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하드' 수학의 비결…정수 2개만 이용하면!

형사가 조심스럽게 가방을 연다. 폭탄이다! 이때 악당에게서 전화가 온다. “당신 옆에 있는 3갤런짜리와 5갤런짜리 물통을 사용하여 4갤런의 물을 2분 안에 정확히 맞춰 저울에 올려라. 아니면 폭탄은 폭발한다.” 이것은 영화 <다이하드3>의 한 장면이다. 여기서 주인공인 맥클레인 형사는 잠시 궁리를 한 뒤 거침없이 동료와 함께 물을 주고받으며 순식간에 4갤런의 물을 만들어 저울 위에 올리고 결국 폭탄은 안 터진다. 아마 이 영화를 본 사람도 이 장면에서 뭘 어떻게 한 건지 금방 이해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을 다음과 같이 글로 써서 천천히 살펴보면 ‘아~!’하고 이해가 될 것이다.
[영·수야! 놀자] 강현민의 신나는 수학여행-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첫째, 5갤런 물통에 물을 가득 채운다. 둘째, 5갤런 물통의 물을 3갤런 물통에 옮겨 부으면 5갤런 물통에는 2갤런이 남고, 3갤런 물통은 가득찬다. 셋째, 3갤런 물통의 물을 비운다. 그러면 5갤런 물통에만 2갤런이 남는다. 넷째, 5갤런 물통에 남아있는 2갤런 물을 3갤런 물통에 옮겨 붓는다. 그러면 5갤런 물통은 비었고, 3갤런 물통엔 2갤런이 찬다. 다섯째, 5갤런 물통에 물을 가득 채운다. 그러면 5갤런 물통은 가득차고, 3갤런 물통엔 2갤런의 물이 남아 있다. 여섯째, 5갤런 물통의 물을 3갤런 물통에 옮겨 붓는다. 하지만 3갤런 물통에는 1갤런만 옮겨질 수 있으므로 결국 5갤런 물통에는 4갤런의 물만 남게 된다.

솔직히 영화의 이 부분에서 나는 ‘헉~!’하고 놀랐다. 폭탄이 폭발하기 직전이라 아무 생각도 안날 급박한 상황에 생전 처음 접하는 이런 어려운 문제를 거침없이 해결을 한다고…. 이 양반, 내 생각엔 지구에 몇 안되는 진정한 초천재다. 아니면 학생 때 배운 수학에 이런 유형의 문제가 많이 나와 풀어봤었던지. 각설하고, 사실 이 문제를 위에서처럼 글로 쓰면 굉장히 복잡해 보이지만 수학적으로 이해하면 그렇게까지 어렵지는 않다. 문제의 핵심은 이 형사가 5갤런 물통으로 물을 2번 가득 뜨고, 이를 3갤런 물통에 2번 꽉 차도록 부어서 4갤런의 물을 만들어 낸 것이므로 이것을 식으로 표현하면 5x2-3x2=4가 된다. 즉, 이 식은 5와 3을 적당히 정수배한 후 더하고 빼서 4를 만들면 된다는 뜻이다. 또, 앞의 수식만이 유일한 것도 아니다. 다른 방법으로는 3x3+5x(-1)와 같이 나타낼 수도 있고, 이 식은 3갤런 물통으로 물을 3번 가득 뜨고 이를 5갤런의 물통에 1번 꽉 차도록 붓는 작업을 적당한 순서로 하면 4갤론의 물이 만들어진다는 뜻이다. 다음 예를 통해 조금 더 알아보자.


(예) 5갤론의 물통과 8갤론의 물통을 사용하여 1갤론의 물을 만들어라.

식을 5xa+8xb=1이라고 하면 a=5, b=-3일 때 성립하므로 5x5-8x3=1. 즉, 5갤런 물통으로 물을 5번 가득 뜨고 이를 8갤런 물통에 3번 꽉 차도록 붓는 작업을 적당한 순서로 하면 1갤런의 물을 만들 수 있다. 순서는 여러분이 생각해보도록!

자~ 이젠 이런 문제를 너끈히 해결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이미 여러분도 악당에게서 시민을 구하는 영웅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


[영·수야! 놀자] 강현민의 신나는 수학여행-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신나는 수학여행’ 집필은 ‘수학나눔연구회’ 소속 서울 대치동 유명 강사들이 맡는다. 수학나눔연구회(회장 최문섭)는 20명의 유명 강사들이 교육기부 및 재능기부를 통해 교육환경이 열악한 학생들의 수학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비영리단체다. 이를 위해 현재 무료 수학 인터넷 강의사이트인 ‘수제비넷(www.sujebi.net)’을 운영하고 있다. 대입설명회, 교육불모지의 방과후수업 강의지원, 중·고교 교재 집필, 각종 온라인 교육업체 출강 등으로 재원을 조달하고 있다. 수학나눔연구회 소속 강사들의 저서로는 『최상위 수학』『최고득점 수학』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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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out! Cover me!"…나는 밖에 있어! 덮어줘(?)

총싸움을 벌이는 미국 액션 영화를 보다보면 “I’m out! Cover me!”와 같은 표현이 심심찮게 들린다. 또는 미국인들이 친구들과 1인칭 총싸움 게임(First-Person Shooter·FPS)을 하면서도 흔히 외치는 말이다. 그런데 이것을 “나는 밖에 있어! 나를 덮어줘!”라고 해석하면 아무래도 뭔가 이상하다.

모르는 단어가 쓰인 것도 아니고, 또 대단히 쉬운 단어들이라 사전을 찾아봐도 해결이 안 되는 이런 경우는 참 막막해진다. 본 칼럼을 통해 이 표현의 의미를 알아보도록 하자.
[영·수야! 놀자] 강현민의 신나는 수학여행-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out은 위치상 ‘바깥’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다 바깥으로 나가서 ‘다 써버리고 없다’라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be out of A라는 표현은 A를 다 써버렸다는 의미이다. “We are out of toilet paper. (화장실 휴지가 다 떨어졌어)”, “We are out of money. (돈이 다 떨어졌어)” 등처럼 쓰인다.

총싸움 게임을 하다보면 총알이 떨어져 새로운 탄창을 장전(reload)해야 할 때가 많다. 그래서 “나 총알이 다 떨어졌어!”라는 말을 종종 외치게 되는데, 이런 경우 “be out of A” 표현을 사용하여 “I’m out of bullets!(=총알)” 또는 “I’m out of ammo!(=ammunition·탄약)”라고 외치면 된다. 그런데 정황상 다 써버린 것은 당연히 총알이므로 이를 더욱 간단하게 표현하여 “I’m out!(다 떨어졌어!)”이라고만 표현해도 충분하다.

한편 “Cover me!”를 직역하면 “나를 덮어줘!”라는 의미인데, 위와 같은 상황에선 눈에 보이지 않는 보호막으로 나를 덮어달라는 의미, 즉 적들이 나를 총으로 맞히지 못하게 엄호해달라는 의미이다.

공교롭게도 총알이 다 떨어진 한 액션영화 속 주인공이 적들의 총격을 피해 어떤 장소로 이동해야 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아직 총알이 남아있는 동료와 아래와 같은 대화를 나눌지도 모른다.


실전 회화

A : I’m out! What do I do now?
B : You gotta make a run for that door.
A : I’l give it a shot. Cover me!
B : OK. Run! Now!

A : 총알이 다 떨어졌어! 이제 어떻게 하지?
B : 저 문까지 달려가야 해.
A : 한번 시도해 볼게. 엄호해줘!
B : 알았어. 뛰어! 지금이야!

*gotta는 본래 have got to(해야 한다)라는 표현에서 have가 탈락된 구어체 표현이다.

*give it a try/go/shot은 시도하다, 한번 해보다라는 의미의 구어체 표현이다.

[영·수야! 놀자] 강현민의 신나는 수학여행-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박희성

‘맛깔난 잉글리시’ 필자 박희성 씨는 고려대에서 영어교육을 전공했다. 현재 메가스터디 편입학원에서 다양한 온·오프라인 강의를 하고 있으며 7년째 에몽잉글리시(EmongEnglish.net)를 운영해 오고 있다. 국내 최대 수험생 커뮤니티인 <오르비>와 <네이버 카페 수만휘>에서 ‘에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영어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멘토이자 칼럼니스트로 많은 도움도 주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에몽의 수능영어 독해기술』『에몽의 영문법의 재발견』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