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오바마 vs 시진핑… G2 뉴리더십 궁합은?
역사는 대립과 협력의 산물이다. 어찌보면 세계의 역사는 강대국끼리, 때론 강대국과 약소국이 제휴해 서로 대립·협력하며 세력을 키워온 이야기다. 중국 전국시대의 합종연횡(合從連衡)은 명분과 실리에 따라 국가의 처신이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극명히 보여준다. 어느 시대든 파워의 중심국가는 있게 마련이다. 현재는 조그만 소도시인 로마가 세계를 지배한 시대가 있었고, 빅토리아 여왕시대의 영국은 세계를 휘어잡은 지구촌 권력의 중심이었다. 한때 중국의 광대한 대륙을 지배한 몽골족의 오늘날 위상은 새삼 국가 권력의 무상함을 일깨워준다.

21세기 지구촌 권력의 양대 축은 누가 뭐래도 미국과 중국이다. 불과 몇 년 전부터 쓰이기 시작한 G2(주요 2개국·Group of Two)라는 개념은 누구도 거부하기 어려운 시대적 용어가 됐다. 경기 부진으로 고심하는 나라들은 연일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국제적으로 민감한 이슈가 터질때마다 어느 쪽에 줄서기를 해야 할지 고민한다. 이달 들어 불과 1주일 간격을 두고 이뤄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과 시진핑으로의 중국 권력 이양을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새로운 리더십으로 진용을 갖춘 G2 역시 때론 대립하고, 때론 협력하며 정치·경제적 국제질서를 주도해 나갈 것이다. 세계 경제위기, 테러 등 글로벌 이슈에선 사안별로 공조방안을 찾으면서 통화를 비롯한 양국 간 통상마찰은 더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미국은 경제를 회복시켜 추락하는 자존심을 되찾는 것이 시급하고, 중국은 커지는 경제력만큼 국제무대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것이 과제다. 특히 시진핑 시대(향후 10년)에 중국의 경제 규모가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중국은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에 더 강한 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2기 행정부가 ‘아시아로 중심축 이동(Pivot to Asia)’이라는 외교정책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어서 아시아지역 패권을 놓고 G2 간 갈등 수위가 높아질 가능성도 크다. G2 사이에 끼인 한국의 외교력 역시 혹독한 시험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세계 경제가 우울모드에 빠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G2의 역할은 커지고 있다. 좀 더 평화적이고 안정적인 국제질서를 구축하는 것, 소통의 통로를 넓혀 약소국가들이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 역시 G2의 새로운 리더십에 맡겨진 책무다. 오바마는 중국을 ‘적이자 파트너’로 규정한다. 대립하면서도 결국은 함께 가야 할 동반자라는 의미다. 전 세계는 오바마-시진핑의 뉴리더십으로 지구촌에 드리운 불확실성과 우울이 하루빨리 걷히기를 기대한다. 4, 5면에서 G2의 뉴리더십과 과제 등을 상세히 살펴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