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Issue] "세계경제 파수꾼" vs "위기때 못짖는 월街 대변인"


美 중앙은행 Fed 대해부


한국은행(Bank of Korea),일본중앙은행(Bank of Japan),영국중앙은행(Bank of England) 등과 달리 ‘은행(Bank)’이라는 간판을 달지 않았다.

중앙은행 같지 않은 중앙은행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결정하는 금리정책과 통화정책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금융시장을 쥐락펴락한다.

미국 중앙은행인 Fed다.

글로벌 재정위기로 전 세계의 동반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세계가 숨을 죽이고 Fed를 바라보고 있다.

Fed가 3차 양적완화를 단행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묘수를 제시할 것인지 촉각을 곤두세운다.

#복잡한 미국 중앙은행 간판

세계 기축통화 달러를 찍어내는 미 중앙은행은 명칭부터가 다르다.

Fed는 ‘The Federal Reserve’ 또는 ‘The Federal Reserve System’의 약자다.미국에선 축약해 ‘The Fed’라고 쓰고 부른다.

Fed는 금리·통화정책 결정권,은행 감독권과 규제 권한을 갖고 있다.

크게 Fed를 운영하는 이사회(Board of Governors of the Federal Reserve System)와 금리·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이를 집행하는 수족인 12개의 연방은행(the federal bank)으로 구성된다.

이사회는 ‘The Federal Reserve Board’라고도 한다.

각 지역의 연방은행은 달러를 풀기도 하고,Fed가 결정한 감독과 규제를 집행하는 곳이다.

이사회 멤버는 벤 버냉키 의장과 재닛 옐런 부의장을 포함해 7명이다.모두 상원 인준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사들의 임기는 14년이나 의장의 임기는 4년이다.

‘미국의 경제 대통령’인 의장직은 상원 인준 여부와 대통령 임명에 따라 사실상 여러 번 중임이 가능하다.

앨런 그린스펀은 1987년부터 2006년까지 장장 19년 동안 의장을 지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금리·통화정책은 FOMC에서 결정된다.

# 연방은행 주인들 알고 보니…

미국은 두 차례에 걸쳐 중앙은행 만들기를 시도하다가 실패한 뒤 1913년 Fed를 출범시켰다.

보수와 진보,금융업계와 공익이 맞선 끝에 타협을 통해 성사됐다.

때문에 Fed는 태생적으로 월가 금융인들의 이익과 국민의 공익을 균형 맞춰 절충한 것으로 지적된다.

이런 사실은 적게는 1개,많게는 5~6개 주를 한 관할권역으로 묶어 골고루 산재시킨 12개 연방은행의 소유 구조를 보면 잘 드러난다.

주인은 다름 아닌 12개 권역 내 시중은행들이다.

전국 단위 영업허가를 받은 시중은행들(2009년 6월 현재 1502개)과 주 정부의 영업허가를 받은 시중은행들(844개)이 주주다.

이들 은행은 각자 자본과 이익의 최대 6% 범위 안에서 관할 연방은행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연방은행에서 주주권 행사를 하거나 이익 추구를 할 순 없지만 법적으로 연간 6%의 배당금을 받도록 보장된다.

12개 연방은행 가운데 ‘리틀 Fed’로 불리는 뉴욕 연방은행 이사진 중에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와 제프리 이멜트 제너럴일렉트릭(GE) CEO도 포함됐다.

뉴욕 연방은행은 Fed가 국채를 사거나 파는 창구 역할을 맡는 등 공개시장조작(open market operation)을 담당해 최대 파워를 자랑한다. 외환시장 관할권도 뉴욕 연방은행이 갖고 있다.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이 연방은행 총재 출신이다.

# 짖지 않았던 ‘월가 감시견’

Fed는 2008년 월가발 금융위기를 경고하지 못했다고 두고두고 비판을 받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위기 주범인 “서브프라임 대출위기가 일어날 때,감시견인 Fed는 짖으려고조차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Fed가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인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수수방관한 탓에 금융위기가 초래됐다는 것.

당시 전국의 금융소비자 단체들과 다른 정부 기관들도 사태의 긴급성을 여러 차례 알렸으나 Fed는 꿈쩍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공화당의 내년 대선주자로 나선 론 폴 하원의원은 무능한 Fed를 폐지하자며 ‘페드의 종언(End the Fed)’이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그는 Fed가 달러를 무분별하게 찍어내 각종 경제거품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월가 금융인들이 참여해 만들어진 Fed는 월가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것이다.

제2의 금융위기를 막기 위해 월가 개혁법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의회가 Fed 통화정책을 감시해야 한다고 고집한 주인공도 그였다.

FOMC 회의에 12개 연방은행 총재들이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데다 이 연방은행들은 월가 은행을 포함한 시중은행들이 소유하고 있으니 음모론이 가세할 만하다.

공교롭지만 그린스펀 전 총재나 버냉키 총재는 유대계다.

워싱턴=한국경제신문 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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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통화정책 실질적으로 결정
FOMC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지난 22일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단기 채권은 팔고 장기 채권은 매입하는 것)를 발표했지만 미국을 비롯한 세계증시는 일제히 폭락했다.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흔들리고 있는 세계경제의 불안감을 덜기에는 약발이 미비하다고 시장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FOMC는 세계 금융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FOMC는 미국의 중앙은행이자 12개 연방준비은행을 총괄하는 기관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산하에 있는 기관으로 통화ㆍ금리정책을 결정한다.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위원은 총 12명으로, 밴 버냉키 의장을 비롯한 7인의 이사와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가 포함되고 나머지 네 자리를 11명의 지역연방은행 총재가 돌아가면서 맡는다.

위원장은 FED 의장이 겸임하며 부위원장은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맡는다.

FOMC의 주요 업무는 금리 결정과 함께 공개시장조작(open market operation)이다.

말 그대로 시장을 조작 또는 왜곡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 적극 개입해서 유가증권 등의 매매를 통해 통화를 조절 하는 것이다.FOMC가 직접 또는 중매인을 통해 증권을 매매하면 시중은행의 현금 유동성이 증감되고 이는 은행의 대출 능력으로 연결되면서 강력한 통화조절 장치가 된다.

1년에 8번의 정기회의를 개최하며 회의 때마다 다음 회의 때까지 수행해야 할 공개시장조작 지침을 작성하여 발표함으로써 미국 금융정책의 방향타 역할을 한다.

연간 8회의 스케줄은 매년 3월 혹은 4월의 회합에서 결정한다.정세가 급변할때는 임시회합이나 전화 상담 등으로 대응한다.

의사록은 회의가 끝난 뒤 수주일 내에 공개한다.

최만수 한국경제신문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