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회 대회 5월17일까지 접수

‘논술을 잘 쓰는 방법이 무엇이냐?’는 질문은 ‘논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 하는 질문과 다르지 않다. 논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해해야 논술을 잘 쓸 수 있기 때문이다.

[피플 & 뉴스] 생글논술대회 잘 쓰는 방법 없나요? "제시문 분석후 '나만의 상상력' 펼쳐야"
우리에게 일반적으로 중요하게 ‘생각되어’ 왔던 논술의 덕목으로는 다음 몇 가지가 있다. 첫째, 논제의 핵심과 요구를 파악하고 그에 따라 제시문을 철저하게 분석, 해부하는 것이다. 대입 논술은 엄연한 시험이므로 요구된 논제의 항목을 제시문 분석을 통해 반드시 답안으로 서술해 주어야 하며, 그것이 또 실제 가장 중요한 채점의 기준이 된다.

둘째, 제시문 간의 관계를 정확하게 포착하고 그것이 논술문의 가장 큰 틀로 자리잡도록 글을 전개해야 한다. 대개의 제시문은 두 개 이상의 입장이 상반되거나 어울리는 관계를 맺고 서술되어 있는 만큼 그것들의 바로 그러한 관계망을 누가 얼마나 잘 포착해서 논술문을 작성하는가 하는 것이 채점의 관건이 되는 것이다.

셋째로 단락의 적절한 구분이나 한글 맞춤법 준수와 같은 것마저도 그리 만만치 않게 중요한 덕목으로 거론될 만하다. 단락의 구분은 논술문의 논증 절차를 형식적으로 제시하고, 더불어 내용의 입체적인 전개를 도모하는 전략이라는 측면에서 확실히 중요해 보인다. 한글 맞춤법을 반드시 지켜서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은 아예 중요하지 않기도 하고 어마어마하게 중요하기도 한데, 그것을 지키지 않고 무슨 글을 어떻게 쓸 것이냐 하는 비난 때문에 전자에도 후자에도 해당되는 것이다. 글을 읽거나 쓰는 일이 일상으로부터 거의 이탈해 있는 요즘 학생들의 처지를 보더라도 한글 맞춤법 준수는 꽤 중요한 덕목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밖에도 서론 본론 결론의 적당한 글자 수 배분이나 논증의 절차적 전개와 같은 것들도 언급된 덕목들과 자웅을 겨룰 만하다. 논술에서 중요하게 생각되는 것들을 따지고 들자면 몇 개인지 세기도 바쁠 만큼 많아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그런데 이런 것들을 정말 중요한 덕목으로 막상 꼽자니 머뭇거려진다. 수동적으로 중요하게 ‘생각되어’ 왔던 몇 가지는 사실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응당 지켜야 할 것들이지 아닐까. 그것을 지키지 않으면 글을 쓴다는 행위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일종의 규범이자 룰이 아닐까.

그렇다면 이러저러한 규범과 룰 위에서 논술문의 성패를 가늠하게 하는 진정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얼마간의 과감성이 허락된다면, 그것은 바로 ‘상상력’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상상력이란 세상에 없는 것을 지어내거나 있지도 않은 억지를 쓰는 능력이 아니다. 글과 관련해서 보자면 그것은 일종의 건축술이다. 모든 건축에 공통적으로 해당하는 양식과 기술을 이용하면서도 독창적인 건축물을 창조해낼 수 있는 능력, 그것이 상상력이다. 훌륭한 논술문을 써내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건축술이 있어야 한다. 규범과 룰만을 준수했을 뿐, 어디에서도 독창성을 발견해내기 힘든 논술문은 결코 독보적인 랜드마크가 될 수 없다. 그것은 모조리 똑같이 생겨 먹은 아파트와 같은 것이다.

한편 제15회 생글논술경시대회 접수는 5월17일까지다. 서울에는 한양공업고, 인천에는 인천비즈니스고, 수원에는 권선중, 대구 지역엔 대구달성고, 부산 지역은 부산컴퓨터과학고에서 응시가 가능하다.

진리영 S·논술 선임연구원 furyfur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