 됐다. 이는 실외 평균온도 26도와 비슷한 수치로, 교실 안과 교실 밖의 온도가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더운 것은 교실의 본래 목적인 공부에도 큰 지장을 준다. 과학적으로 두뇌 활동이 가장 활발한 온도는 18도인데, 온도가 올라가거나 내려감에 따라 점진적으로 그 효율은 감소한다고 한다. 실내 온도가 26도쯤 되면 짜증이 앞서 학생들이 학업에 집중할 수 없게 된다. 큰 시험인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는 고교 3학년들에게 이 여름이라는 계절은 큰 제약이 아닐 수 없다.

가장 큰 문제는 교실 내 온도 조절이 자유롭지 않다는 점이다. 서울 강북 지역에서는 전체 학교의 44.4%만이 냉방기를 가동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재작년 사상 초유의 전력난, 블랙아웃(대정전)을 기억해 더욱 조심하게 된 냉방시스템 총 관리자들이 냉방기 가동에 인색해진 것이다. 야간자율학습을 실행하는 학교는 7~8월 전기요금이 900만원에 육박하는 곳도 있다고 하니, ‘폭탄’ 같은 전기요금도 실내온도가 높은 것에 한몫하는 격이다.

이런 상황에 맞춰 냉방기 가동 시간을 줄이거나 가동에 조건을 두는 제도가 여러 학교에서 실행되고 있다. 서울 양천구의 한 고등학교는 점심시간 이후에만 에어컨을 틀어주거나, 점심시간 이전에 실내온도가 28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냉방기를 트는 등의 조건을 만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일시적 제도보다는 학교의 전기요금을 깎아주는 등의 근본적인 제도가 실행돼야 할 것이다. 어떤 제도가 활성화가 되든 교실은 학생들이 공부하는 장소이며, 이러한 교육환경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생글기자

----------------------------------------------------------------------------------

대일외고 합창반 ‘바르카롤레’의 성공사

지난달 23일 대일외국어고등학교 혼성 합창단 바르카롤레(Barcarole)는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제8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전국고교합창경연대회’에 출전해 동상을 차지했다. 전국고교합창경연대회는 국립합창단이 주최하는 권위 있는 대회로 올해는 16개 고교합창단이 출전했다.

바르카롤레는 대일외고 유일의 남녀 혼성 합창동아리로 올해로 26년째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한 기수가 17명으로 1, 2학년 총 34명으로 이루어진 최다 인원 동아리이다. 가요, 아카펠라, 각종 OST와 팝송 등 장르를 불문하고 멋진 하모니를 만들어내 교내에서도 연예인 못지않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원래 작년까지는 여름에 열리는 교내 종합예술제, 겨울방학 때의 정기공연만을 했다. 올해 최초로 특목고 중 유일하게 전국 규모의 대회를 나간 것은 신선하고 특색 있는 도전이다.

이날 바르카롤레는 25기 여기장 이혜미 학생의 지휘 아래에 양희은의 상록수, 그리고 오페라의 유령 메들리 이렇게 두 곡을 불러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상록수’의 경우 멋진 반주와 함께 가사에 알맞은 분위기를 조성해 하나 된 마음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었다. ‘오페라의 유령 메들리’는 눈 감고 들으면 뮤지컬 정말 ‘오페라의 유령’이 연상될 정도로 현실성이 뛰어나 많은 이를 상념에 잠기게 했다.

바르카롤레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는 다른 경연 참가팀들보다 비교적 열악한 환경 속에도 불구하고 이를 극복한 열정 때문이다. 이렇게 규모가 큰 대회에 나간다 하면 학교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팀 구성원 모두 전문적인 교육을 받는 것이 보통의 경우이다. 하지만 바르카롤레는 다르다. 오로지 자신들의 힘으로 교내 회화실을 빌려 점심, 저녁 시간을 쪼개 한 학기 동안 연습해가며 합창을 전공하지도 않은 졸업한 선배들의 도움을 받아 참가한 대회이기 때문이다. 우수한 학업 성적과 자신의 숨은 재능 양성,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합창반이다.

생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