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유혹, 무임승차

[생글기자 코너] (고등학생) 참을 수 없는 유혹, 무임승차 등
지난 여름 얘기다. 대구로 내려가기 위하여 KTX를 이용했다. 기기를 들고 다니며 자리를 확인하는 승무원. ‘이 자리 구매하신 것 맞습니까?’ KTX를 자주 이용하는 승객이라면 자주 볼 수 있는 무임승차 단속 풍경이다. KTX 승무원에게 물었다. “휴가철만 되면 평소보다 15%가량 무임승차자들이 증가한다”고 말했다. 비성수기 때보다 단속이 몇 배로 힘들다고 했다.

실제로 2008년부터 KTX 무임승차자 추세를 보면, 2008년에는 4만3000명, 2009년에는 8만9000명, 2010년 8월까지는 5만7000명으로 매년 증가추세다. 작년과 올해도 마찬가지다.

이토록 무임승차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의 경제학자 올슨은 자신의 저서 ‘집합행위론’에서 “무임승차란 공공재를 사용할 때 개인이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얻는 이득을 위해 행하는 행위”라고 정의했다. 그런 의미에서 KTX 무임승차를 함으로써 취할 수 있는 이득은 주로 비용 절감이라고 할 수 있다.

KTX 서울~동대구만을 보더라도 4만원가량의 비용이 들며, 왕복으로 8만원 안팎의 적지 않은 비용이 요구된다. 단 한 번의 무임승차를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비용이 4만원인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승무원은 “KTX 비용이 다른 대중교통보다 높게 책정되는 것은 승객이 적은 노선(순천~남원) 같은 경우 적자운영을 하기 때문에 비교적 높을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높은 비용 때문에 일어나는 무임승차를 방지하기 위해 코레일은 무임승차 적발 시 10배의 비용을 벌금으로 부과한다는 규정을 만들었지만 승객들에게 10배나 되는 벌금을 부과하는 것은 승무원에겐 같은 서민으로써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KTX 승무원의 말에 따르면 성수기 때는 회사원이나 용무가 있는 사람들이 비즈니스로 인해 급박한 상황에서 표가 매진되어 무임승차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평소에는 대학생을 중심으로 20~40대가 인터넷에 떠도는 ‘KTX 무임승차 방법’과 같은 요령을 읽고 시도하다 적발될 때도 많다고 한다. “그런 요령은 승무원도 모두 숙지하고 있어서, 걸릴 확률이 높습니다. 무임승차를 하게 되었을 때 승무원에게 사실대로 말해주시면 50%의 과징금만 물게 되니 미리 얘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무임승차를 하다가 적발됐을 때 승무원과 실랑이를 벌이는 것은 그리 좋지 않은 방법이다. 승무원은 규정에 따라 불특정 다수에게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진행하기 때문에 임의적으로 결단을 내릴 수 없다. 따라서 보다 공식적인 절차로 의견을 홈페이지에 쓰는 등의 행동이 요구된다.

KTX 무임승차. 양심을 버리고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공공재의 단점만을 이용할 것이 아니라 함께 쓸 수 있어 더 편리하다는 장점을 보고 행동을 하는 올바른 시민이 되어야 한다.

김호기 생글기자(대구과고 2년) ghrl617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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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내 라면판매 금지의 경제학

[생글기자 코너] (고등학생) 참을 수 없는 유혹, 무임승차 등
2009년 3월 제정된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 제8조 제2항’에 따라 학교 내에서는 라면 판매가 원천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하지만 이 법은 학생들의 의견수렴 없이 시행된 터라 라면 공급을 막는 데 성공했지만 라면 수요를 줄이는 데는 실패했다. 오히려 학생들의 탈법을 조장하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 학교에서 라면을 팔지 않자 감시를 피해 라면을 먹는 학생이 자주 목격된다. 특별법의 실효성이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설문조사를 실시해 보았다. 설문조사를 해보면 학생들의 건강을 해치지 않을 정도로 수요(과다소비)를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다. 조사방법은 하버드 경제학과 라즈 체티 교수의 논문(조세 분리 표시 유무에 따른 시장의 반응)에 기초했다.

체티 교수의 논문은 세금이 수요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세금 표시 유무, 생산자 부담과 소비자 부담의 비교, 세금과 생산비용 증가가 수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방법을 찾는 것이다. 학생들의 라면 수요를 강제적으로 금지하는 게 아니라 자율적인 수요 감소로 유도하기 위해 목동지역 중·고교 학생 200명을 설문 대상으로 삼았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141명의 학생 중 단 2명을 제외한 139명이 학교당국으로부터 라면 금지 이유에 대한 설명을 들은 적이 없으며, 이 중 12명을 제외한 127명이 교내 매점에서 라면 구매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라면 수요를 세금부과를 통해 조절한다고 하였을 때, 학생들은 세금 증가 비율보다 증가액에 더 민감하며 평균적으로 530원 이상의 세금이 부과된다면 라면 수요를 줄이겠다고 대답하였다. 또한 137명 중 118명이 세금 부과 시 소비자 부담이 생산자 부담보다 많아지면 수요를 줄이겠다고 하였다.

반면 라면 가격이 올랐다고 가정할 경우 가격 인상이 생산비용 증가 때문인지 부과된 세금이 올랐기 때문인지는 크게 중요치 않았다. 생산비용 증가와 세금 증가 중 구매 중지 의사를 밝힌 응답자는 74명대 63명이었다. 이는 생산비용과 조세부과의 차이는 학생들의 라면 수요에 결정적이지 않다는 의미다.

세금 조절을 통한 학생들의 라면 수요 제한은 학생과 교육당국 사이의 마찰을 줄일 수 있다. 학생과 학교당국은 현재도 매점 내 여러 식품판매를 놓고 대립하고 있다. 결국 설문조사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라면 규제를 푼 후 라면에 적정 조세를 부과해 수요를 자발적으로 줄이면 갈등이 해결될 것이다.

갈등 해결의 측면 외에도 라면에 붙는 세금은 교육당국에서 예산으로 확보해 저소득층 가정 지원이나 장학금, 또는 학생들의 건강 복리 증진을 위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론적인 설문조사를 통해 정책 집행 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나 오류를 현실적인 해결책으로 보완하여 정책 집행에 있어서 보다 신중을 기할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김범진 생글기자(하나고 2년) kbjkb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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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축제, 이대로 괜찮을까요?

[생글기자 코너] (고등학생) 참을 수 없는 유혹, 무임승차 등
대학과 마찬가지로 고등학교에서도 축제가 열린다. 학교마다 시기가 다르지만 대부분의 학교가 학업을 잠시나마 잊고 축제를 즐긴다. 배재고도 축제를 연다. 바로 배재축제다. 올해 127회가 열렸으니 아마도 배재축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고교 축제일 것이다.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대강당에서는 각종 경연대회와 동아리 공연, 다른 학교의 찬조공연, 동아리 상설전시, 구기대회, 먹거리 판매 등이 학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고등학교 축제는 다른 학교 학생들도 많이 참여한다는 특징이 있다. 다른 학교 학생들은 나름 열심히 공연을 준비해 무대에 올린다. 반응도 뜨겁다. 축제를 통해 지역 학교끼리 교류도 가능해 친목을 다질 수 있다. 또 평소 몰랐던 다른 학교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수도 있고 이전에 가졌던 나쁜 선입견도 고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하지만 축제가 꼭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만은 아니다. 일단 다른 학교의 축제에 참여할 때 다른 학교 학생인 것을 악용, 일부 학생들이 불량 청소년들에게 돈을 빼앗기는 범죄도 발생한다. 또 축제 공연 도중 안전 사고도 자주 발생한다. 특히 축제에 고등학생들에게 적절하지 않은 선정적인 공연이 나타나 문제를 일으킨다. A고등학교의 공연을 본 B양은 “공연들 중에서 여학생들이 나와 춤을 추는데 너무 야해서 차마 제대로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축제의 특성상 많은 학생들이 쉽게 선정적인 공연에 노출된다.

이를 막기 위해선 사전 검열보다 낮은 단계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학생과 학교 교사, 부모로 이뤄진 협의단을 구성해 축제 기간에 무대에 올려질 프로그램을 함께 정하는 방법도 가능하리라 본다. 무대 의상이나 몸짓에 대한 일정한 조율은 표현의 자유와 무관하다.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만큼 수위조절은 교육적이라고 생각한다.

또 학교 측에서는 안전요원 배치, 응급상황에 필요한 보건실 운영과 같은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안전요원에 대한 예산부담은 학부모 참여나 학생 참여 등으로 덜 수 있다. 또 주변 경찰과 연계한 안전요원 배치도 가능하다.

학창시절에 간직할 수 있는 좋은 추억이 되는 축제. 보다 알찬 내용으로 영원히 기억에 남을 시간이 바로 축제다. 대학을 따라하려는 듯한 축제보다 고교 나름의 특징을 살린 축제가 돼야 한다.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관건이다.

신효준 생글기자(배재고 1년) shinwj2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