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를 계속 풀어보고 있는 학생들은 점차 느끼겠지만, 경제 관련 주제들의 비율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 사회에서 경제 분야가 차지하는 위상이 높아질수록, 현안들을 해석하고 풀이하는 데에 경제적 지식이 사용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지요.
더군다나 최근에는 수리적 계산능력을 요구하는 대학들이 늘어남에 따라, 이런 유형과 어울릴 수밖에 없는 경제 관련 주제들이 더욱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렇다면 경제 관련 주제들이 나오는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제시문만 뚫어지게 보면, 일반적인 철학문제나 매한가지로 그냥 풀 수 있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것 역시 형이상학적인 주제를 가진 문제들과 마찬가지로, 일정한 배경지식을 필요로 합니다.
"아니, 저 사탐으로 경제 선택 안했는데요?"라고 되묻는 학생들이 보이는군요.
그런 것과 상관없습니다. 물론 경제를 선택한 학생들이 조금은 더 유리할 수 있지만, 논술 제시문으로 나오는 것들은 어차피 교과서의 그것과는 다르게 수준이 훨씬 높습니다.
또한 내신 시험보듯 세세한 명칭이나 이론을 묻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좀 더 전체적인 맥락에서 다가갈 필요가 있습니다.
미리 답부터 말씀드리자면, 언제나 그렇듯, 이 모든 배경지식은 문제를 풀면서 획득해야 합니다.
많이 풀어본 사람이, 좀 더 익숙하게 풀 수 있는 것뿐입니다.
⊙ 가장 기본적인 문제의 방향들
흔하게, 널리 알려져 있는 경제주제란 바로 다음과 같은 것입니다.
제시문 간의 관계를 파악할 것을 요구하는 기초적인 수준의 문제라면, 아래의 대립쌍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지요.
일상적으로 뉴스나 시사현안에 자주 등장하는 내용이기도 하거니와, 꼭 경상계열의 학생들이 아니더라도 손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니까요. 정리해놔서 그렇지, 실제로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학생들도 이해하고 있을 것입니다.
한국적인 정치 지형에서 양당이 가지고 있는 이해관계 역시 이것과 크게 다르지 않기도 하고요.
다만, 우리가 여기서 알아두어야 할 것은, 어떤 류의 문제가 자주 나오냐겠지요.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이런 대립되는 개념을 이해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출제자는 어떤 류의 문제를 내게 될까요?
기본적으로, 논술이 특정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사태를 분석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면 대개의 문제는 "현 사태는 무언가 잘못되었네요. 수정보완이 필요하겠어요"라는 내용을 서술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시문을 꾸릴 것입니다. 이른바 비판의식을 확인하는 것이지요.
그런 관계로 인문계열이나 사회과학계열에서는 자본주의가 가지고 있는 빈부격차나 빈곤의 악순환, 인간소외의 문제와 같이 맹점들을 비판하려는 의도를 가진 문제들이 많았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실제로 대부분 그랬습니다)
하지만, 최근엔 계열이 분화되고 실제로 대학에서 경제, 경영계열을 배울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해 자본주의의 작동원리, 즉 경제학적 지식을 묻는 문제가 많이 출제되고 있는 추세이지요.
즉 이쪽에서는 이미 자본주의가 가져온 폐해에 주목하기보다는, 이미 잘 작동하고 있는 현실의 자본주의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갑니다.
대표적인 것이 서강대 경제/경영계열입니다.
인센티브나 정보비대칭, 도덕적 해이, 대리인의 문제, 신자유주의와 비교우위론과 같은 좀 더 깊이있는 내용을 '설명 방식'으로 묻습니다.
그러므로 이런 계열을 지원하려고 한다면, 좀 더 구체적인 문제들을 풀어보면서 배경지식을 쌓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또 하나의 추세가 있다면, 흔히 대립쌍으로 이해되고 있는 이 상황을 부정하며, 그 중간지점, 혹은 새로운 지점을 찾는 것입니다.
가령 '계급이란 실재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있다''없다'라는 단순한 이분법적 사유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란 것이지요.
상위권 대학으로 갈수록, 문제의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이 틈새를 파고드는 잔지식들이 등장합니다.
물론, 이런 것들도 문제를 많이 풀어보면서 이해해야겠지요.
혹은 문제를 많이 풀어본 누군가가 '이게 자주 나오더라'고 말해주는 것이 좋겠지요.
⊙ 필요한 배경지식들
경제 관련 문제를 풀기 위해 필요한 배경지식들을 이 지면을 통해 모두 설명해드릴 수는 없으나, 필요한 몇 가지는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하기에, 다음 연재를 포함하여 짧게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애덤 스미스는 지난 연재 때 설명드린 바가 있으므로, 오늘은 롤즈의 <정의론>을 가볍게 그림으로 설명해드리죠.
롤즈의 <정의론>은 애덤 스미스의 그것과 같이 외워둬도 무방합니다.
여기서 도출되는 결론은 쉽게 말해 <기회의 평등>과 <결과의 형평> 두 가지이지만, 보통 논술문제에서는 <결과의 형평> 차등의 원칙이 주로 출제됩니다.
최소수혜자(가난한 사람)와 최대수혜자(부자)의 공정한 거래가 이루어지게 위해서는 부의 재분배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를 그림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모든 사람이 만족하는 사회, 즉 아무도 억울하거나 정정당당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런 거래가 필요한 것입니다. (물론, 이것을 알아둘 때에는 이에 대한 반론 역시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
⊙ 첨삭 및 교재 배부에 관하여
지금 연재 중인 2011년판 교재 시리즈들을 깔끔하게 제본된 책자로 보고 싶으신 분들은 메일을 주시기 바랍니다.
이 교재에는 혼자서 공부하는 지방의 학생들을 위해 해설과 예시답안까지 모두 들어있습니다.
(물론 크지 않지만 비용이 들어갑니다. )
논술 전반에 대한 문의도 계속 받고 있으니, 주저없이 질문해주시기 바랍니다.
다음 시간에는 경제 관련 배경지식들을 몇 가지 더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용준 S · 논술 선임 연구원 sgsgnote@gmail.com
한 사회에서 경제 분야가 차지하는 위상이 높아질수록, 현안들을 해석하고 풀이하는 데에 경제적 지식이 사용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지요.
더군다나 최근에는 수리적 계산능력을 요구하는 대학들이 늘어남에 따라, 이런 유형과 어울릴 수밖에 없는 경제 관련 주제들이 더욱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렇다면 경제 관련 주제들이 나오는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제시문만 뚫어지게 보면, 일반적인 철학문제나 매한가지로 그냥 풀 수 있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것 역시 형이상학적인 주제를 가진 문제들과 마찬가지로, 일정한 배경지식을 필요로 합니다.
"아니, 저 사탐으로 경제 선택 안했는데요?"라고 되묻는 학생들이 보이는군요.
그런 것과 상관없습니다. 물론 경제를 선택한 학생들이 조금은 더 유리할 수 있지만, 논술 제시문으로 나오는 것들은 어차피 교과서의 그것과는 다르게 수준이 훨씬 높습니다.
또한 내신 시험보듯 세세한 명칭이나 이론을 묻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좀 더 전체적인 맥락에서 다가갈 필요가 있습니다.
미리 답부터 말씀드리자면, 언제나 그렇듯, 이 모든 배경지식은 문제를 풀면서 획득해야 합니다.
많이 풀어본 사람이, 좀 더 익숙하게 풀 수 있는 것뿐입니다.
⊙ 가장 기본적인 문제의 방향들
흔하게, 널리 알려져 있는 경제주제란 바로 다음과 같은 것입니다.
제시문 간의 관계를 파악할 것을 요구하는 기초적인 수준의 문제라면, 아래의 대립쌍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지요.
일상적으로 뉴스나 시사현안에 자주 등장하는 내용이기도 하거니와, 꼭 경상계열의 학생들이 아니더라도 손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니까요. 정리해놔서 그렇지, 실제로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학생들도 이해하고 있을 것입니다.
한국적인 정치 지형에서 양당이 가지고 있는 이해관계 역시 이것과 크게 다르지 않기도 하고요.
다만, 우리가 여기서 알아두어야 할 것은, 어떤 류의 문제가 자주 나오냐겠지요.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이런 대립되는 개념을 이해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출제자는 어떤 류의 문제를 내게 될까요?
기본적으로, 논술이 특정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사태를 분석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면 대개의 문제는 "현 사태는 무언가 잘못되었네요. 수정보완이 필요하겠어요"라는 내용을 서술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시문을 꾸릴 것입니다. 이른바 비판의식을 확인하는 것이지요.
그런 관계로 인문계열이나 사회과학계열에서는 자본주의가 가지고 있는 빈부격차나 빈곤의 악순환, 인간소외의 문제와 같이 맹점들을 비판하려는 의도를 가진 문제들이 많았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실제로 대부분 그랬습니다)
하지만, 최근엔 계열이 분화되고 실제로 대학에서 경제, 경영계열을 배울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해 자본주의의 작동원리, 즉 경제학적 지식을 묻는 문제가 많이 출제되고 있는 추세이지요.
즉 이쪽에서는 이미 자본주의가 가져온 폐해에 주목하기보다는, 이미 잘 작동하고 있는 현실의 자본주의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갑니다.
대표적인 것이 서강대 경제/경영계열입니다.
인센티브나 정보비대칭, 도덕적 해이, 대리인의 문제, 신자유주의와 비교우위론과 같은 좀 더 깊이있는 내용을 '설명 방식'으로 묻습니다.
그러므로 이런 계열을 지원하려고 한다면, 좀 더 구체적인 문제들을 풀어보면서 배경지식을 쌓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또 하나의 추세가 있다면, 흔히 대립쌍으로 이해되고 있는 이 상황을 부정하며, 그 중간지점, 혹은 새로운 지점을 찾는 것입니다.
가령 '계급이란 실재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있다''없다'라는 단순한 이분법적 사유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란 것이지요.
상위권 대학으로 갈수록, 문제의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이 틈새를 파고드는 잔지식들이 등장합니다.
물론, 이런 것들도 문제를 많이 풀어보면서 이해해야겠지요.
혹은 문제를 많이 풀어본 누군가가 '이게 자주 나오더라'고 말해주는 것이 좋겠지요.
⊙ 필요한 배경지식들
경제 관련 문제를 풀기 위해 필요한 배경지식들을 이 지면을 통해 모두 설명해드릴 수는 없으나, 필요한 몇 가지는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하기에, 다음 연재를 포함하여 짧게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애덤 스미스는 지난 연재 때 설명드린 바가 있으므로, 오늘은 롤즈의 <정의론>을 가볍게 그림으로 설명해드리죠.
롤즈의 <정의론>은 애덤 스미스의 그것과 같이 외워둬도 무방합니다.
여기서 도출되는 결론은 쉽게 말해 <기회의 평등>과 <결과의 형평> 두 가지이지만, 보통 논술문제에서는 <결과의 형평> 차등의 원칙이 주로 출제됩니다.
최소수혜자(가난한 사람)와 최대수혜자(부자)의 공정한 거래가 이루어지게 위해서는 부의 재분배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를 그림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모든 사람이 만족하는 사회, 즉 아무도 억울하거나 정정당당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런 거래가 필요한 것입니다. (물론, 이것을 알아둘 때에는 이에 대한 반론 역시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
⊙ 첨삭 및 교재 배부에 관하여
지금 연재 중인 2011년판 교재 시리즈들을 깔끔하게 제본된 책자로 보고 싶으신 분들은 메일을 주시기 바랍니다.
이 교재에는 혼자서 공부하는 지방의 학생들을 위해 해설과 예시답안까지 모두 들어있습니다.
(물론 크지 않지만 비용이 들어갑니다. )
논술 전반에 대한 문의도 계속 받고 있으니, 주저없이 질문해주시기 바랍니다.
다음 시간에는 경제 관련 배경지식들을 몇 가지 더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용준 S · 논술 선임 연구원 sgsgnot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