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경영이 최고경영이다] (중) 친환경 녹색활동에서 길을 찾다
요즘 기업 윤리경영의 한 축을 맡고 있는 부문이 바로 친환경 녹색경영이다. 기업이 경제활동을 하면서 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면 사회적 지탄을 받게 된다. ‘환경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공짜’라고 생각한다면 ‘공유지의 비극’처럼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는 황폐화될 것이다. 친환경 녹색경영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신세계그룹이다. 신세계는 굴뚝에서 연기를 뿜거나 각종 화학약품을 쓰는 기업은 아니지만 업종에 맞는 환경경영 프로그램을 수립해 수행해왔다. 신세계는 민간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2007년 팔당상수원 수질 개선 사업에 참여했다. 이를 위해 경기도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1단계 사업으로 경안천 생태공원 조성사업을 2008년 마무리지었다. 또 2009년 금학천 인공습지 조성사업도 벌였다. 이 사업 덕에 금학천 수질이 이전에 비해 40% 이상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팔당호로 들어가는 물이 그만큼 깨끗해졌다는 의미다. 팔당호 수질 개선은 수도권 2300만명이 마실 식수가 좋아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2010년부터는 목현천 생태환경 복원사업도 진행했다.

‘에너지 다이어트’ 캠페인도 2008년부터 해오고 있다. 고효율 설비와 시스템을 도입해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사업 첫 해에 3만7000t가량의 탄소 배출을 줄였다. 이는 어린 소나무 1280만그루를 심은 효과와 같다. 매년 50억원 이상의 에너지 절감 효과도 거두고 있다.

에코 이마트 프로그램도 주목받는 사업이다. 2008년 10월 개장한 보령점을 시작으로 기존 이마트 점포 대비 에너지 사용량 및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최대 20% 줄이는 게 핵심이다. 신세계는 이를 통해 연간 200억원 이상의 에너지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이산화탄소 감축량으로 환산하면 7만3000t에 이르며 어린 소나무 2600만그루를 심은 효과와 같다. 신세계는 또 옥외간판, 유도등, 쇼케이스 조명등 교체 주기가 10배 이상 길어지면서도 효율이 뛰어난 LED 조명을 도입했다.

‘비닐쇼핑백 없는 점포’를 실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2009년 이전만 해도 비닐쇼핑백은 거의 무료로 제공돼 엄청난 비닐이 소비됐다. 이런 비닐은 결국 환경오염과 처리비용을 낳았다. 신세계는 홍보기간과 시범기간을 거쳐 2009년 7월부터 비닐쇼핑백을 없앴다. 그 대신 장바구니 이용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주력했다. 150만개의 장바구니를 고객들에게 사은품으로 증정하기도 했다. 이 덕분에 1년간 약 6000만장의 비닐쇼핑백 절감 효과를 거뒀다.

정재은 신세계그룹 명예회장은 2010년 ‘녹색혁명’을 그룹의 미래전략 키워드로 제시했다. 친환경 경영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일 뿐 아니라 최고의 윤리경영이라는 인식이다.

고기완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