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아이콘'... IT의 영혼을 자유롭게 하다

[피플 & 뉴스] '애플' 신화 일군 스티브잡스
그가 마이크를 잡으면 세계가 긴장한다. 몸은 여위어 가지만 그의 IT(정보기술) 영혼은 더 자유로워진다.


그는 끊임없이 스토리를 만들어 내고,전 세계 IT 업계는 그의 질주에 당혹해 한다.


주인공은 스티브 잡스 애플 CEO(최고경영자)다.

애플이 최근 발표한 경영실적은 경이로운 수준이다.


2분기(4~6월) 영업이익은 93억7900만달러(약 10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2배나 급증하며 분기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삼성전자의 2.5배를 넘는다.


애플의 놀라운 실적은 아이폰과 아이패드라는 걸출한 제품들 덕이다.


이들 제품 개발을 선도한 인물이 바로 스티브 잡스다.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인물'이라는 수식어가 전혀 부자연스럽지 않은 IT업계의 천재다.

그가 쓰는 애플 스토리엔 파란만장한 그의 삶이 깔려 있다.


잡스는 고등학교 선배인 스티브 워즈니악과 함께 1976년 애플을 창업했다.


최초의 PC인 애플로 IT업계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1984년에는 매킨토시라는 PC를 내놓아 IT 마니아들을 열광시켰다.

하지만 운영체제(OS)의 폐쇄성 때문에 호환성을 강조한 IBM과 MS(마이크로소프트) 연합군에 PC시장을 내주는 아픔을 겪었고,결국 그는 1985년 자신이 만든 애플에서 쫓겨났다.

실패한 천재가 버림을 받은 것이다. 하지만 그는 픽사라는 그래픽 회사를 인수하는 등 IT 기술 개발에 열정을 쏟았다.

열정은 기회를 부른다.

실패한 천재로 남을 뻔한 그를 성공한 천재로 변신시켜 준 기회가 왔다. 바로 1996년 애플로의 복귀다.

그는 복귀한 애플에서 아이팟이라는 MP3플레이어로 히트를 친다.

아이팟은 아이폰→아이패드 시리즈로 이어졌고, 잡스의 스토리는 흥행 그 자체였다.

신제품이 나올때 마다 애플 매장에는 얼리 어답터들이 줄을 선다.

그는 흔히 IT의 영혼을 자유롭게 하는 인물로 묘사된다.

상상으로나 가능했을 법한 IT의 세계를 고스란히 현실의 손안에 쥐어줬기 때문이다.

이런 무한한 상상력은 어디에서 나올까.

혹자는 오늘날의 잡스를 만든 일등공신은 여행이라고도 말한다.

그는 대학을 중퇴하고 선승이 되려는 생각에 인도로 갔고,귀국해선 애플을 세웠다. 애플에서 쫓겨난 뒤엔 이탈리아로 떠났다.

다시 돌아와서는 컴퓨터 그래픽 영화 '토이 스토리'를 만들어 애플로 화려하게 컴백했다.

여행이 단순 휴식이 아닌 아이디어의 잉태기였던 셈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를 시대의 아이콘으로 만든 것은 식지 않는 IT에 대한 열정이다. '꾸준히 배고프고 꾸준히 멍청하라'(Stay hungry Stay foolish)는 스탠퍼드대 졸업식 축사가 그의 열정을 대변한다.

지난 1월 두 번째 병가를 떠나는 등 암과 싸우고 있지만 그가 청바지를 입고 마이크를 잡으면 전 세계는 여전히 긴장한다.

얼리 어답터들은 호기심의 눈으로 그를 지켜보고,경쟁업체는 경계의 눈으로 그를 주목한다.

IT세계는 그가 있어 더 자유로워지고 상상의 영역은 점점 무한해진다.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