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속의 '코리안'…Boys, be ambitious!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올라가고 세계를 무대로 뛰는 한국인들이 늘어나면서 유엔,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등 다양한 국제기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신의 꿈을 세계 무대에서 펼치기엔 국제기구만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보수도 상당히 후한 편이다. 기획재정부가 2009년부터 매년 실시하는 국제금융기구 채용박람회에는 수백명의 지원자들이 모여들고 있다. 하지만 국제기구 취업은 ‘바늘구멍’이라 불릴 정도로 어렵다. 채용 인원이 아주 적은데다 석사 학력 이상의 전문성을 갖춰야하고 영어 등 외국어 실력도 뛰어나야하기 때문이다.

[Cover Story] 언어·경험·전문성…국제기구 취업문 여는 '3박자'

#취업'바늘구멍'… 후한 보수

대부분의 국제기구는 ‘유엔 시스템’의 범위 안에 포함된다. 유엔 시스템은 안보장이사회,경제사회이사회 등 6개 주요 기관 및 산하 기구를 합쳐서 가리키는 말이다. 세계식량계획(WFP) 유엔아동기금(UNICEF)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등이 대표적이다. 유엔과 산하 기구들은 직원 채용 및 승진에서 거의 비슷한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직원은 크게 전문직원(P급) 및 고위직(D급),현장직원(필드전문가),일반직원(GS) 등으로 나뉜다. 일반적인 국제기구 취업은 ‘국제 공무원’이라 불리는 전문직원직을 의미한다. 현장직원은 특정 분야 전문가나 현지 사정에 밝은 사람을 계약직 형태로 고용하는 것을 가리키며, 일반직원은 주로 해당 기관의 소재지역에서 뽑는 지원 업무 종사자들이다. 또다른 한 축은 IMF WB 등 국제금융 기구다. 국제통화정책을 담당하는 IMF는 주로 연구 인력을, 신흥국에 대한 개발원조를 담당하는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아프리카개발은행(AfDB)은 관련 전문 인력을 많이 채용한다.

# JPO시험· 인턴이'지름길'

유엔 시스템의 채용과정은 크게 △수시 채용 △국제기구 초급 전문가(Junior Proffesional Officer·JPO) △유엔 사무국 청년전문가(YPP·Young Professionals Programme) 등으로 나뉜다. 수시 채용은 유엔 산하 각 기관에서 기존 직원이 퇴직하거나 보직이 신설되면서 필요한 인력을 뽑는 것을 의미한다. 국제기구 인사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채용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채용 인원이 워낙 적은데다 대개 비슷한 국제기구 경력이 있는 인력을 선호하는 편이라 취업이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국제기구에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은 대개 JPO 시험을 준비한다. JPO는 한국 정부가 경비를 부담해 국제기구에서 2년 정도 근무할 수습 직원을 파견하는 제도다. JPO 근무자는 정규 직원처럼 업무를 수행하게 되며, 한국인의 경우 2010년까지 80% 이상이 정직원으로 채용됐다. 지난해부터 매년 15명을 선발한다. 시험은 1차는 TEPS, 2차는 면접 영어필기 영어면접 등으로 치러진다. 이밖에 제2외국어 능력,석사 학위 이상의 전문지식이 있는 경우 가산점을 받는다. YPP는 유엔 사무국에 진출한 인원이 상대적으로 적은 국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일종의 공채 프로그램이다. 한국에서 필기 시험을 치른 뒤, 합격자는 미국 유엔 본부에서 면접을 거쳐 채용된다. 선발 과정 전반을 유엔 인사실이 관리하고 있어 영어 면접과 그동안의 경력이 당락을 좌우한다.

IMF OECD WB ADB 등 국제금융기구의 채용 과정은 기관별로 다르다. 석·박사 학위 취득후 전문 인력으로 합류하는 것이 아니라면 YPP나 인턴 과정을 거쳐 이들 기관의 직원으로 채용된다. 이 기관에 바로 취업하는 한국인들도 YPP와 인턴 과정을 거친 경우가 대부분이다.

# 석사 학위 이상이 대부분

국제기구 취업에 성공한 이들은 한결같이 △뛰어난 어학 실력 △국제적 감각을 기를 수 있는 풍부한 경험 △전문성이라는 3박자를 고루 갖춰야한다고 강조한다. 1997년 JPO 2기로 선발돼 유엔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이사회(UNESCAP)에서 일하는 강경구 씨는 “유엔 업무에 필요한 각종 문서들을 국제적인 수준에서 작성할 수 있는 능력이 되어야한다”고 말했다. 현재 유엔 본부에서 일하는 서석민 씨는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전세계 곳곳에 있다”며 “이들 기구에서 실제로 필요로 하는 전문지식과 경력이 있어야한다”고 강조한다. 서씨는 “학교나 점수보다 업무와 관련된 실무 경력 여부를 중요하게 보는 곳이 국제기구”라며 “기업이나 비영리기구에서 먼저 경력을 쌓은 뒤 국제기구에 지원하는 편이 더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국제기구 직원들은 석사 학위 이상을 갖고 있다. 그만큼 전문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셈이다. 유엔아동기금에 근무하는 이혜원 씨는 “저개발 국가 지원이나 분쟁 해결 등에 적합한 경제학이나 정치학 전공자들을 선호한다”며 “IT 의료 구호 활동에 적합한 전문가들에 대한 수요도 있다”고 전했다.

<논술 포인트>

각국 정부와 별개로 활동하는 국제기구가 필요한 이유를 설명해 보자. 그리고 국제기구의 다양한 활동들이 어떻게 인류의 삶을 바꾸고 있는지,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도 토론해 보자.

---------------------------------------------------------

UNDP·유니세프 등 유엔 산하에 '즐비'

국제기구, 어떤 것들이 있나

[Cover Story] 언어·경험·전문성…국제기구 취업문 여는 '3박자'
일반적으로 국제기구로 분류되는 조직 가운데 상당수는 유엔 산하에 있다. 유엔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소련 영국 프랑스 등이 모여 만든 국제기구다. 주 목적은 국가 간 안전 보장과 협력 관계 증진이다. 본부는 미국 뉴욕에 있다. 이 때문에 보통 ‘유엔’이라고 불리는 조직은 행정 업무를 담당하는 유엔 사무국과 안전보장이사회, 경제사회이사회 등 몇 개 이사회 조직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개발도상국의 경제·사회 발전을 지원하는 유엔개발계획(UNDP), 아동 문제를 전문으로 하는 유엔아동기금(UNICEF), 난민 보호가 임무인 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 긴급 구호와 농업 진흥을 맡고 있는 세계식량계획(WFP)과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등이 산하 기관으로 포진해 있다. 이 밖에도 근로자의 지위 향상을 위한 국제노동기구(ILO), 보건·위생 분야의 국제협력체인 세계보건기구(WHO), 국가 간의 분쟁을 법적으로 해결하는 국제사법제판소(ICJ) 등 다양한 분야의 국제기구들도 유엔 산하다.

한편 국가 간 무역과 금융거래 활성화를 위한 국제금융기구도 많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국가 간 무역을 돕기 위해 외환 시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필요할 경우 각국 정부에 긴급 자금을 대부해주는 기능을 맡고 있다.세계은행(WB)은 개발도상국에 대한 재정적·기술적 지원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지역별로 아시아개발은행(ADB)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등이 비슷한 기능을 맡고 있다.

조귀동 한국경제신문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