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값 왜 '뜀박질' 하나

[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인플레 우려·달러화 약세 등 영향…세계경제의 고뇌 반영
☞ 요즘 금값이 천장을 모르고 뛰고 있다.

뉴욕 선물시장에서 지난 7월18일 사상 처음으로 온스(1온스=약 28.3g,7.56돈)당 1600달러를 돌파한 뒤 8월 10일에는 1800달러도 넘어섰다.

국제 금값이 사상 처음 온스당 1000달러를 넘어선 게 2008년 3월이었으니 3년5개월 만에 70% 이상 치솟은 것이다.

왜 이처럼 금값이 뛰는 걸까.

여기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금이 전통적으로 인플레이션을 헤지할 수 있는 안전자산이라는 점이다.

세계 각국 정부가 최근의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 경기 부양을 위해 엄청난 자금을 풀면서 그 후유증으로 물가가 급등하고 있다.

물가가 뛰면 화폐 자산의 가치는 떨어진다.

금은 물가가 떨어져도 가치를 보존할 수 있는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그래서 세계의 돈이 금으로 몰리는 것이다.

또 하나는 미 달러화 가치의 약세다.

지금까지 세계 경제 거래는 기축통화 역할을 하는 미국 달러화에 의해 이뤄져 왔다.

그런데 금융위기 이후 미국 정부는 기준금리를 제로로 낮추고,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두 차례의 양적완화라는 정책을 통해 2조3000억달러의 자금을 직접 시중에 뿌렸다.

더군다나 최근 미국 정부와 의회 간 국가부채 한도 협상에서 2013년까지 정부가 빚을 낼 수 있는 한도를 2조1000억달러 늘리는 대신 앞으로 10년간에 걸쳐 재정적자를 2조5000억달러 줄이기로 합의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앞으로 재정지출을 통해 경기를 부양할 수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미국이 경기를 부양하려면 3차 양적완화 정책이 필요하다.

이렇게 되면 세계적으로 또다시 달러화의 무차별 살포가 이뤄질 것이고 이는 인플레이션 현상을 심화시킬 것이다.

이처럼 달러화가 엄청나게 풀리면 이는 달러화 가치 하락을 초래한다.

달러화 약세는 안전자산인 금의 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달러화 가치와 금값 사이에는 마이너스의 상관 관계가 있는 셈이다.

셋째는 달러 가치가 떨어짐에 따라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금을 사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 25t의 금을 매입했다.

외환보유액 가운데 달러 비중을 줄이고 금 비중을 늘리는 것이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내 금 비중은 0.2%에서 0.7%로 높아졌다.

러시아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금을 매입하면서 1년7개월 동안 181t의 금을 매입했다.

중국과 브라질도 마찬가지다.

선진국 대비 중국,러시아 등 이머징 국가들의 외환보유액 내 금 보유 비율은 현저히 낮다.

현재 독일은 금 보유 비율이 71.7%,이탈리아 71.4%,프랑스 66.1%인 데 반해 중국은 1.6%,러시아는 7.8%에 불과하다.

마지막으론 실수요 측면에서도 금값 상승 요인이 있다.

중국과 인도가 가파른 경제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귀금속용 금 소비도 꾸준한 증가세다.

귀금속용 금 수요는 전체 수요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결론적으로 금값의 상승은 △인플레이션 우려 △경기 불안 △달러화 약세라는 현재 세계경제가 직면한 고뇌를 모두 반영하고 있다.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hc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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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야기 (2) - 환율이 뭐지?

우리 돈을 외국 돈과 바꿀 때 적용되는 교환비율

[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인플레 우려·달러화 약세 등 영향…세계경제의 고뇌 반영
우리가 가게에서 커피나 김밥을 사려고 할 때 우리 돈으로 그 대금을 지급하려 생각한다.

가게 주인도 우리 돈을 받는 게 당연하다고 여긴다.

우리나라 안에서 이뤄지는 거래는 모두 우리 돈(원화)으로 결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이 미국으로부터 자동차를 수입한다고 해보자.

미국에선 우리 돈이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 국내 기업은 우리 돈을 미국 돈(달러)으로 바꿔 대금을 지불해야 한다.

이는 나라마다 쓰는 돈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은 원, 미국은 달러, 영국은 파운드, 일본은 엔, 중국은 위안, 러시아는 루블을 쓰며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17개국은 유로를 쓴다.

신문에 보면 매일매일 환율을 고시하는 환율표가 있다.

환율표를 보면 각 나라의 통화는 보통 세글자의 영문 약자로 표시하는 데 원화는 KOREA WON, 줄여서 KRW로 표시한다.

미국 달러화는 USD(US Dollar), 엔화는 JPY(Japan Yen), 영국 파운드화는 GBP(Great Britain Pound)로 표시한다. 유로화는 EUR이다.

이처럼 다른 나라와 경제 거래를 할 때 우리 돈과 외국 돈의 교환이라는 문제가 뒤따르며,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교환비율이다.

환율(換率 · Exchange Rate)이란 이와 같이 우리 돈을 외국 돈과 바꿀 때 적용되는 교환비율을 말한다.

나라와 나라 사이의 결제는 이 환율에 의거해 이뤄진다.

환율이 외국 돈과 우리 돈의 교환비율이라는 것은 다시 말해 외국 돈과 비교한 우리 돈의 값어치를 나타낸다는 뜻과도 같다.

따라서 원화의 대외 가치를 알려면 원화와 다른 외국 통화의 교환비율을 보면 된다.

우리나라에서 환율이라고 할 때는 주로 원화와 미국 달러의 교환비율을 뜻할 때가 많다.

미국 달러화가 국제 간 결제나 금융거래에서 기본이 되는 기축통화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달러화는 미국 달러 외에도 호주 달러, 뉴질랜드 달러, 싱가포르 달러, 홍콩 달러, 대만 달러 등이 있다.

환율을 표시하는 방법엔 어느 나라 돈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크게 두가지가 있다.

먼저 외국 돈을 기준으로 표시하는 방법이다.

외국 돈 1단위를 바꾸기 위해 우리 돈을 얼마나 지급해야 하는가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US$ 1=₩ 1000 또는 ₩/US$=1000으로 나타낸다.

이를 자국통화표시환율 또는 지급환율이라고 한다.

또 다른 방법은 우리 돈을 기준으로 하여 우리 돈 1단위로 외국 돈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가를 표시하는 방법으로 외국통화표시환율 또는 수취환율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1=US$ 0.001 또는 US$/₩=0.001로 표시하는 것이다.

자국통화표시환율과 외국통화표시환율은 상호 역수의 관계에 있다.

즉 자국통화표시환율인 1달러=1000원을 외국통화표시환율로 바꾸면 1원=1/1000달러가 된다.

KEB 외환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