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대입 입시] 수능'쉬운 A형''現수준 B형'나눈 선택형 시험 본다는데…

대교협 2014 입시 시행 계획


중·상위권, 문과 국어B·수학A·영어B 선택을

수능 최저기준 소폭 낮아져…수시모집 비중 66.2%로 늘어


현재 고교 2학년들이 내년에 치를 2014학년도 대학입시에서는 A형과 B형 등 선택형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처음 도입된다. 또 수시모집 비중과 입학사정관제 모집인원이 소폭 늘어난다.

전국 199개 4년제 대학의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10일 변한 입시 제도에 맞춰 각 대학이 확정한 ‘2014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을 모아 발표했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univ.kcue.or.kr)에 게재한다.

#수능 A, B유형 선택해야

내년 수능부터는 국어(현행 언어영역)·수학·영어 과목이 현재 수준인 B형과 다소 쉬워진 A형으로 나뉜다. 수도권 주요 대학은 대부분 인문계열은 국어 B형, 수학 A형, 영어 B형을 요구하며 자연계열은 국어 A형, 수학 B형, 영어 B형을 반영한다. B형은 최대 2개만 선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면 서울교대 부산교대 충북대 영남대 등의 인문사회계열과 가톨릭대(의치예과 제외), 경북대 상명대(서울) 등의 자연과학계열은 국어·수학을 A·B형 모두 반영하고 영어는 B형을 요구한다. 계명대 대구교대 동국대(경주) 등의 인문사회계열과 전북대 원광대 경상대 등의 자연과학계열은 국어·수학·영어 모두에서 A형과 B형을 함께 반영한다.

유형이 2개로 나뉨에 따라 수능 최저학력 기준도 달라질 전망이다. 오성근 대교협 입학지원실장은 “주요 대학의 수능 최저학력 기준인 2등급의 백분위 점수가 현재 89점이지만 내년부터는 85점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자연계열이 국어 A형을 선택하는 상황에서 인문계열 수험생이 국어 A형을 선택한다고 특별히 유리할 것이 없다”며 “중위권 이상 수험생은 인문계열이면 국어 B·수학 A·영어 B, 자연계는 국어 A·수학 B·영어 B로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4 대입 입시] 수능'쉬운 A형''現수준 B형'나눈 선택형 시험 본다는데…

#가산점·교차지원 여부 확인을

A형과 B형을 모두 반영하는 대학들은 인문계와 자연계의 교차지원을 허용한다. 그러나 교차지원을 허용하는 대학은 올해보다 줄어든다.

교차지원을 허용하더라도 102개 대학이 B형에 가산점을 준다. 대학별로 국어 5~15%, 수학 10~20%, 영어 5~30% 범위에서 각각 가산점 비율이 다르므로 지원하려는 대학의 요강을 확인해야 한다.

김명찬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중위권 이상 수험생은 일단 B형으로 학습하고 내년 6월 수능 모의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선택 유형을 확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원 대학의 가산점 비율이 10% 이내일 경우는 A형으로 갈아타 더 높은 점수를 받는 게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수시·정원 외 모집 늘어

내년 총 모집 정원은 37만9514명으로 전년도보다 1556명 늘었다. 정원 내 모집인원이 줄었지만 ‘선취업 후진학’ 활성화를 위해 재직자 특별전형 인원이 161명 늘어나는 등 정원 외 모집이 다소 증가했기 때문이다.

수시모집 인원은 전체의 66.2%인 25만1220명으로 수시모집 비중이 올해(64.4%)보다 1.8%포인트 늘었다. 입학사정관제로는 수시에서 4만6932명, 정시에서 2256명 등 126개 대학이 4만9188명을 뽑는다. 올해보다 도입 대학 수는 1개, 모집 인원 대비 비율은 12.96% 증가한 수치다.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 반영 대학과 인원은 올해 7개 대학, 127명에서 내년 27개 대학, 665명 선발로 확대된다. 동덕여대 순천향대 을지대(경기) 충남대 등이 신규 반영 대학이며 이와는 별도로 동의과학대 신구대 대전보건대 등 9개 전문대가 NEAT를 반영한다.

한편 수시모집의 학교생활기록부 반영 비중은 2013학년도보다 다소 줄어든다. 일반전형 인문계열 기준으로 학생부를 100% 반영하는 대학은 2013학년도 88개교에서 2014학년도 81개교로 줄었다. 80~100% 반영 대학도 28곳에서 23곳으로 감소했다.

정태웅 한국경제신문 기자 redae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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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문·이과 교차지원 대폭 늘린다

오락가락 정부 입시정책 탓…서울대·건국대만 전형 확정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2014학년도 대입 전형안을 10일 발표했지만 이날까지 대학 자체적으로 구체적인 모집 방법을 발표한 곳은 서울대와 건국대 두 곳뿐이다. 다른 대학들은 이날 대교협을 통해 수능 반영 비율이나 수시·정시 모집 인원 등 개괄적인 정보만 낸 상태다. 수험생들은 가장 궁금한 정보인 전형별 반영 요소, 학과별·전형별 모집 정원, 최저학력기준에 대해 무작정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대는 2014학년도 입시에서 문·이과 교차 지원을 대폭 늘린다. 전원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하는 수시 전형은 2014학년도부터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없애기 때문에 면접에서 지원 학과별 전공 적성만 준비하면 교차 지원할 수 있다. 정시에서 문과 학생은 공대 건축학과와 산업공학과에 지원할 수 있게 되고, 이과 학생은 인문·사회 계열 전 영역에 원서 접수가 가능해진다.

건국대는 입학사정관전형을 4개에서 2개로 간소화하는 대신 모집 정원은 671명에서 705명으로 34명 늘린다. 수시 논술우수전형 정원도 500명에서 570명으로 확대한다.

하지만 다른 대학들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2014학년도 전형을 발표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고등교육법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까지 자료를 냈어야 했다.

작년에는 연세대, 고려대 등 20여개 주요 대학이 대교협 시행 계획 발표 전에 자체적으로 입학 전형 자료를 배포했다.

올해 대학들이 법령을 어겨가면서까지 전형 발표를 미루는 것은 정부의 입시 정책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작년에도 12월12일 대교협이 2013학년도 대입 전형 시행 계획을 발표한 후 10일 뒤인 22일 정부가 수시 지원 6회 제한 방침을 내놔 대학들이 부랴부랴 전형 계획을 수정하기도 했다.

올해는 특히 대선 결과에 따라 대학입시가 큰 틀에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 와중에 대교협은 이날 나온 대입전형 시행 계획을 나중에 바꾸는 대학들에 대해 입학 정원 감축 등으로 강력하게 제재하겠다고 나섰다.

교육계 관계자는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대학들이 아예 계획을 내놓지 않는 길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우 한국경제신문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