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혁신엔 “ 인재가 필수… 어려울수록 교육인프라 늘려야”
지난 1~3일 서울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인재포럼’에선 인재양성을 위한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인재육성의 핵심은 역시 교육이었다. 포럼 참가자들은 경기가 어려울수록 교육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글로벌 경제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사회적 마케팅에도 인재 활용이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포럼에서 토론되고 제기된 인재의 의미와 육성 방안 등을 정리한다.

#'캠퍼스 아시아'확대하자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는 기조연설에서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는 오랜 기간 국제사회에서 우수한 인재를 배출하면서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했다”며 “한·중·일 동북아시아 3국 간의 교육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럽이나 미국을 추종하는 모델이 아닌 아시아만의 특징을 살린 교육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며 자신이 구상하고 있는 ‘캠퍼스 아시아’가 대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캠퍼스 아시아는 한·중·일 대학생들이 공통 커리큘럼에 따라 상대국 대학에서 공부해도 학점을 인정해주는 제도로, 지난해 5월 3개국 정상회의에서 대학교류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으로 합의됐다.

학점 상호 교환과 성적 평가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정해졌으며 시험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인재양성은 한·중·일 3개국의 영원한 숙제이자 가장 큰 관심”이라며 “동아시아는 국가와 지역마다 다른 역사관, 가치관이 있어 이런 차이가 때로 지역 간 분쟁을 낳기도 하지만 특유의 역동성을 창출하는 원천이 된다”고 강조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일본의 교육시스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일본엔 고등학교와 전문대 과정이 통합된 일명 ‘고전(高專)’이라고 불리는 학교가 57개 있으며 이 곳에선 실험과 실습을 중심으로 교육이 진행된다.

혁신성 창조력 부문에서 국제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한류도 교육이 확산시킨다

특별 세션 ‘한류와 교육브랜드’에선 K팝을 통해 전세계에서 불고 있는 한류의 현재를 진단하고 앞으로의 발전과제를 고민하는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이어령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그동안 한국은 중국의 대륙문화와 일본의 해양문화를 수용하는 입장이었지만 이제는 그 문화를 한국인이 독특하게 발효시켜 세계로 전파하는 발신자가 됐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한류 열풍의 원인을 ‘한국인 특유의 기질’이나 ‘신바람 유전자’로 해석하는 것에는 반대했다.

그는 “문화 유전자는 교육과 환경에서 오는 것”이라며 “생물학적 유전자나 기질에 의한 것이라면 민족주의나 혈통주의로 변질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배용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은 “체계적인 교육시스템과 인성·자연·화합을 중시하는 전통 교육방식이 쌓여 지금의 한류 인재들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한국인의 교육열을 칭찬하는 말을 자주 하는데 우리나라 서원이나 서당, 과거제도 등 지식과 열정을 함께 나눠온 교육방식이 이어져 내려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게임 체인저가 돼라

“똑똑한 추종자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시장 창조자와 게임 체인저가 돼야 합니다.” 로버트 하그로브 하버드대 교수는 특별 세션인 ‘마스터풀 코칭 집중 워크숍’에서 “변화의 물결속에서 기업은 그들이 구축해 놓은 거대한 빙산이 녹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며 마스터풀 코칭의 필요성을 이같이 역설했다.

하그로브 교수가 고안한 마스터풀 코칭은 불가능해 보이는 미래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려는 과정에 필요한 인재를 훈련시키는 방식이다.

그는 “직원들의 열정을 끄집어내 불가능한 미래를 설정하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조직이 100% 바뀌게 된다”며 “결국 시장의 판도를 바꾸게 되고 기업과 조직원이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예산은 투자다

“예산이 깎이고 경기가 어려워지면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하기 힘들어집니다. 하지만 위기를 극복하려면 교육 인프라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미국 뉴욕의 정치·경제 분야 싱크탱크인 세계정책연구소의 미셸 부커 소장은 ‘혼돈의 세계경제:위기를 넘어 기회로’에 참석, “미국 정부는 금리를 추가 인하하기도 어렵고 정책 옵션도 많지 않다”며 “예산 우선권을 잘 설정하고 교육에 능동적으로 투자해 경제를 회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과 같이) 사회적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예산을 더 할당하면 그건 지출이 아니라 투자”라고 강조했다.

교육투어에도 참가,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사 등을 견학한 부커 소장은 세계에서 가장 얇은 3D TV를 본 소감 등을 밝히면서 “우리는 이런 (혁신의)사회를 향해 갈 수밖에 없고, 가야 한다”며 “그러러면 반드시 인적 자원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좌장(사회)을 맡은 이승훈 서울대 명예교수(한국경제신문 테샛 출제위원장)는 “권력이 서방에서 동방으로 이동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수요와 혁신은 아직 서방이 주도하는 체제”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선진국들이 어려운 경제상황을 잘 풀어나가 동쪽 나라들도 앞으로 경제를 이끌 지혜를 배울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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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양성 분야 대표적 국제포럼



 글로벌 인재포럼은…

글로벌 인재포럼은 한국경제신문이 교육과학기술부 한국직업능력개발원과 공동으로 주최하는 인재양성 분야의 대표적 국제포럼이다.

2006년 창설돼 올해로 6회째를 맞은 이 포럼은 세계 각국 정부·국제기구, 글로벌 기업 대표, 대학 총장 및 세계적 석학 등이 참가해 인재 육성 방안을 논의한다. 현 글로벌 경제를 진단하고 향후 나아갈 방향도 모색한다.

글로벌 인재포럼은 세계은행(WB)에서 아·태지역 12개 국가의 교육분야 고위정책자 연수프로그램으로 지정할 정도로 권위가 높다.

‘글로벌 인재포럼 2011’은 ‘100세 시대의 인재’를 주제로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서울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렸다.

60여개국 해외연사 200여명을 포함해 국내외에서 6000여명에 참가했다. 1일에는 3개 공동 주최기관장 및 주요 연사들이 참석한 환영만찬이 열렸고 2일에는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세계경제 리더십의 변화와 동아시아 정치·경제’를 주제로, 폴 볼커 전 미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회 위원장이 ‘100세 시대의 인재개발과 글로벌 경제균형’을 주제로 각각 기조연설을 했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개막연설에서 “창의성과 문제해결 능력, 의사소통 능력을 갖추고 인성을 겸비한 자기주도적 인재양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2,3일 이틀간 열린 기조 세션에서는 대학 기업 정부 및 국제기구 인사들이 참석해 사회적 마케팅, 100세 시대, 스마트 러닝, 정부의 인재정책, 기업의 지속성장 등의 주제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기조 세션과 병행해 한류열풍, 공생발전 등에 대한 특별 세션도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