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0시18분. 남아공 더반,힐튼호텔 국제컨벤션센터 안.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 결정을 앞둔 순간,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오륜 마크가 그려져 있는 봉투를 집어 들었다.

그가 봉투에서 개최지가 쓰여 있는 카드를 꺼내는 소리만이 바스락 거리며 공중에 울려 퍼졌다.

모두들 숨죽여 로게 위원장이 할 다음 말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잠시 후, 그의 입이 열렸다. "평창!"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가 대한민국의 평창으로 결정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평창이 이날 더반에서 발표된 IOC 제123차 총회의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 결정 1차 투표 결과 과반 득표에 성공하며 개최지로 최종 선정되었다.

평창은 유효 득표 95표 중 63표를 얻어 각각 25표와 7표를 얻은 뮌헨과 안시를 크게 앞섰다.

평창이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택됨과 동시에 한국은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일본에 이어 스포츠 그랜드슬램 또한 달성하게 된다.

스포츠 그랜드슬램이란 한 국가에서 동계올림픽 하계올림픽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 포뮬러원을 모두 개최한 경우이다.

평창은 이번이 세 번째 도전으로 2003년과 2007년에 개최지 후보로 참가한 적이 있다.

첫 도전이던 2003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캐나다 밴쿠버와 맞붙은 평창은 IOC 위원들도 모르던 무명의 땅이었다.

상당수는 평창을 평양으로 오해할 정도였다. 그러나 평창 주민들을 통틀어 평창을 알리려던 모든 사람의 수고로 평창의 인지도는 높아졌고 첫 도전은 아쉽게도 3표 차로 떨어지고 말았다.

두 번째 도전이었던 2007년. 개최지 결정을 앞두고 평창은 70% 정도의 표를 확보한 것으로 낙관하고 있었다.

그러나 에너지를 무기로 한 러시아의 막판 공세로 인해 평창은 또 한번 실패를 겪고 말았다.

좌절과 함께 다시 한번의 재도전을 결심한 평창은 권토중래하며 결국 세 번째 도전에 성공했다.

오랜 실패에 대한 보상 또한 상당해 성공의 의미는 더 컸다.

평창의 동계올림픽 개최지 확정으로 인해 한국은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얻게 되었다.

투자 · 소비로 인한 직접효과는 21조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국가 브랜드 이미지 제고로 인한 간접효과는 그 두 배를 넘어서는 43조8000억원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런 특수가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는 가능성 또한 무시할 수 없다.

경기장이나 숙박업소의 사후 활용이 효율적으로 되지 않거나 국가 이미지가 상승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018 동계올림픽 개최권을 성공적으로 획득했으니 이제는 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해 빈틈없이 준비해 나가야 할 때다.

정윤찬 생글기자(환일고 3년) diru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