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제 2의 독도, 7광구를 아십니까? 등


글 잘 쓰는 과학자가 성공한다

리처드 파인먼과 제임스 왓슨. 이 둘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하나는 과학책을 한 번쯤은 읽어본 독자들이라면 누구나 다 알 만한, 유명한 과학자라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두 사람 모두 ‘책’을 집필했다는 것이다.

21세기에 들어 과학의 발전 속도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카메라 기능이 달린 휴대폰이 출시되어 사람들을 열광케 하였다. 그런데 지금은 모두들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며 카메라는 물론이고 인터넷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세상과 소통하니, 자고 일어나면 세상이 바뀌어 있다는 말을 실감케 할 정도이다. 이처럼 과학의 전문화가 심화됨에 따라 같은 과학자들조차도 자신의 연구 분야가 아니면 이해하지 못할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과학자들조차도 이 정도라면, 대중들은 어떠할까.

이에 따라 과학자의 글쓰기 능력이 점점 화두가 되고 있다. 자신이 연구한 성과를, 자신이 개발한 기술을 다른 이들과 교류하고 대중에 공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과학자 자신의 작문 및 발표 능력이 필수적이다.

현재 많은 대학교들은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여 이공계 과정에 작문 수업을 듣도록 하는 등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세계 1위의 공과대학이라 알려져 있는 MIT의 경우, 입학생은 2학년 초까지 글쓰기 1단계, 졸업 전에 쓰기 2단계라는 두 개의 관문을 넘어야 졸업할 수 있다. 그러려면 글쓰기 과목을 수강하거나, 글을 제출해 일정 점수 이상을 받아야 한다. 한 해에 쓰기 과목을 배우는 대학생 숫자가 전체 4200명 가운데 900명. 졸업할 때까지 평균 한 과목 정도는 수강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글쓰기의 효과는 어떠할까? 미국의 한 학자가 20개 연구기관에서 일하는 과학자와 엔지니어 26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바에 따르면 “쓰기 능력이 자신의 개인적 경력과 출세에 아주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동그라미를 친 응답자가 절반이나 됐다. 특히 매니저는 그렇다고 응답한 비율이 71%에 달한다. “자신의 생각을 명쾌하고 논리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젊은 엔지니어는 졸업 후 5년 안에 매니저가 될 수 있다.” “형편없는 제안서와 보고서로는 연구비와 고객을 얻을 수 없다.” “커뮤니케이션의 질은 아이디어의 습득에 매우 강한 영향을 미친다.” 이들이 설문지에 써놓은 내용이다.

글쓰기. 그것은 말 그대로 글을 쓰는 과정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성과를 되돌아보게 하는 반성의 과정이자 더 큰 발견을 하게 해줄 발전의 과정이며, 글을 읽어줄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의 과정이다. 항상 반성하고, 발전하며 소통하는 과학자. 그것이 바로 글을 잘 쓰는 과학자가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아닐까.

김재운 생글기자(경북 김천고 3년) wodns1324@naver.com


-------------------------------------------------------------------------
에듀팟, 결국 유명무실 해지나?

새 학기가 시작될 무렵이지만 많은 학생들은 이전 1년 동안 밀린 활동들을 생각해내느라 머리를 싸매고 있다. 에듀팟을 작성해야 되기 때문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수십억원을 들여 개발한 에듀팟은 학생이 자기 주도적으로 학교 내외의 다양한 창의적 체험활동을 기록, 관리하는 온라인 시스템이다. 때문에 입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감이 크고 많은 학생들과 학교에서는 에듀팟 작성에 매달리고 있다.

하지만 정작 2012년 대학입시에서 거의 활용되지 못하면서 무용지물 취급을 받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라 활동기록을 대행하는 업체들이 생겨나면서 또 다른 유형의 사교육바람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담임교사들의 업무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활동기록물을 승인하며 일일이 사실인지 확인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와 더불어 시스템상의 문제도 있다. 기록이 밀려서 연말에 작성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접속자가 많아 시스템 오류가 생기거나 속도가 늦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리고 독서활동기록은 독서교육지원시스템으로 이전되었는데 사이트 관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애써 작성한 독후감들이 삭제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수십억원을 들인 시스템이지만 그에 걸맞지 않는 관리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이로 인해 학생과 교사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학생들은 에듀팟에 대한 대학입시의 활용도가 불투명한 가운데 학업시간을 쪼개 활동을 기록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교사들에게는 일부 학교만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실정이고 입시에서도 큰 역할을 하지 못하는 에듀팟이 그저 업무부담만 늘리는 꼴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에듀팟을 관리했던 한 교사는 에듀팟에 입력하는 많은 내용이 학생부와 겹쳐서 이중 작업이 되는 데다, 에듀팟을 승인하는 과정에도 손이 많이 간다며 앞으로 에듀팟에 대한 활용도가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교육당국의 확실한 태도가 필요하다. 에듀팟 활용을 전국 고등학교와 대학입시에 의무화하거나 아예 없애버리는 것과 같은 보다 뚜렷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 실행 목적은 좋지만 논란과 혼란만을 가중시키고 있다면 과감한 선택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학생을 위한 시스템이라고는 하지만 그 어떤 면에서도 학생들을 위한 배려는 보이지 않는다. 학생들을 위한다면 그에 맞게 지속적인 관리와 문제점 개선이 필요하다. 시스템만 덩그러니 만들어 둔 채 활용하지 않는 것은 옳지 않다. 시스템의 본래 목적에 부합하는 활용을 해야 할 것이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교육일선의 혼란을 잠재우는 데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교육당국의 책임 있는 자세가 요구된다.

최재영 생글기자(살레시오고 3년) wodud7120@nate.com

-------------------------------------------------------------------
제 2의 독도, 7광구를 아십니까?

‘7광구’ … . 대부분의 사람들은 작년에 개봉한 영화를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현실 속의 7광구는 동중국해에 위치한 우리나라의 대륙붕으로 정식 명칭은 ‘대륙붕 제 7광구’이다. 7광구는 1970년대 대한민국 국민에게 산유국의 희망을 안겨주었으나 곧 잊혀지고 말았다. 이렇게 대중들의 기억 속에서 지워져 간 사이, 7광구는 일본에 빼앗길 위기에 처한 제2의 독도가 되었다.

1970년대, 7광구에 석유와 천연가스가 다량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이와 함께 박정희 대통령은 일본 영토 해저의 골짜기까지 연결된 7광구를 포함한 대륙붕 전체의 영유권을 주장했고 이는 국제법상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일본은 한국에 대한 경제적 지원까지 거부하여 이에 반발했고 1972년, 한국에 7광구 공동 개발을 제의했다. 경제적 지원이 꼭 필요했던 대한민국 정부는 어쩔 수 없이 이를 수용했다. 그리고 6년 후, 대륙붕 공동 개발 협정서가 체결되었다. 이 협정서의 주요 내용은 개발 비용과 수익을 반반씩 나누고 2028년까지 50년간 개발을 추진한다는 것이었다. 이후 공동 탐사가 진행되었고 소량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검출되자 또 다른 페르시안 걸프의 탄생을 기대하며 온 국민의 이목이 7광구로 집중되었다. 그러나 일본은 돌연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탐사를 중단하고 철수하였고 반드시 양국이 함께 개발해야 한다는 공동개발조약에 의해 한국도 탐사를 중단했다.

그런데 일본의 탐사 중단 이유가 경제성 문제만은 아닌 듯하다. 당시 7광구의 7곳밖에 탐사해보지 않아 경제성 여부의 판단이 어려웠을 뿐더러 한국 석유공사는 7광구의 경제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더 설득력 있는 이유는 새 해양법의 등장이다. 일본이 탐사를 중단하고 철수한 시기에 새로운 해양법이 발표되었다. 이는 대륙붕도 예외 없이 200해리를 기준으로 영해를 규정하는 방식이었고 이에 따르면 7광구의 80% 이상이 일본의 영토가 된다. 하지만 이 해양법을 둘러싸고 세계 각지에서 대륙붕 영토 분쟁이 일어나자 1999년, 유엔이 중재안을 내놓았다. 2009년까지 200해리 이상의 대륙붕에 대한 소유권 주장의 근거를 대륙붕 한계위원회에 제출하라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조사에 착수했고 7년간 약 20억원을 투입하였다. 그러나 마감일이었던 2009년 5월, 외교통상부는 정식 문서가 아닌 예비 정보를 제출하였다. 예비 정보란 대륙붕 조사 능력이 없는 국가가 간단히 제출하는 문서이다. 외교부가 제출한 예비 정보의 내용 또한 뚜렷한 근거 없이 기존의 경계를 강조하는 선에 그쳤다. 반면, 일본은 수백 페이지의 보고서를 정식으로 제출했다. 이로 인해 한국은 7광구에 대한 영유권 주장에 상대적으로 매우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되었다. 외교부는 원래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려 했다고 한다. 영유권 주장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는 일본의 영유권 주장 논리에 순응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대한민국 외교부는 이제까지 일본과 중국의 눈치를 보며 해양 자원 탐사에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영유권 주장의 근거가 충분한 7광구의 경우에도 이러한 조용한 외교 노선을 택한다면 우리나라는 한·일 공동 개발 협정이 끝나는 2028년, 우리의 영토 7광구를 일본에 넘겨줄 수밖에 없다. 만약 한국 석유공사의 주장대로 7광구에서 석유와 천연가스가 발견된다면 경제적 손실은 배가 될 것이다. 또한 제2의 독도인 7광구를 빼앗김으로써 나머지 광구와 분쟁 중인 영토에 대한 소유권 주장도 어려워질 것이다.

이제 2028년까지 16년밖에 남지 않았다. 그렇기에 외교부의 국제적 입장 표명을 비롯한 7광구에 대한 적극적 대응이 시급하다. 또 무엇보다도 우리의 영토 7광구를 지키기 위한 우리의 관심이 가장 필요하다.

문혜진 생글기자(안양외고 2년) dalvit95@nate.com

--------------------------------------------------------------------------

역사 왜 배우냐구요?… 애국심의 기반이 흔들린다!

고등학교 이과 계열 학생들의 시간표를 보면 국사나 근현대사와 같은 역사과목을 찾아볼 수가 없다. 이과계열이더라도 근현대사와 같은 수능 사회탐구영역 과목 중에서 한 과목을 골라서 수업을 진행하는 학교들도 있으나 많은 이과계열 학생은 수업을 듣지 않는 편이다. 인천의 한 고등학교 이과반의 근현대사 수업시간,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거나 다른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 반의 한 학생은 엄연한 수업시간인데 수업을 왜 듣지 않느냐는 물음에 “대학교 진학 시 내신에도 반영되지 않고 어차피 사회탐구영역은 나에게 필요가 없다”고 대답했다.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미래의 청소년들이 우리나라의 역사를 배우지 않고 자란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이과 계열 학생들은 과학과 수학 과목에 치중된 공부를 하기에도 바쁘다고 한다. 근현대사나 국사 과목은 어차피 자신이 대학교 진학할 때에 필요한 과목이 아니니 뒷전으로 생각하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른다. 이마저도 배우지 않는 학생들은 자신의 기억 속에서 역사를 지워버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국민으로서 우리나라가 어떠한 고난을 겪었으며 그것들을 어떻게 이겨냈는지 분명히 알 필요가 있다. 그러한 지식을 쌓으면서 우리나라에 대한 애국심도 갖게 되고, 자신만의 가치관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상들의 발자취를 보면서 긍지를 갖게 될 수도 있고, 타국과의 관계 등을 통해 어떤 점을 잘못했는지 반성하면서 자신이 살고 있는 현재에서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것이 올바른지도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역사적 지식이 부족하면 다른 무엇보다도 우리나라가 위험에 처했을 때 대처할 수가 없다. 지금 중국에서 주장하고 있는 동북공정만 하더라도, 어느 부분이 잘못 되었는지, 혹은 그 내용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학생들이 꽤 많다. 이렇게 역사가 왜곡되어가는 것도 모른 채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산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오히려 이과 학생들은 자신들이 역사를 모르는 것에 대해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역사 상식 문제를 물어보았을 때 이를 모를 때 돌아오는 대답은 “난 이과학생이야”이다. 이과를 선택했다고 해서 역사를 모르는 것이 당연한 일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당장 이과 학생들에게 역사라는 무거운 짐을 더 얹어주고 싶은 것은 아니다. 이과학생들은 수학과 과학 과목만 공부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교육 과정이 변하지 않는 한 이과학생들이 역사를 등한시하는 것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의 애국심 기반이 흔들리고, 결국 우리나라가 흔들리게 될 날이 올 수도 있다. 국사과목을 공부하지 않는 이과 학생들의 잘못인지, 그렇게 될 수밖에 없게 수학과 과학 과목에 치중되어 있는 교육 제도가 문제인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노예은 생글기자(부평여고 3년) euny0414@naver.com


-----------------------------------------------------------------------
웹툰 청소년유해매체 지정, 과연 옳은가?

지난달 초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연재 중인 24개의 웹툰에 대하여 청소년유해판결을 내렸다. 웹툰의 폭력성이 학교폭력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양천구 방심위 앞에서 만화 작가들이 웹툰에 대한 청소년유해매체 지정을 반대하는 공청회에 참가했다. 그런데 방심위의 결정이 과연 옳은가에 대한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

방심위의 유해매체 지정 결정의 논리는 웹툰에 드러난 폭력성이 학생들의 폭력적인 사고를 조장, 폭력을 당연하다고 여기는 분위기를 만든다는 것이다. 그런데 청소년의 폭력성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변수는 너무 많아 그 원인을 웹툰 하나에 한정시킬 수 없을뿐더러, 웹툰의 등장과 학교폭력의 증가가 뚜렷한 상관관계를 갖는지도 의문이다.

학교폭력은 말 그대로 학교에서 일어나는 폭력으로, 학교의 구조적 문제에서 원인을 찾는 것이 첫 순서이다. 이런 점에서 학교폭력을 예방하지 못한 학교를 먼저 파악하지 않고 웹툰을 주범으로 꼽은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방심위의 이번 조치가 실제로 청소년들의 웹툰 접근을 막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부모의 주민등록번호를 모르는 청소년은 많지 않다. 간단하게 부모의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하여 유해매체에도 접근할 수 있는 것이다. 1997년 한국만화에 대한 청소년유해판정으로 우리나라 만화산업이 몰락하였다. 많은 작가들과 네티즌은 잘못된 역사가 반복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렇다면 학교폭력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방심위는 먼저 학교의 문제를 파악해야 한다. 그 다음이 웹툰, 영화와 같은 간접적인 요인이다. 폭력에 노출된 사람이 폭력적이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을 ‘유해하다’라고 뭉뚱그려 금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따라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여 작가들로 하여금 자신의 만화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유해매체 판결은 많은 학생들이 웹툰을 본다는 것, 학교폭력의 원인이 학생들의 도덕성 부족 때문이라고 전제하고 있다. 그렇다면 웹툰을 보지 못하게 하는 1차적인 방안보다는 학생들의 의식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예를 들어 웹툰의 대중성을 적극 활용하여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주제의 만화를 만드는 것도 바람직한 해결방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서동조 생글기자(고양외고 2년) dongjo1995@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