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문제 유형 ② - 비교하기

지난 연재에서는 2회에 걸쳐 논술문제 유형 중 가장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 공통점 찾기 유형을 보았습니다. 이번에는 또 다른 대표 유형인 관점 비교하기를 살펴보겠습니다.

관점을 비교하는 문제들은 대개 흔히 ①두 제시문 간의 관점을 비교하라는 문제 ②특정한 기준 a에 대해 두 제시문이 갖는 관점을 비교하라는 문제 ③특정한 기준 a에 대해 세 제시문 간의 관점을 비교하라는 문제(연세대 이화여대 숙명여대) ④네 제시문 간의 관점을 2개씩 묶어서 비교하라는 문제(성균관대 경희대), 혹은 불특정하게 묶는 문제(중앙대)로 나눌 수 있습니다.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복잡한 유형인 듯 보이지만, 사실은 ①번 형태가 적용되는 방식이 다를 뿐, 모두 ①번의 변이에 불과합니다. 우리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알아야 할 사실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비교를 위해서는 하나의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과, 그 기준에 따라서 두 갈래의 방향성을 지닌 서로 다른 관점이 있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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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서로 양립되는 다양한 관점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어야 합니다. 양립되는 다양한 관점을 이해해야 하는 것은, 그것이 우리가 비교를 위해 종종 사용하는 기준틀이 되기 때문입니다. 즉, 특정한 기준에 대해 2개의 해답이 있다고 합시다. 그렇다면, 그 2개가 서로 각자의 대립쌍을 이루겠지요. 다음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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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들을 더 많이 익혀두는 것이 훗날 비교문제를 푸는 데 있어서 큰 역할을 합니다. 구체적인 표현(ex. 유전의 힘/교육의 힘)을 할 수도 있겠지만, 이를 개념화한 표현, 예를 들어 ‘선천적/후천적’이라는 단어의 사용은 훨씬 포괄적이겠지요. 물론 이걸 외우라는 뜻은 아닙니다. 문제를 많이 풀면서 자연스레 이를 익히면 됩니다. 그리고, 나중에 실전에서 이런 단어들을 자연스럽게 꺼내면 되는 것이지요. 자, 그럼 이제 구체적인 서술을 어떻게 하는지 보지요. 비교하기 구조 역시 공통점 찾기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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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상으로는 외연부터 서술하게 되어 있지만, 공통점 쓰기와 마찬가지로 실제로 원고지에 쓸 때는 결론-(가)-(나)의 형태로 씁니다. 자 그리고, 이제 이런 구조를 토대로 결론을 어떻게 쓸지도 알아보겠습니다. 결론을 쓰는 방식은 특정하게 고정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다음의 형태들은 각 대학들이 내놓은 예시답안을 토대로 보았을 때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형태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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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특정한 예시답안의 형태로 만들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두 제시문은 인간과 동물 사이에 위계가 존재하느냐(=하는지의 여부)에 대해 서로 다른 관점을 보이고 있다.

②두 제시문은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 우열이 존재하는지 아니면 동등한지에 따라 상이한 관점을 보이고 있다.

③두 제시문은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 인간이 우월하다고 주장하는 A와 서로 동등하다고 주장하는 B로 나뉜다.

④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 제시문 A는 인간이 우월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B는 서로 동등하다고 주장한다.


<의미의 차이를 논하시오>의 유형

간혹 이런 류의 문제가 나올 경우가 있습니다. <논하시오>라는 조건은 굉장히 광범위하기 때문에 흔히 <자신의 창의적인 생각까지 포함해도 좋습니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즉, 일반적으로 논하라는 조건은 비판이나 주장과 같이 주관적인 의견이 들어갈 수 있을 때 사용됩니다. 하지만, 비교의 경우에도 이런 조건이 쓰일 때가 있지요. 그것은 단순 비교가 아니라, 분석 비교라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2011년까지 고려대의 경우 <긴 2개의 제시문에 따른 관점 비교>를 요구했습니다. 이럴 경우, 관점이 차이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일 수 있습니다. 이른바 창의적인 <답찾기>가 됩니다. 이런 경우, 구조는 지금 설명된 방식 결론-(가)-(나)말고 <첫째><둘째>와 같은 서수를 사용하며 나열식으로 구성됩니다. 이는 최근 가톨릭대의 문제들에서도 발견되었지요. 이런 조건을 구별하기 위해서는, 항상 문제의 최후 요구조건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분량은 어느 정도인지, 창의성을 요구하는 대학인지, 이 대학이 과거 비교 문제에 있어 창의성을 요구했는지 등등을 따져보아야 합니다.


실전문제 풀이

어떤 객이 나에게 말하였다. “어제 저녁, 한 고약한 사내가 큰 몽둥이로 떠돌아다니는 개를 쳐죽이는 것을 보았는데, 몹시 불쌍하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개고기나 돼지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어제 누가 화로에 이(蝨)를 던져 태워 죽이는 것을 보았는데, 마음이 아파 앞으로는 이를 잡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객이 놀라며 말하기를, “이는 미물 아닙니까? 나는 큰 생물이 죽는 것을 보고 슬픈 마음이 들어 말하건대, 이런 식으로 대꾸하다니 나를 놀리는 게 아닌지요?”

이 말을 듣고 나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무릇 생명 있는 존재란, 사람으로부터 미물에 이르기까지 삶을 사랑하고 죽음과 고통을 싫어하는 마음은 같은 법입니다. 어찌 꼭 큰 생물만이 죽음을 싫어하고, 작은 생물은 그렇지 않다고 하겠습니까? 개와 이의 죽음은 동일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를 거론하여 당신 말에 응수한 것이지, 어찌 일부러 당신을 놀리려고 한 말이겠습니까? 모든 생명은 각기 하늘로부터 숨과 기(氣)를 부여받았거늘, 누구는 죽음과 고통을 싫어하고, 누구는 그런 것을 좋아할 리가 있겠습니까?”

식물계는 무엇을 위해서 존재하는가? 이 물음에 대하여, 그것은 식물을 먹고 사는 동물계를 위해 존재하고, 그래서 동물계는 그토록 다양한 종을 이루어 지구상에 퍼져 있다고 대답한다면, 무엇을 위해서 이 초식동물들이 존재하는지 다시 묻게 된다. 그 대답은 아마 ‘육식동물을 위해서’가 될 것이다. 이리하여 결국 다음 문제는 무엇을 위해서 육식동물은 존재하는가 하는 것이 된다. 그것들은 인간을 위해서요, 인간의 다양한 이용을 위해서이다. 인간은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최종 목적이다. 인간은 자신의 이성(理性)을 통해 지상의 모든 피조물들을 다양하게 이용하는 방법을 배워 알고 있다. 인간은 목적을 이해할 수 있고, 자신의 이성을 사용하여 자연물들을 목적의 체계로 만들 수 있는 지상 유일의 존재이다.

이렇게 보면 이성을 가지고 있지 않은 자연 존재들은 단지 무엇을 위한 상대적인 가치를 지닌 수단일 뿐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자연은 ‘사물’이라 불린다. 이에 반해 이성적 능력을 갖고 있는 인간은 ‘인격체’라 불린다. 비록 인간이 충분할 정도로 성스러운 존재는 아니지만, 그 인간성은 성스러운 것임에 틀림없다. 도덕적 존재로서의 인간은 인간이 아닌 자연과 구별될 뿐만 아니라, 전체 자연 중에서 그가 원하고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단순히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

<문제> 제시문 (가)와 (나)는 내용상 대립적이다. 그 대비점을 서술하시오. (360~420자)

결론부터 미리 말씀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두 제시문은 인간과 자연이 동등한 존재인지에 대해 상반된 관점을 보인다.” 저 위에 보여드린 ①~④의 답안과도 다르지 않지요. 꽤 자주 출제되는 주제인 만큼 이런 류의 대립을 꼭 이해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자세한 해설과 요약답안은 다음주에 이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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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준 S·논술 선임 연구원 sgsgnot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