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 논술 첨삭노트] 수시대비 유형익히기: 중앙대
이번주 소개할 대학 유형은 중앙대입니다. 중앙대는 전통적으로 고정된 형태의 문제를 낸다고 자부하는 대학입니다. 올해도 작년 기출처럼, 그리고 올해 모의처럼만 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2012년 모의와, 2012년 기출은 서로 다르게 출제되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시간에 설명한 인하대는 모의와 기출을 거의 비슷하게 내주는 ‘친절한’ 대학이 맞습니다만, 중앙대는 과거 이런 전력이 있었기 때문에 의심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어쨌든 기본적으로 작년에 나온 3개의 문제와, 올해 출제된 모의 문제는 유형이 같습니다. 4개의 훈련 문제가 있습니다. 이 정도면 크게 부족할 것 같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중앙대는 매우 친절한 논술 가이드북을 내놓는 대학이므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도 나쁘지 않습니다.

▨ 언어 문제

중앙대의 언어 문제는 2문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선, 작년 기출과 올해 모의 문제를 한번 살펴보지요.

2013학년도 모의논술

<문제 1> ‘감정의 동인’이라는 관점에서 제시문 (가), (나), (다), (라)의 논지 차이를 하나의 완성된 글로 기술하시오. (40점, 530~550자)

<문제 2> 제시문 (가)와 (라)의 논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제시문 (마)와 (바)의 공통된 논지를 비판하시오. (40점, 530~550자)



2012학년도 수시기출 (인문계열2)

<문제 1> 제시문 (가), (나), (다), (라)의 논지 차이를 하나의 완성된 글로 작성하시오. (40점, 530~550자)

<문제 2> 제시문 (마)와 (바)를 통합적으로 고려하여 제시문 (나)와 (라)의 논지에 대한 비판적 대안을 완성된 글로 기술하시오. (40점, 530~550자)



두 문제는 쌍둥이 문제입니다. 물론 다른 점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묻는 방식이 같습니다. 다른 점이라면, 우선 작년 문제에는 ‘A에 관한’이라는 조건이 붙어 있지 않지요. 그러므로, 주제나 소재까지 맞히는 것이 필요합니다. 고로, 난이도가 좀 더 높지요. 실제로 이 문제를 풀어본 학생들의 경우 이 주제 자체를 맞히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거든요. (지난 시간에 말씀드린 경희대와 달리, 중앙대 문제는 분류나 주제 자체가 매우 애매하기 때문에 아예 빗나가는 답안이 무척 많습니다. 그러므로, 훈련이 반드시 필요하지요!)

1번 문제에 ‘완성된 글’이라는 조건이 붙어 있지요? 이것이 중앙대 문제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입니다. ‘완성된 글’에 대해 중앙대 측에서는 서론과 결론까지 포함된 통일성 있는 글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분량이 고작 550자이지요. 그러므로 서론은 기껏해야 1문장, 결론 역시 1문장입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이 ‘완성된 글’이란 조건이 1번에 붙을 수도, 2번에 붙을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므로, 이 조건을 명확히 보고, ‘아하, 이건 이렇게 써야겠군’ 하고 체크하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겠지요. 이 부분에서 감점도 있으니 유의하세요!

2번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완성된 글’이 있냐 없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같고, 여기에 하나 더 추가적인 힌트를 주자면, 중앙대는 비판만 하라고 요구해놓고 꼭 대안까지 붙이기를 바랍니다. (모르겠어요. 왜 그러는지는! 중앙대만 그렇답니다.) 그렇기 때문에 2013년 모의 문제 역시 2번은 비판으로 끝나있지만, 대안을 붙이는 예시답안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 중앙대 2번 문제는 반드시 비판 문제입니다. 하지만, 이 비판은 비판이 아니라, <비판 후 대안쓰기>입니다. 잊지 마세요.

또 유형의 특이한 점을 설명드리려면, 다음의 구조를 살펴보셔야겠네요. 2013학년도 모의의 제시문 관계표입니다.
[생글 논술 첨삭노트] 수시대비 유형익히기: 중앙대
보다시피 2 대 2로 묶이게 되어 있지요. 물론 조건에 분류하라는 말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대는 분류를 합니다. 그것도 매우 다양하게 하지요. 그 답은 중앙대가 해답을 내놓기 전까지는 그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한답니다. 왜 그러냐구요? 중앙대의 1번 <논지의 차이 비교하기> 문제는 다음과 같은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① 2 대 2 (2012년 기출, 2013년 모의 이후 현재) : 분류문제

② 1 대 1 대 1대 1 (2010년 기출, 2011년 모의+기출, 2012년 모의) : 독해문제

③ 공통점과 차이점을 가진 1 대 2 대 1 (2010년 모의) : 독해문제

④ 3 대 1 (2009년 기출) : 독해문제



복잡하지요? 문제 조건은 모두 <논지의 차이 비교하기>였습니다. 현재는 ①번 형태대로 그냥 2 대 2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중앙대는 ‘창의적으로 가능한 분류도 부분점수로 인정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2 대 2를 찾다가 도저히 찾지 못하겠다면, 3 대 1로 찾아도 부분 점수를 줍니다. 이점 알아두세요.

그리고 1번 문제 즉, 2 대 2 분류에서 특이한 점은 <A하고, B하시오>의 구조이므로, 요약을 기계적으로 한다는 점입니다. 결론을 던지고 그에 따른 이유나 타당성을 설명하는 서강대나 성균관대의 문제와 달리, 서론으로서 소재를 쓰고, 제시문 (가)로부터 (라)까지 기계적인 나열 요약을 하고, 그 뒤에 분류를 붙이는 식입니다. 예시답안도 한번 보도록 할게요.



인간의 감정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게 된다. 이는 다음의 여러 제시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제시문 (가)는 일란성 쌍둥이가 이란성 쌍둥이에 비해 어떤 환경에 두더라도 비슷한 비율로 우울증을 앓게 된다는 사실을 예로 들어 우울의 감정을 유전적 원인에서 파악하고 있다. 제시문 (나)는 사랑하는 대상의 상실을 의식하는 개인이라고 하더라도, 누구의 ‘어떤 것’을 잃어버렸는지 모르는 무의식적 상황에서도 우울증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제시문 (다)는 만족과 불만의 감정이 사회적 비교로부터 발생한다는 관점에서, 가까운 사람들로 구성된 준거집단과의 비교가 개인의 삶의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제시문 (라)는 현대사회가 기존의 규율사회에서 성과사회로 변모하면서, 이런 사회적 변화로 인해 개인들이 성과에 대한 압박에 시달린 나머지 우울증이 앓게 된다고 지적한다. 결론적으로, 감정의 동인은 이와 같이 다양하지만, 이를 크게 개인 내부 차원의 (가)(나)와 개인 외부-사회적 차원의 (다)(라)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534자)



예시답안을 보면 알겠지만, (혹은 논술가이드북의 예시답안을 모두 보셔도 돼요!) 중앙대는 다른 대학보다 해석의 창의성을 어느 정도 이해해주는 편입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원문에 없는 단어를 대표적인 핵심어로 제시하도록 허용한다는 것이지요.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걸 권장합니다. 어차피 중앙대 제시문은 원론이 되는 제시문보다는 원론에 따른 사례 제시문이 많으므로, 이를 정확하게 파악했는지 ‘핵심어 제시능력’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지요. 자, 다시 말씀드리면, 중앙대의 경우 제시문을 요약할 때 원문에 없는 단어를 써서 핵심을 드러내도 됩니다. 실제로 위 문제에 대한 중앙대의 예시답안을 보면 <임상병리학적 관점>과 같은 고3 수준에서 쓸 수 없는 단어들이 등장합니다. 2번 문제도 볼까요?
[생글 논술 첨삭노트] 수시대비 유형익히기: 중앙대
이거 재밌습니다. (가)와 (라)는 1번에서 서로 다르게 묶여 있던 것이었지요. 하지만, 2번에서는 서로 같은 것으로 묶입니다. 즉, 일종의 <공통점과 차이점 찾기> 유형을 문제 안에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2번 문제를 엿보면서 1번 문제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없습니다.

[생글 논술 첨삭노트] 수시대비 유형익히기: 중앙대
괜히 2번 보고 1번의 분류를 유추해내려고 하지 마세요. 차라리 ‘(가)(라)의 공통점을 찾으라고 하니, 1번에서는 그 반대겠구나’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 맞을지도 모릅니다. 분량상 중앙대 수리 문제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 연재에서 해야겠군요. 이번주에는 2012년 중앙대 인문계열2 기출문제인 <분노> 문제에 대한 해설 pdf를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름/학교/휴대폰번호를 적어서 제 이메일로 보내주세요. 이 자료는 딱 1주일간 보내드리며, 그 외의 자료는 따로 보내드리지 않습니다.

이용준 S·논술 선임 연구원 sgsgnot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