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뭉클한 우즈베키스탄 한인체육대회

[생글기자 코너] 가슴뭉클한 우즈베키스탄 한인체육대회 등
과거에는 실크로드의 중심지였고 현대에는 중앙아시아의 교통 중심지인 우즈베키스탄.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생소하게 들릴 수 있지만 지난 10년간 활발한 교류와 자원 개발을 통해 한국 기업인들이 문을 두드려온 지역이다. 주재상사원, 기업인, 선교사 등을 포함해 이미 1000여명의 교민들이 자리잡은 이곳에서 지난 5일 제11회 한인 체육대회가 성황리에 열렸다.

한인회는 전체 교민들의 우의를 다지기 위해 해마다 ‘한인 체육대회’를 주최한다. 올해도 청·백 두 팀으로 나뉘어 체육대회를 준비했다. 대회가 열리기 전에 종목별로 사전 연습을 하면서 상호 친목을 다졌다.

이날 대회에는 최대한 많은 교민이 참석해 1년간 쌓인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외로움을 달랬다.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체육대회는 함성속으로 빠져들었다. 교민들은 각자 축구, 피구, 족구, 농구, 줄다리기, 릴레이 등에 참가해 실력을 겨뤘다. 개인전을 물론 가족간 게임 대항전도 열렸다.

쌀자루를 지고 달리는 장사릴레이, 계란판을 이고 달리는 여장 장바구니 릴레이, 모자 뺏기(기마전) 등은 보는 이로 하여금 배꼽을 움켜잡을 정도로 재미를 선사했다. 양팀의 응원전도 대단했다. 팀마다 극비리에 준비한 치어 쇼, 사물놀이, 댄스 등이 운동장을 달궜다. 시간이 갈수록 경기의 긴장감과 재미가 더해졌다.

이날 유학생회와 국제협력단(KOICA)은 내과 전문의로 구성된 의료팀을 지원했다. 경기 중 발생할 수 있는 만일의 부상 등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이 덕분에 참가자들은 자기가 가진 실력을 더 열심히 쏟아냈다. 이들은 한인회 임원들과 함께 시상식을 돕거나 경기 후 쓰레기를 치우는 봉사활동도 펼쳤다.

이날 행사를 위해 60여개의 기업이 후원 또는 협찬을 해주었다. 이 덕분에 대회는 한층 풍요롭게 진행될 수 있었다. 또한 모국 기업의 고마움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경품 추첨식은 너무도 재미있었다. 각 업체가 후원한 항공권 6장, 대형 TV, 전자제품, 생필품 등을 탈 수 있다는 기대감에 추첨식은 엄숙하기까지 했다. 물론 기쁨과 서운함이 엇갈렸다.

체육대회는 다음 대회를 기약하며 끝났다. 체육대회는 고국을 그리워 하는 교민들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동시에 대한민국 교민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게 하는 대축제의 마당이다. 먼 이국 땅에서는 열리는 교민 체육대회가 횟수를 거듭할수록 성장하고 있어 이곳에 사는 학생으로서 매우 기쁘다. 생글 독자들도 언젠가 한번은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해 체육대회에 참가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민아 생글기자(타슈켄트국제학교 11년) cindy396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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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시대의 마녀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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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시대다. 스마트폰 하나면 과거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을 할 수 있다. 메모장, 카메라, mp3, 전자사전, 게임기 기능은 물론이고 거울 기능까지 한다.

이 중에서도 최고의 기능은 단연 SNS이다. SNS 기능을 통해 가족과 친구는 물론 정치인과 연예인 등과도 의사를 교환할 수 있다. 심지어 말 한마디나 동영상 하나로 세상을 뒤흔들 수도 있다.

그러나 많은 기능과 이점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 스마트폰을 쓰거나 트위터 계정을 여는 것이 두렵다. 최근 일어난 수많은 일을 보면 스마트폰을 가지고 싶다는 마음이 사라질 정도다. 채선당 사건, 버스 무릎녀, 악마의 에쿠스 같은 사건은 대표적인 것들이다. 사실이 왜곡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버스 무릎녀’ 사건은 젊은 여자가 중년 남자를 무릎꿇게 했다고 알려지면서 이 여자는 신상털기를 당했다. 사진만 보면 “아니, 젊은 여자가 예의가 없이 나이 많은 분을…”이라는 편견이 생긴다. 이를 본 사람들은 대부분은 눈쌀을 찌푸렸을 것이다. 이 여성은 ‘버스 무릎녀’라는 별명이 붙여져 많은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목격자의 설명은 달랐다. 버스 운전사가 운전을 매우 잘못해 승객들이 모두 죽을 뻔했던 사건의 연장선에서 벌어진 것이었다. 버스 운전사의 잘못에도 불구하고 버스회사 사장이 불쾌하게 반응하자 이 여성이 “그럼 무릎이라도 꿇으라”고 하였다는 것.

이 여성의 행동은 그런 아찔한 상황에서 누구라도 할법한 말과 행동일 뿐이었다. 그러나 사진이 퍼지면서 이상하게 왜곡됐고 자초지종을 모르는 네티즌들은 이 여성을 매도했다. 이 여성은 알지도 못하는 수백, 수천명에게 비난을 받아야 했다.

‘채선당 사건’과 ‘악마의 에쿠스’ 사건도 마찬가지다. 사건의 전말을 모르는 사람에게 동영상은 얼마나 많은 왜곡을 낳는지를 보여줬다.

중세 시대에는 마녀 사냥이 있었다고 한다. 마녀라고 신고당한 이들은 합법화된 고문과 심문에 못이겨 마녀라고 자백하고 화형당했다. 이들에게는 어떤 보호도, 적당한 재판 절차도 허용되지 않았다.

요즘의 ‘◇◇녀’ 같은 SNS 루머는 ‘현대판 마녀사냥’이라고 할 만하다. 문명의 결과물인 SNS가 오히려 비논리성과 맹목적 아수라장을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나의 코멘트 하나가 세상을 바꾸는 데 쓰일지, 무고한 누군가를 마녀로 만드는 데 쓰일지는 우리의 이성에 달렸다.

이지현 생글기자(경기외고 2년)janipa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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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회장 선거는 민주시민으로의 첫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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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니는 살레시오고에서 최근 학생회장 선거가 열렸다. 회장 및 부회장 후보들은 아침 일찍부터 학교 입구에 나와 등교생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는 등 치열한 선거운동을 펼쳤다. 한마디로 국회의원 선거현장을 방불케 하는 뜨거운 유세 현장이었다.

이번 선거는 지난 선거와 여러 면에서 달랐다. ‘SNS 홍보’와 ‘자율투표’가 대표적인 예다. SNS 홍보는 학생들로 이루어진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후보자들의 선거도우미들만 가능했다. 대부분 학생들이 페이스북과 같은 SNS을 자주 사용하는 점에 착안한 선거운동이었다.

두 번째는 ‘자율투표’이다. 지금까지는 학급별로 단체 투표를 해왔지만 올해부터는 학생 각자가 쉬는 시간을 활용해 투표 장소에서 자율적으로 투표수 있게 했다. 개별 투표가 민주주의의 기본이라는 점을 감안해 학교 측이 도입했다. 학년별 모니터에 나타나는 시간대별 투표율은 국회의원 선거 때 중계되는 실시간 투표 모습을 그대로 경험케 해주었다. 이 때문인지 투표율이 80%를 훌쩍 넘어섰다. 개별투표가 집단투표로 인해 나타난 투표 무관심을 깨뜨렸다고 분석할 수 있다. 후보자들의 열띤 유세도 보기 좋았다. 한 후보자는 솔직한 이야기와 성실한 공약을 내걸어 큰 호응을 얻었다. 솔직한 연설이 보기 좋았다는 칭찬이 이어졌다. 자신의 몸에 우유를 뿌리고, 계란을 깨뜨리는 등 퍼포먼스 위주로 연설한 후보자도 있었다. 퍼포먼스나 현실성 없는 공약보다 짜임새 있고 진실성이 담긴 연설이 호감을 얻었다는 것은 불문가지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많았다. 가장 아쉬운 점은 어른들의 선거와 마찬가지로 흑색선전과 득표수만을 고려한 포퓰리즘 공약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후보자의 지지자들 사이에서 근거 없이 나도는 소문, 전직 학생회 간부들을 비난하며 표를 얻고자 하는 모습, 그리고 8건의 부정선거와 재투표의 모습은 나타나지 말았어야 하는 것이었다.

고교생들은 졸업 후 1년 뒤면 성인이 되고 보통선거 원칙에 의해 투표권을 갖는다. 사회에 나가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치르게 되면서 무늬만 선거였던 학생회장 선거와는 많은 점이 달라 혼란스러울 수도 있다. 학생회장 선거가 앞으로 더 활성화되고 장려된다면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기 전에 선거의 중요성을 깨우칠 수 있는 교육의 현장이 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민주시민이 되는 첫걸음이 되지 않을까.

최재영 생글기자(살레시오고 3년)wodud7120@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