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의 수능 응원… “선배님들 힘내세요”

지난 10일 목요일은 흔히 수능이라고 불리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있었던 날이다. 70만 수험생들과 가족들의 긴장 속에서 꼭두새벽부터 수능 시험장 곳곳에서 이뤄진 후배들의 응원전도 눈에 띄었다. 대전의 전민고등학교는 반별로 구역을 배정하였는데 1학년 5반과 10반, 2학년 1반과 9반은 용산고로 배정되어 선배들을 응원하였다.

수능을 보는 수험생들을 위한 당일 응원은 전통적으로 거의 모든 학교에서 행해져왔다. 너무나도 긴장되는 상황 속에서 보이는 같은 학교의 교복과 선생님들은 그들에게 너무나도 큰 힘이 되기 때문이다. 수업이 없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후배들은 응원에 적극 참여한다. 좋은 자리에서 자신의 선배님들을 응원하기 위해 새벽부터 이루어지는 자리다툼도 작은 묘미라 할 수 있겠다. 많은 학교들이 새벽에 나와서 진을 치고 수험생들이 시험장에 도착하기 시작하는 오전 7시30분께까지 기다린다.

전민고등학교 용산 팀의 자리 싸움 담당은 1학년 5반이었다. 1학년 5반은 시험 전날부터 수험장 인근의 친구 집에서 1박을 하는 정성까지 보이면서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새벽 3시에 나서서 가장 좋은 자리를 선점한 전민고 용산 팀은 나머지 3개의 반이 합류하면서 더욱 활기를 띠었다. 수험생들을 위한 따뜻한 커피가 한 쪽에서 만들어졌고 기운을 북돋워 줄 사탕, 초콜릿 등도 준비되었다. 북, 페트병 등 다양한 응원 도구들도 준비가 완료된 상태였다.

오전 7시가 지나기 시작하면서 수험생들이 한명 두명씩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전민고 학생들은 자신들의 선배를 찾기 위해 목이 빠져라 기다렸지만 이른 시간에는 좀처럼 보이지가 않았다. 옆 응원단 학교의 선배 수험생들이 한두 명씩 지나감에 따라 응원단의 마음은 점점 초조해져갔다. 7시30분쯤 드디어 첫 전민고 수험생이 도착하였다. 지쳐 있던 전민고 응원단은 활기를 띠게 되었고 열렬한 응원이 이어졌다. 함께 기다리던 선생님들은 수험생을 포옹해주었고 후배들은 북을 치고 박수를 치면서 응원하였다. 준비했던 작은 간식들도 전달되었다.

이후에는 전민고 수험생들이 계속해서 도착하였다. 응원단은 지친 기색을 보이다가도 수험생이 도착하면 이내 기운을 차리고 수험생 선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모든 정성을 쏟았다. 하지만 응원단이 제재를 받는 일이 생겼다. 문제는 북 소리였다. 수험장 안에서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있을 수험생들에게 지나친 응원은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수능은 너무나도 예민한 시험이기에 그들을 존중할 수 있는 매너도 필요하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입실 마감 시간인 오전 8시10분까지 응원은 계속되었다. 이후에 응원단은 철수를 준비하였고 흔적 하나 남기지 않기 위해 조용히 모든 것을 정리하였다.

이날 도착하는 대부분의 수험생에게 소속 선생님들은 포옹을 하였다. 반가움에, 고마움에, 고달픔에 선생님들을 꼭 포옹하는 수험생들의 모습은 주위의 사람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그들이 버틴 몇 년의 세월이 너무나도 무거워 보였고 저들 모두의 고생이 보상받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더 큰 안타까움이 남는 수험장 앞 풍경이었다.

최승희 생글기자(대전 전민고 1년) hs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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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학생들과의 만남… 그리고 ‘협동’을 배우다

지난 15일 전 세계 IB 국제학교 학생들이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타슈켄트 국제학교(Tashkent International School)를 비롯해 참가한 모든 학교는 국제학위과정인 IB (International Baccalaureate) 프로그램을 공통으로 이수하고 있다. 학생들의 지식과 사고를 국제적으로 높인다는 IB 과정의 목적에 따라 스위스에 본부를 둔 IBO 교육재단은 매년 9~12학년의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ISTA(International School Theater Association)을 개최해 오고 있다.

올해 타슈켄트에서 개최된 ISTA 축제는 예·체능 활동을 통해 전 세계 IB 학생들의 국제적 교류를 확대시킬 뿐만 아니라 서로 이해하고 협동을 배워가는 데 의의를 두었다. 본래 이 행사는 연극과 예술문화 활동에 중점을 두고 있어 IB 선택과목 중 예·체능을 수강하는 학생들을 위한 것이지만, 과목에 상관없이 참가한 많은 학생은 다양한 외국문화체험과 국제교류를 통해 5일간의 뜻 깊은 축제기간을 보냈다.

ISTA 축제 참가를 위해 타슈켄트에 19개국의 국제학교 85명의 학생과 각 학교 지도 교사뿐만 아니라 연극 활동을 효과적으로 주도하기 위해 20명의 예술가들도 참가했다. 참가 학생들의 성별, 학교, 학년, 국적 등을 고려해 4인 1조로 조를 편성해 모두 5일간 홈스테이로 묵었다. 타슈켄트국제학교 학생 중 희망자를 선정해 1인당 다른 학교에서 방문 온 3명의 참가학생들을 위해 홈스테이를 제공했으며 매일 밤을 지새우며 각자 잊지 못할 추억을 쌓아갔다. 첫째 날, 두 시간에 걸쳐 열린 ISTA 축제 개최식과 콘퍼런스를 통해 첫 만남을 가졌고 시작과 동시에 모두가 한 팀이 되어 마지막 날 직접 창작한 연극을 공연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함께 생활하는 시간이 5일밖에 주어지지 않는 만큼, 이 날에는 국제예술문화 배움을 위한 워크숍에 앞서 협동교육을 위해 팀 빌딩 활동으로 일정을 대신했다. 팀 빌딩(Team Building)이란 팀을 구축한다는 의미로 ‘신뢰할 수 있는 팀’을 만드는 작업이다. 다양한 게임을 통해 참가자들은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서로 협동하고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며 그 과정 속에서 겪은 실패조차도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을 배웠다. 그 다음날부터 본격적으로 무대연극 교육 워크숍이 진행됐고 춤, 음악 극예술 모두 겸해 독특하게 창작된 <The Stamp> 연극을 관람하며 작품 해석, 이국적인 연극영화 특징 비교, 음악과 몸짓의 조화원리 등 여러 이론을 배워나갔다. 국제 문화를 조금 더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 IB 학생들은 실크로드의 중심지로 알려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와 히바를 탐방하며 중앙아시아의 문화 양식을 배우는 기회를 얻었다.

5일에 걸쳐 진행된 워크숍과 우즈베크 고대도시 탐방이 끝난 후 참가 후기와 의견을 나누는 시간에 참가국 중 한 학생이 “이번 공연에서 난생 처음 희극적인 역할에 도전해봤는데 뜻밖에 매우 성공적이었다. 무대에서 느낀 희열과 관객에게서 들려오는 웃음소리는 정말 잊을 수가 없었다”고 말한 것이 기억에 남았다. ISTA 프로그램에서의 워크숍과 공연 모두 새로운 경험이었지만 5일간의 홈스테이가 정말 인상적이었다. 다른 학생은 “첫 만남 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국적, 학교, 거주지 모두 다른데도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친한 친구가 되었다는 게 놀랍다. 학교 정규 커리큘럼에서 벗어나 짧은 시간 안에 정말 새롭고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그림을 그리는 아트보다는 더 넓은 범위로 보아야 한다’라는 말의 의미를 알 수 있었다” 고 소감을 밝혔다. 2012년 런던에서 새롭게 개최되는 ISTA 축제는 어떨지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이민아 생글기자(타슈켄트국제학교 11년) cindy396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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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기만한 파워 블로거들의 ‘파워’ 마케팅

문화, 예술, 요리에서 IT제품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에서 영향력을 가지는 일부 ‘파워 블로거’들의 영리 추구 행태가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 13일 파워블로거 7명이 제품의 사용 후기를 작성하고 공동 구매를 알선하여 업체로부터 수수료를 받았으나 이를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조치를 받았다. 이들은 업체와의 약정에 따라 해당 상품에 대한 공동구매 콘텐츠를 자신의 블로그에 게재하고 소비자가 블로그에 연결된 판매페이지로 이동해 해당 상품을 구매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거래 당사자 간의 공동구매를 알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은 “정말 너무 하네요. 이쯤되면 블로그 닫아야지 않겠어요?” “무슨 사기 당한 기분이 들어 불쾌합니다”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대가성을 알리지 않은 파워 블로거들의 후기는 정보성의 글이 비영리 또는 호의로 제공돼 진정성이 있는 것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커 소비자 기만 행위에 해당한다. 지금까지는 파워 블로거가 소비자를 속여 막대한 부당이익을 취하여도 과태료밖에 부과할 수 없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지난 17일 통신판매 중개자의 중개책임 강화 등을 담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법사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함에 따라 소비자 피해 방지 및 권익 증대가 용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태는 일부 파워블로거들이 블로그를 영리 추구 목적으로 변질시켰다는 점에서 비롯되었다. SNS 서비스가 확대됨에 따라 더욱 막강해진 영향력을 악용한 것이다. 파워 블로그의 활성화 자체는 정보 공유의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순수한 정보 공유의 본질이 지켜질 수 있도록 파워 블로거들의 자정 노력과 소비자들의 감시 강화를 기대해 본다.

왕은정 생글기자(김해외고 2년) wangyj9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