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논술을 대비하는 기본적인 방법 중 하나가 ‘유형에 맞게만 준비하기’ 였습니다.

긴 호흡을 두고 차근차근 대비하기 어려운 학생들이나 학교의 경우 실제로 다양한 대학들의 논술을 모두 준비하기도 어렵거니와 수능을 놓칠 수도 없기 때문에 수시 시험을 앞두고 짬을 내서 기출 유형을 몇 번 풀고 마는 것이 전부인 경우도 많았지요.

이것이 그런대로 적중하던 때도 있었고, 실제로 아직도 그런 대학이 많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그런 유형에서 벗어난 기출문제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오늘 말씀드릴 국민대학교가 대표적인 학교가 되겠군요. 수시1차에서도 이미 논술시험을 봤던 국민대는 그 이전의 문제들과는 아주 다른 형태의 문제를 내놓음으로써 학생들을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므로 단순히 모의나 기출의 유형을 살펴보고, 예시답안을 따라 써보는 형태의 훈련으로는 아무래도 부족하게 된 것입니다.

여전히 중요한 훈련 방법은 <공통점 찾기-비교하기-설명하기-평가하기-자기의견쓰기>와 같은 논술문제 유형을 기본으로 삼는 것입니다. 그 어떤 문제라도 이 유형을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 새로운 스타일의 국민대 논술

국민대가 그 이전의 어떤 유형과도 다른 새로운 유형을 내놓았습니다.

지난 10월 있었던 수시 2-1 논술 오후반에서 학생들에게 그래프를 그리게 했지요. 올해 국민대는 자연계 모의문제만 내놓았기 때문에, 인문계열 문제유형에 대해 학생들의 질문이 매우 많았습니다.

국민대 측에서는 Q&A 코너를 비롯해 어떤 형태로도 문제유형과 심지어 답안지 형태도 가르쳐주지 않았습니다. 인문학부와 사회과학부가 봤던 오전 문제에서는 다행히 이전의 기출 형태로 문제가 나왔습니다.

즉, 세트 2개에 문제 3개. 그리고 가벼운 통계 해석 문제였지요.

물론, 작년 기출문제에서도 3번 문제에서 가벼운 계산(?)문제가 나와서 학생들을 당황케한 전력이 있긴 했지만 그래프 그리기와 비교할 바는 아니었지요.

그렇게 보면 국민대 문제는 현재 ①제시문 비교하기 형태 ②가벼운 통계 해석 문제 ③제시문의 내용을 수리적으로 해석하는 문제, 3가지로 나눌 수 있겠습니다.

자, 그렇다면 논란이 되었던 오후반(경영·법학계열)의 2번 지정문제를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제시문 (바)가 스톡(stock)과 플로우(flow)에 대해 설명합니다.



제시문 (바)

목욕통은 스톡과 플로우를 구별하여 설명하는 데 이용되는 전형적인 예이다. 통 속에 있는 물의 총량은 스톡, 즉 일정 시점에 통 속에 있는 물의 양을 말한다.

수도꼭지로부터 목욕통으로 흘러들어오거나 배수구를 통해 흘러나가는 물의 양은 플로우, 즉 시간 단위당 통으로 흘러들어 오거나 통으로부터 흘러나가는 물의 양을 말한다.

또한 스톡과 플로우는 서로 다른 단위로 측정된다는 점에 유의하여야 한다.

예를 들면, 목욕통에 100리터(스톡)의 물이 있고 1분당 5리터(플로우)의 물이 수도꼭지로부터 흘러들어온다고 표현한다. 즉 스톡은 어떤 특정 시점에서의 존재량 또는 비축량을 말하며 플로우는 일정기간 동안 경제 조직 속에서 흐르는 양을 의미한다.

스톡에 속하는 통계로는 인구, 통화량, 자산, 외환보유액 등을 들 수 있고, 플로우인 통계로는 GDP, 국제수지, 생산, 소비, 투자 등이 있다.

예를 들어 GDP는 일정기간(보통 1년)의 재화와 용역의 순생산물의 합이므로 플로우인 반면 국부(國富)는 특정 시점에서의 한 국가의 경제재의 총량이므로 스톡이다. 마찬가지로 정부가 현재 가지고 있는 정부 저축량은 스톡인 반면 1년 동안 정부의 재정수입 및 재정지출 등은 플로우라고 할 수 있다.



문제 2-1)

[생글 논술 첨삭노트] 유형에 집착하지 말아야
㈀그래프는 가상정부의 12개월(1년)간 현금흐름을 월 단위로 표시하고 있다.

① ㈀그래프 상에서 두 종류 선의 모양이 우리에게 주는 정보를 각각 30자 내외로 설명하시오.

② 스톡과 플로우의 개념을 토대로 정부의 저축량(현금잔고) 월별 추이를 ㈁그래프 상에 작성하시오.



①번 질문에 대한 답부터 하면 이렇습니다. 지출은 일정하되, 수입은 있다가 줄지요.

지출과 수입을 비교해보면, 1월부터 5~6월까지는 5조원의 흑자가 연속되고, 6~7월부터 11~12월까지는 5조원의 적자가 연속됩니다. 그리고 그냥 보기에도 점선과 실선으로 둘러싸인 공간의 면적은 같습니다. 즉, 5조×6개월=30조로 동일한 것이지요. 플로우양은 변하지만, 정부 자산(현금잔고)이라는 스톡은 변함이 없는 것입니다. 제시문의 마지막에도 나오지요.

②번에서 실제로 저축량의 월별추이를 그려보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1월에는 5조가, 2월에는 10조가 쌓일테니까요.그리고, 6월에 이르러 30조로 최고조에 이르고, 그때부터 월마다 5조씩 내려갑니다. 즉, 이렇게 보면, 브이(V)가 엎어진 모양이 되겠지요. 뭐, 이 문제는 그리 까다롭지 않습니다.



문제2-2)
[생글 논술 첨삭노트] 유형에 집착하지 말아야

㈂그래프는 각종 사업의 증가로 정부의 재정지출이 일시적으로 증가할 경우의 현금흐름을 나타낸다.

① 정부의 저축량(현금잔고)은 어떻게 변화하는지 정부의 저축량(현금잔고) 월별 추이를 ㈃그래프 상에 작성하시오.

(시작 시점의 잔고는 ‘0’이며 단위는‘조원’이다.)



이미 2-1번 문제를 풀었으므로 살짝 적용만 하면 됩니다. 3월까지는 흑자, 6월까지는 적자, 그리고 계속되는 적자입니다. 적자 폭은 보통 개월당 5조, 흑자 역시 5조입니다. 즉, 이런 식으로 정리를 할 수 있겠지요.
[생글 논술 첨삭노트] 유형에 집착하지 말아야
매달 쌓여가는 잔고를 쭈욱 계산해보는 것입니다. +5, +10, +15, (여기부터 적자로 들어가므로) +10, +5, 0, (그리고는 계속된 적자) -5, -10, -15, -20, -25, -30. 그래프로 그려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 문제에서는 특히, (ㄷ)의 6월 상황처럼, 6월이라는 X좌표에 Y 좌표가 2개 걸려있기 때문에, 즉 30조인지, 20조인지 헷갈리는 경우에 발생합니다. 6월에는 도대체 수업이 얼마란 것일까요?

사실 이런 그래프상의 문제가 착각을 만들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오해까지 만들지는 않습니다.

6월의 재정수입이 20조라고 판단한다면 지출 역시 25조라고 판단할 수 있거든요.

그러므로 어떻게 판단하든 그 차이는 명백하게 드러납니다. 시작지점을 ‘0’으로 삼으라고 한 문제조건을 따르더라도,쉽게 생각하기 위해서는 1월 한달 동안의 수입이 30조, 지출이 25조 이런 식으로 판단하는 것이 정확할 것입니다.

보다시피, 실제로 풀어보면 그다지 이상한(?) 문제는 절대 아니지만 유형을 대비하지 못했던 많은 학생들은 엄청난 혼란을 느꼈겠지요. 통계를 해석하는 것에서 하나 더 나아가 아예 그리라고 했으니 말이죠.

하지만 이런 혼란 속에서도 차분하게 생각했더라면, 그다지 오답률이 높을 수 없는 문제였습니다. 자신이 예상한 유형과 전혀 다른 문제가 나온다고 ‘아, 망했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 해설서를 나눠드립니다.

이번 연재된 내용 중에 작년 국민대 수시1차 기출문제(개인과 집단)와 국민대 2012년 수시 2-1학기 기출문제(오후)에 대한 해설서를 pdf로 나눠드립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3가지 유형을 모두 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파일이 필요하신 분들은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필요한 해설서를 sgsgnote@gmail.com으로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죄송하지만 신청양식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분들에게는 보내드리지 않습니다. 이제 국민대가 끝나면 단국대 시험만 홀로 남습니다. 2011년 한해동안 고생한 만큼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하길 바랍니다.





이용준 S·논술 선임 연구원 sgsgnot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