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는 이번 호부터 생글기자 기획 기사를 다룰 예정입니다.

고등학생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요 시사 이슈,학교 정책,사회 현상 등을 주제로 생글기자들이 팀을 이뤄 공동 취재한 기사를 매달 한 편씩 선보입니다.

생글기자 기획 기사는 학생들이 우리 사회를 진지하고 깊이 있게 생각해보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 학습 부담 크게 줄이고 효율성 높여"

교과 집중이수제도(이하 집중이수제)는 학습의 효율성을 높이고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크게 덜어준다.

집중이수제가 시행되면서 학생들이 배우는 과목 수가 초등학생은 10과목에서 7과목,중 · 고등학생은 13과목에서 8과목까지 줄었다.

이전보다 학습 부담이 확연히 감소한 것이다.

보충수업이나 심화수업을 할 수 있는 시간도 생겼다.

또 학습의 연계성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 기존 교육 과정에서는 학생들이 한 과목을 몇 년에 걸쳐 배우기 때문에 전 · 후반부에 시간 차이가 생겨 후반부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집중이수제가 도입되면서 학생들이 하나의 교과를 일정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배울 수 있어 단원 간 연계성 있는 학습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역사 교과는 집중이수제로 학습의 효율성을 크게 증진시켰다.

역사 교과의 학습에서는 시대적 상황과 각 사건의 유기적인 관계를 이해하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예체능 교과 또한 집중이수제의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예체능 과목은 특성상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오랜 시간이 요구된다. 하지만 기존 교육과정의 예체능 과목의 시수는 한 시수 내외로 다른 과목에 비해 적었다.

때문에 학생들은 수업시간 외에 실기를 마무리 지어야 했고 이는 학생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집중이수제의 도입으로 인해 예체능 교과의 수업 시수가 늘어났고 블록 수업이 가능해졌다.

이를 통해 예 · 체능 교과의 실기를 일정한 시간 이상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되었으며 수행평가에 대한 학생들의 부담이 크게 줄었다.

또한 집중이수제로 인해 학교마다 가용 시간이 생겨 인성 교육이나 창의력 교육에도 크게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독거노인 돕기나 학교 주변 정화 등의 봉사 활동은 학생들의 도덕성을 함양시켜 줄 수 있다.

정미리 생글기자(강원외고 2) esbat_cat@naver.com

김유중 생글기자(보문고 2) jsnmik8236@hanmail.net



"입시위주 수업 심화...인성교육은 소홀"
집중이수제의 취지는 학기당 배우는 과목의 수를 줄여 학습 부담을 덜고 효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지만 본래 취지와는 달리 진행되어 적지않은 논란이 제기됐다.

우선 당초 취지와는 달리 학습 부담이 늘어나며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지적됐다.

제 2외국어 과목을 집중이수 과목으로 선택한 A고등학교의 P학생은 "수업의 흐름이 끊기지 않아 외국어 실력이 빨리 느는 것은 사실이지만 수업이 거의 매일 들어 있어 복습과 예습을 할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몇몇 집중이수 대상 과목들은 특정 학기에 수업이 몰려 있어 일주일에 4~5시간의 수업이 이뤄진다. 학생들이 충분히 이해할 시간적 여유도 없이 진도만 나가는 것이다.

또한 과목 수가 줄었다 해도 해당 과목의 시험범위가 넓어 중 · 고등학생이 느끼는 학습 부담은 오히려 증가했다.

늘어난 학습 부담뿐만이 아니라 학생의 발달단계를 고려하지 않은 교과 내용 또한 문제다. 이전 교육과정과 달리 교과별 학년 구분이 사라졌기 때문에 기본학습조차 하지 않은 상황에서 심화학습을 해야 할 수도 있다.

한 예로 올해 B고등학교 신입생들은 공통과학을 건너뛰고 화학2,생물1,물리1 · 2, 지구과학을 따로 집중적으로 배우고 있다.

또한 각 과목들의 수업시기를 학교가 정하게 됨에 따라 입시 위주의 수업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청소년의 창의력과 인성을 계발해주는 예체능,교양 관련 과목들의 수업이 한 학년에 몰아서 행해지거나 시수가 줄어든다.

심신을 단련하는 과정인 청소년기에 예체능,교양 관련 과목 시수를 줄이는 것은 인간성 함양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 명백하다.

이 외에도 학교별 교육과정이 다르기 때문에 전학생들의 적응이 더욱 어려워지는 점,학기당 시수가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교사의 수는 큰 변화가 없어 수업의 질이 떨어지는 점 등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취지와는 달리 혼란만 불러일으키는 집중이수제,이전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제고해 볼 필요가 있다.

박영준 생글기자(제주제일고 2년) pakyj114@naver.com

왕은정 생글기자(김해외고 2년) wangyj94@naver.com


"다양한 학습 통해 폭 넓은 배움 얻어"
2009년 개정 교육과정으로 도입된 '교과 집중이수제'가 올해 처음으로 시행됐다. 그동안 학생들은 매 학기 많은 과목을 이수하는 데서 오는 학습 부담이 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교과 집중이수제'는 학년 혹은 학기당 이수 과목 수를 8개 이하로 편성한 것이다.

도덕과 예체능 교과는 토론 수업 및 실습 등 연계 프로그램을 활성화해 학습 부담은 줄이고 효율성을 높였다.

기존의 제도에서는 수업시간이 부족해 수박 겉핥기 식으로 알고 넘어가는 일이 다반사였다. 하지만 집중이수제 도입을 통해 늘어난 수업시간 동안 다양한 학습을 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보자.J중학교 5 · 6교시 도덕시간.'국가의 의미와 필요성'에 대해 수업하며 국가의 구성요소인 국민 · 영토 · 주권 · 연대의식에 관해 설명했다. 6교시에는 학생들이 독도에 관한 동영상을 보고 교사가 출제한 O× 퀴즈를 풀었다.

이 수업에 참여한 H군은 "바로 전 수업에서 공부한 것을 다음 수업에 이어서 활동 프로그램으로 확인하기 때문에 이해가 잘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집중이수제와 블록타임제(45분 수업을 연달아 90분하는 것) 덕분에 교과 수업의 흐름이 끊기지 않게 개선됐다.

한편 학교의 자율성도 증대된다. 교과별 수업 시수의 20% 이내에서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국어에 비해 수학의 학업성취도가 떨어진다면 국어 수업시간을 주당 1시간씩 줄이고 수학을 주당 1시간씩 늘려서 운영할 수도 있다.

따라서 다양화,특성화를 추구하는 학교들이 각각 색다른 색깔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집중이수제로 남는 시간을 봉사활동,동아리활동,대학탐방 등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활용해 학생들이 자신의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도 있다.

집중이수제 시행 1년.아직은 교실 부족,전입생 문제 등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들은 시설 개선,수업 시수 조정 등의 방법으로 충분히 개선 가능하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집중이수 교과 학급별 운영,교과 특화 권역별 중심학교 지정 운영,서머스쿨(summer school)개설 등의 보완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집중이수제를 잘 활용한다면 수업의 질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남미진 생글기자(장성여고 1년) fkaus7211@hanmail.net




"학생들에 되레 큰 '짐'...교양과목 경시"


집중이수제의 본 취지는 학습에 대한 분량을 줄이고 흥미를 유발하며 단편적인 지식에서 벗어나 폭넓은 이해를 도모해 '하고 싶은 공부,즐거운 학교'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집중이수제가 실시되고 한 학기가 지난 지금,많은 문제점이 지적됐다.

학습 분량을 줄여 학생들로 하여금 학업에 부담을 줄여주고자 한 집중이수제가 오히려 학생들에게 큰 짐이 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다수의 학생들이 집중이수제로 인해 학습 부담이 늘었다고 대답했다.

중학생 49.3%,고등학생 50.3%의 학생들이 학습에 대한 부담을,중학생 54.7%,고교생 45.2%의 학생들이 시험에 대한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실제 전남의 한 학교에서는 사회 시험범위가 네 단원,즉 교과서의 절반 정도나 되는 분량이었다. 이로 인해 상당수 학생들이 충분한 예 · 복습 시간을 가지지 못한 채 단순 암기식의 공부 방법을 취하고 있는 실정이다.

집중이수제가 학생들의 학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 채택한 방법은 교과목 수를 줄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술 교과를 1학기에 집중적으로 3~4시간을 배치하여 2학기에는 미술 수업을 배치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교과목 수가 줄어든 만큼 집중이수를 받는 과목의 분량은 늘어났으며 학생들의 학습 부담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학생들이 느끼는 부담감을 줄이기 위해서는 교과 이수 시간을 조정하기보다는교과의 학습 내용을 수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뿐만 아니라 소위 주요 과목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교양 과목이 경시되고 있어 논란이다. 현재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수능 과목들을 중점적으로 배치하여 예체능 과목들을 집중이수로 편성하고 있다.

집중이수제는 대한민국 학생들이 겪고 있는 문제점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 채 실시한 수박 겉핥기 식의 해결방법이다.

오민지 생글기자(부산국제외고 2년) dhalswl94@hanmail.net

손소연 생글기자(광양제철고 1년) PONO215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