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세대의 FTA '괴담 싸움'을 보며

한 자매가 있었다. 언니가 하루는 거울을 보며 화장을 하다가(또는 머리를 만지든가) 동생보고 슈퍼마켓에 가서 아이스크림을 사 오라고 했다.

그런데 동생이 다녀오자 언니는 참혹하게 살해되어 있었다. 언니가 거울로 살인자를 보고 동생을 피신시켜 동생을 살린 것이다.

이건 인터넷에서 가장 친숙한 ‘실화인 무서운 이야기’시리즈 중 하나다. 인터넷에 친숙한 나와 내 친구들은 서로 다른 도시, 심지어 다른 지역에서 모였더라도 공통으로 아는 이야기가 많다.

인터넷으로 지역을 망라하고 소통하는 것이 익숙한 세대. 하지만 문제는 단순히 이런 공포만화 식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더 심각한 소문, 루머, 괴담들이 여과 없이 전달되기 쉽다는 것이다.

한·미 FTA 통과에 대해 국회에서 시작된 여야 논쟁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얼마 전, 서울에서는 촛불집회까지 다시 열렸다. FTA를 막기 위해 노력하자는 일반인들은 인터넷, 트위터, 문자메시지 등으로 전달된 FTA 관련 소식을 바탕으로 ‘우리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신념으로 뭉쳤다.

한 학생은 ‘병원비가 천정부지로 뛰어오를 것’이라며 미국과의 FTA를 막자고 주장했고, 다른 한 어머니도 ‘이는 미국의 속국이 되는 것’이라며 분개했다.

이 이야기들은 인터넷으로 전파된 이야기에 훨씬 가깝다.

그러나 외교부에서 말하는 FTA는 전혀 다르다. 앞의 두 사례만 들어도, 한·미 FTA는 의료계에 대한 내용은 제외되었으며, 현재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여러 국가가 서로 FTA를 맺고 있다.

어디에도 ‘속국’이 된 나라는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FTA가 전체적으로 옳다 그르다 라고 주장하기에는 그 조항도 너무 많고 국가 간 상호 관계 등 다양한 이야기가 얽혀 있으므로 그를 판별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국민의 판단을 돕기 위해서는 충분한 검증을 거친, 실제 사실이 근거로 내세워져야 한다.

시민들이 가족과 자신, 나아가서 국가를 위해 우려하고 고민하는 것은 우리의 발전을 위해서도 긍정적인 일이다.

그러나 그런 노력은 올바른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근거 없는 소문만 무성하고, 또한 그것으로 의견을 발전시킨다면 설득시키기도 적절하지 않으며 이성 대신 감정만 부추길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옳다고 생각한다면 그에 맞는 사실의 근거를, 그르다고 생각한다면 또 그에 맞는 사실적 근거를 바탕으로 서로 토론하고 해결책을 이끌어내야 한다. 소위 ‘괴담’이라고 불리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이야기들이 존재한다면 ‘괴담이 아니다’고 변명하며 ‘시민들이 잘못 알 수도 있지’라며 계속 방치하기보다는, 잘못된 이야기는 부정하고 올바른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있는 나와 내 동생들의 세대가 잘못된 정보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지현 생글기자(경기외고 1년) janipa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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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교육지원시스템이 편리하다고요?

대한민국 고교생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명문대 입학이다.

원하는 바를 위해서는 시시각각 변하는 입시제도에 맞게 준비해야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독서활동을 그 예로 들 수 있는데 에듀팟을 통해 작성 가능했던 독후활동이 ‘독서교육지원시스템’으로 이전되면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으며, 그 반응도 시스템의 본래 목적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독서교육지원시스템은 초·중·고생들이 자유롭게 독서를 하고 온라인상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독후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된 컴퓨터 기반 독서활동 온라인 지원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교육과학기술부가 지원하고 있지만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독서교육지원시스템 홈페이지에 마련된 ‘묻고 답하기’라는 코너를 확인해봤다. 300여개의 글이 올라와 있는데 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게시 글이 독서교육지원시스템에 비난하거나 항의하는 글들이다.

가장 많이 언급된 문제점이 바로 ‘붙여넣기’ 부분이다. 에듀팟과는 달리 이 시스템은 붙여넣기가 되지 않는다.

사전에 부정행위를 방지하고자 마련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타당한 이유가 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더 많은 학생이 이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다.

광주광역시의 한 고교에 재학 중인 학생은 그동안 써놓았던 독후감들을 사이트에 옮기려고 했는데 붙여넣기가 되지 않아 작품마다 직접 옮겨 적었다고 한다.

실로 비효율적이지 않을 수 없다. 한두 작품이 아닌 수십 작품을 써놓았던 학생이라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모르는 일이며 이로 인해 학업에 소홀해 질 수도 있다.

또한 부정행위를 방지하고자 했다는 목적은 납득할 만한 설명이 되지 못한다.

대학 면접이나 서류 검사에 있어서 입학사정관들과 각 대학에서 구비하고 있는 검사프로그램으로도 충분히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이지만 학생들의 항의는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붙여넣기’와 관련한 문제점과 더불어 사이트 관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사이트 접속이 불안하거나 작성한 독후감들이 삭제되는 경우도 발생했다. 위 사이트의 ‘묻고 답하기’코너를 보면 300여개의 항의글이 올라와 있지만 관리자 측의 답변은 어느 글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다.

답변이 없으니 시스템 개선 사항은 역시나 찾아 볼 수 없었다.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시스템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관리 소홀과 이로 인한 문제점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아 많은 학생이 불편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교육당국은 이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는 것 같다.

심지어 교육당국이 그저 하나의 성과물로 내놓기 위해 만든 시스템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교육당국의 독서교육지원시스템 문제점 개선과 꾸준하게 관리하는 자세가 아쉽다.

최재영 생글기자(살레시오고 2년) wodud7120@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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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지상파 '대항마' 될 수 있을까


jTBC, TV조선, 채널A, MBN…. 바로 내달 중 개국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합편성채널 이른바 종편이다.

종편이란 전송방식은 케이블이지만 뉴스와 드라마, 오락 등 지상파와 똑같은 편성을 하고 24시간 방송이 가능한 채널을 말한다.

케이블과 IPTV 점유율이 90%를 웃도는 만큼 지상파와 맞먹는 채널이 4개 생겨나는 것이다.

방송법 개정 이후 지상파 방송사의 독과점 구조를 허무는 것을 목표로 개국을 준비 중인 종편. 과연 종편은 한국 미디어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12월31일 종편사업자를 선정하면서 지상파를 견제하고 글로벌미디어그룹을 키우는 데 그 목적을 둔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지상파 방송 3사의 방송점유율은 매출 기준으로 81.1%를 차지해 시청자들의 시청권을 확대해야 할 필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또한 종편은 그동안 지상파의 천편일률적인 편성 방식과 쪽대본, 막장드라마, 막말 예능에 반기를 들며 새로운 방송을 만들겠다는 자신감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래서 각 종편은 수천억원의 자본을 조성해 연예인이나 드라마작가, PD들을 공격적으로 섭외 중이며 활발하게 방송센터를 구축하고 시험방송을 제작하고 있다.

이렇듯 종편이 올해 방송계 마지막 이슈로 급부상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종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선 방통위가 예상외로 종편을 무더기로 선정하면서 과당경쟁에 불을 붙였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이로 인해 오히려 선정적인 방송이 난무해 방송의 질만 떨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또 시민단체에서는 방통위가 조선, 중앙, 동아, 매경 등 이른바 보수언론에 종편을 배분해 방송의 공정성을 추구하기 어렵다며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한편 광고시장에서도 종편의 무리한 광고 수주전으로 다른 매체 광고액만 빼앗는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전병헌 민주당 의원은 코바코(한국방송광고공사)의 보고서를 인용하며 2015년까지 지상파TV, 라디오, 신문 등 기존의 매체는 잡지를 제외하고 모두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었으나 종편만은 예외라며 종편의 등장이 광고시장의 파이를 키우기는커녕 기존 매체의 광고를 잠식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각 종편은 개국 후 수천억원의 제작비를 쏟아부을 예정이고 광고비는 매년 1조원가량 필요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2조2000억원에 불과한 국내 방송시장을 한순간에 1.5배 키우는 것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나타내며 광고시장 규제 철폐 외에는 대안이 없으나 규제 철폐 시 많은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전망했다.

곧 있으면 출범하게 될 종편, 과연 방송시장의 강력한 태풍이 될 것인지 혹은 수많은 케이블채널 중 하나로 전락할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김주형 생글기자(금성고 2년) mirae570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