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뉴스] 여성으론 처음 영국'연봉 1위' 앤젤라 애런츠 버버리 CEO
'유리 천장' 깬 커리어 우먼…한해 295억원 받아

영국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최고경영자(CEO)는 남성일까, 여성일까? 정답은 여성이다. 주인공은 바로 앤젤라 애런츠 버버리 CEO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영국 컨설턴트업체인 매니페스트와 MM&K가 영국의 상위 350개 기업 CEO의 보수를 분석한 결과 애런츠 버버리 CEO의 연봉이 1690만파운드(약 295억원)로 가장 높았다”고 최근 보도했다. 2위인 앵거스 러셀 전 샤이어제약 CEO(1220만파운드)와 500만파운드나 차이가 난다. 이전에 여성이 영국에서 최고 연봉 순위에 오른 적이 있었을까? 물론 없다. 그녀가 처음이다.

그의 연봉에는 보너스, 복리후생, 보너스로 받은 주식 판매 등이 모두 포함됐다. 2011~2012년 회계연도 기준으로 그의 연봉은 99만파운드. 여기에 보너스로 1190만파운드 규모의 주식과 현금 200만파운드, 연금 25만5000파운드 등을 받았다.

회사는 그녀에게 왜 최고연봉을 주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일을 잘 해서다. 버버리는 “그가 기록적인 매출과 이익을 올렸다”며 “5년 동안 배당금으로 40억파운드를 주주들에게 돌려줬고, 주가도 186% 올랐다”며 높이 평가했다.

여성 CEO 비율이 낮은 상황에서 기록한 그의 연봉은 기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국이 선진국이라고 하지만 그곳에도 ‘유리천장’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는 그 유리천장을 보기 좋게 깨버리고 최고의 자리와 최고의 연봉을 거머쥐었다. 이 신문은 열정과 끈기, 도전정신이 없었다면 그가 보인 성공은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그는 “럭셔리 패션은 모험이다”라고 말할 만큼 비즈니스에서 매우 공격적이다. 대표적인 사업이 온라인 맞춤 패션 ‘비스포크(Bespoke)’다. 비스포크는 ‘맞춤 제작’이라는 뜻으로, 오직 한 사람을 위한 완전한 새로운 작품을 의미한다. 명품 브랜드의 이미지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매출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재작년 버버리는 가을·겨울 필수 아이템인 ‘트렌치 코트’를 온라인 상에서 조합해 디자인을 완성, 주문하는 비스포크로 고객을 끌어들였다.

고객은 온라인에 접속해 자신이 원하는 트렌치 코트의 섬유, 색상, 가죽 등의 옵션을 선택해 세상에서 하나 뿐인 트렌치 코트를 완성할 수 있다. 고객과의 소통이자 자신만을 위한 패션을 완성한다는 마케팅 포인트가 숨어 있다. 고객은 자신의 코트가 만들어지는 동안 ‘헬프 데스크’에 전화를 하거나 인스턴트 메시지를 보내 디자인을 수정할 수도 있다. 일련의 과정을 거쳐 디자인된 트렌치 코트는 영국 요크셔에 있는 버버리 공장에서 만들어져 최장 8주일 내 특별 한정 에디션 넘버를 달고 고객의 손에 전달된다.

기성품 가격은 700~6000달러인 데 비해, 비스포크를 통해 판매되는 가격은 트리밍에 따라 1800~8800달러(약 200만~983만원)까지 다양하다. 그는 “버버리 비스포크는 명품이 나아가야 할 차기 혁명”이라며 “맞춤 제작 프로그램은 다른 제품 등으로도 한층 확대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강영연 한국경제신문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