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 경쟁 줄여 진정한 배움의 장으로…"


고교 내신 절대평가제도는 기존의 9등급 상대평가 방식으로 인해 초래되었던 학생들 간의 과열된 경쟁의식을 식혀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상대평가제도는 학생들을 한 줄로 세워 객관적인 평가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러나 이 방식은 학생들에게 남보다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심어주었다. 따라서 학생들은 자신이 학습 목표에 충분히 도달하였는지보다는 단지 시험 성적에 대해서만 관심을 갖게 되었다.

내신 성적이 대학 입시와 직결되는 고등학교의 경우 학생들 간 경쟁의식이 최고로 심화된다. 고등학교 2학년인 J양은 “시험기간에는 극도로 예민해지고 평소에 친했던 친구도 경쟁자로 의식되어 자주 말다툼이 생긴다”며 “친구와 시험기간에는 서로 말하지 않기로 아예 약속을 했다”고 말했다.

한 등수 차로 등급이 바뀌고 희비가 엇갈리던 일이 비일비재한 기존의 평가 방식은 학생들을 진정한 배움의 재미를 느끼게 하기보다는 몸과 마음을 모두 지치게 할 뿐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전국 초·중·고 교원 8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4.6%가 상대평가제도 폐지에 찬성한다고 밝혔는데 ‘1~2점으로 등급이 달라지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의견이 32.1%였다. 절대평가제도가 시행된다면 경쟁의식은 한결 줄어들고 배움의 즐거움이 보다 늘어나는 학교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다. 절대평가제도가 도입되면 학생들은 자신이 학습 목표에 확실히 도달하였는지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기존의 제도 아래에서는 학생들이 성적표에서 본인의 점수와 석차, 등급 등만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제도가 시행되면 성적표에 석차와 등급이 아닌 성취도가 표기되기 때문에 본인의 학습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가능해질 것이다. 또한 교사는 학생들이 전반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어디인지 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교수법을 연구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일부에서는 새 내신 제도가 내신을 무력화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과목 평균, 표준편차, 원점수 등을 표기하기 때문에 시험 출제 난이도나 성적분포 현황에 대해 알 수 있어 내신 무력화라는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일부는 너무 자주 바뀌는 교육제도 때문에 혼란스럽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절대 평가제도의 도입은 처음엔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내신 따는 곳’으로 전락한 학교의 위상을 ‘지식과 배움을 얻는 곳’으로 바꿀 수 있는 첫 발걸음이 될 것이다.

김보미 생글기자(용인외고 2년) ichbinbomi@gmail.com


"상대평가보다 나을 것 없는 풍선효과"

현 정부가 또 하나의 새로운 교육정책 ‘2014 내신절대평가제’를 내놓았다. 상대평가에 따른 현재 학생들의 지나친 경쟁의식을 지양하고 학생들의 잠재력과 소질을 최대한 발휘시킨다는 것이 이번 절대평가의 취지이다. 그런데 이런 평가제의 변화가 더 큰 부작용을 불러일으킬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첫째, 내신 절대평가는 자율형 사립고(이하 자사고)와 특수목적고(이하 특목고)에 집중적으로 혜택이 돌아갈 것이다. 평소 상대적으로 내신이 불리했던 특목고나 자사고 학생들이 내신의 불리함이 해결되면서 오히려 대학에 더 쉽게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학생들 대부분이 일반고보다는 특목고나 자사고에 진학하려 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은 특성화고가 많은 수도권 지역에 몰리게 돼 특성화고가 없는 지역에는 우수한 학생들이 줄어들어 도농격차 혹은 지역불균형이 생길 수 있다.

둘째, 내신 무력화 현상이 발생한다. 절대평가제가 시행되면 특성화고가 유리해지면서 상대적으로 일반고가 불리해진다. 그래서 일반고 측에서는 자기 학교 학생들이 더 나은 대학을 갈 수 있게끔 내신 시험을 이전보다 더 쉽게 출제할 것이다. 이로 인해 ‘성적 부풀리기’가 발생할 것이고, 내신 변별력이 낮아져 대학에서는 내신을 반영하는 비율이 전보다 더 줄어들 것이다. 대학에서는 내신이나 수능성적보다는 논술 성적이나 대학 적성검사를 더 많이 반영하거나, 혹은 이전에 폐지되었던 대학 본고사나 고교등급제를 부활시킬 가능성도 있다.

셋째, 내신 절대평가로 인한 사교육조장이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특성화고에 진학시키려고 어릴때부터 맞춤형 사교육을 하게 할 것이다. 또 내신 절대평가로 인한 내신 변별력 약화로 대학들은 조금 더 우수한 능력을 가진 학생들을 뽑기 위해 논술을 이전보다 어렵게 출제할 것이다. 그래서 일반고 학생들은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 더 많은 사교육(논술)에 투자할 것이다.

풍선 효과에 대해 아는가? 풍선효과란 풍선의 한 곳을 누르면 다른 곳이 불거져 나오는 것처럼 문제 하나가 해결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겨나는 현상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가 무조건 상대평가제에서 절대평가제로 바꾸는 것은 풍선효과처럼 별 효과 없이 끝날 가능성이 크다. 교육에서의 근본적인 문제를 먼저 해결하고 각 평가체제의 문제점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합리적인 평가체제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손소연 생글기자(광양제철고 1년)pon02150@naver.com


“ 더 불어 함께 공부하는 학교로 거듭날 것

고등학교의 내신 제도가 또 다시 바뀐다. 교과부의 발표에 의하면 현재 중학교 1학년생이 고교에 입학하는 2014학년도부터 고교 내신 제도가 절대평가 방식으로 바뀐다고 한다.

이에 관해 J여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터뷰해본 결과 절대평가로 전환된다면 경쟁심을 갖기보다는 친구들과 협력해 공부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리고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상대평가와 절대평가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서도 여쭤봤다. 선생님들께서는 절대평가의 장점 중 ‘교우관계가 좋아진다’를 우선으로 꼽으셨다. 특히 시험을 볼 때 정보교환이 자유로워지고, 협력해 공부하는 풍토가 생겨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또한 목표 달성도가 높아지고, 내신관리가 쉽다는 장점이 있었으며, 자기주도적 학습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몇 가지 단점도 지적됐다. 먼저 시험 문제를 출제할 때 아이들이 무조건 쉽게 내달라고 요구해 학력이 저하될 것이 우려된다고 말씀하셨다. 교사와 학생 모두 성적 부풀리기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이런 문제가 발생할 것을 대비해 교과부에서는 시도단위 교육청에서 학업 성적 관리 실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와도 연계해 시험출제의 난이도, 학업 성취도, 성적 분포현황 등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대학들은 A~F등급을 내신 성적 산출지표로 사용하지 않고 현재 연세대처럼 원 점수, 평균, 표준편차를 사용한 Z점수에 의한 석차백분율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특목고·자사고로의 선호현상이 강해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입학사정관제도를 더욱 확대시켜 내신 이외에도 학생들의 잠재적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주관적 평가를 늘리겠다고 교과부에서 밝혔다.

절대평가제에 대한 우려들이 적지 않지만, 절대평가제로 전환함으로써 얻게 되는 긍정적 효과에 주목해야 한다. 먼저 지금의 과열된 경쟁심을 경감시키고, 학생들 사이에서 협력을 통해 공부하는 풍토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학생 중심의 다양한 맞춤형 교육과정이 실시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석차에 의한 상대적 서열화를 부추기는 학교가 아닌, 학생이 무엇을 얼마만큼 알고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학생의 잠재력과 소질을 최대한 발휘시킬 수 있는 학교를 만들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갖게 한다.

남미진 생글기자(장성여고 1) fkaus7211@hanmail.net


“ 성적 부풀리기 재연되지 않을까요?”

요즘 교육계에서 화두가 되는 얘기는 단연 고교 내신 절대평가를 들 수 있다. 그동안 교육 과정은 매번 바뀌어 갔고, 그 속에서 혼란과 사교육 부담이 점점 더해져 왔다. 특히 잘못된 교육정책은 한번 도입되면 그 피해가 매우 크다.

실제로 오는 1학기부터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는 실습 비중이 크기 때문에 신입생부터 절대평가를 실시한다고 한다. 특성화고의 한 선생님은 “절대평가가 학생들에게 오히려 큰 부담을 줄 수 있고, 사전에 충분히 고지되지 않았던 것이라 교육적인 차원에서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선생님은 “학생들의 성취 수준을 측정하기 위한 근본취지는 공감하지만 실행과정에서 점수가 부풀려질 수 있고, 대학에서는 내신을 신뢰할 수 없게 만들 수 있으므로 그 점을 먼저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동안 상대평가로 인해 내신 불이익을 받았던 특목고나 자사고 학생들은 절대평가로 바뀜에 따라 일반고 학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 이로 인해 다른 인문계 학생들의 원하는 대학 진학을 포기하게 할 수 있고 특목고나 자사고 진학을 위한 경쟁과 사교육을 부추길 수 있다. 이렇게 절대평가로 전환되면서 가장 걱정되는 것은 성적 부풀리기이다. 과거 2004년까지만 해도 절대평가를 해왔는데 상대평가로 바꾸게 된 이유는 학교들이 너무나도 쉬운 시험을 내 학생들에게 점수를 좋게 주려 하는 내신 밀어주기 현상이 빈번히 일어났기 때문이다. 물론 이를 막기 위해 교과부도 원점수, 과목평균, 표준편차를 병기하면 된다고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돼도 내신밀어주기 현상을 뿌리 뽑지는 못할 것이다.

또한 대학들은 변별력이 없어진 내신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을 것이고, 수시에는 대학별고사를, 정시에는 수능을 강화함으로써 학생들의 입시에 대한 부담은 더 커질 것이다.

학생들은 “평소 상대평가를 염두에 두고 공부해왔는데 갑자기 절대평가로 바뀐다고 하니 상대적으로 이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또한 절대평가로 바뀌게 되면 학교의 학력수준만 알려줄 뿐이지, 그 학교가 다른 학교보다 우수하다고 판단할 근거가 사라질 것이다. 고교 내신 절대평가제 도입은 중학생들뿐만 아니라 초등학생들까지 명문대 입학을 위한 경쟁에 뛰어들게 만들 우려도 낳고 있다.

이소영 생글기자(해성국제컨벤션고 1년)soyoung9691@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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