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천장' 깬 법률가… 국제금융시장 지휘봉 잡다

[ 피플 & 뉴스 ] IMF 사상 첫 여성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은 글로벌 금융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양대 금융기구다.

한국이나 아르헨티나처럼 외환위기를 겪은 나라들은 IMF가 세계은행보다 훨씬 더 친숙하다.

저승사자와 구세주….

IMF가 위기의 국가들에 투영되는 두 가지 얼굴이다.

IMF의 수장은 유럽에서,세계은행 수장은 미국에서 맡아온 것은 오래된 불문율이다.

지난 5일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55)이 5년 임기의 IMF 총재에 공식 취임했다.

여성이 총재를 맡은 것은 IMF 64년 역사상 처음이다.

경제학자가 아닌 법률가가 IMF의 수장이 된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은빛 머리카락과 샤넬 재킷,에르메스 백도 회색 정장 일색인 금융계에서는 다소 이색적이다.

당연히 기대도 높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무엇보다 남자들만 득실대는 살벌한 금융의 세계에서 얼마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사실 그는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총재가 성 스캔들로 낙마하면서 IMF 총재 후보로 급부상했다.

유럽이 IMF 총재를 맡는다는 관행에다 스트로스칸이 프랑스 출신이라는 점이 그를 부각시켰다.

일부에서 그가 내로라하는 경제학자들이 즐비한 IMF를 제대로 장악할지에 회의적 시선을 보내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그가 미국 로펌 대표를 지낸 뒤 프랑스 통상장관과 재무장관을 거치면서 경제통으로서의 능력을 확실히 검증받았다는 평가도 많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라가르드를 외무장관으로 고려했을 정도로 정치적 감각도 인정받고 있다.

라가르드가 풀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무엇보다 재정난으로 신음하고 있는 그리스가 그의 리더십을 저울질하는 첫 시험대다. 당장은 그리스 발등의 불을 꺼야 하고 그 불똥이 주변국들로 번지는 것도 막아야 한다.

라가르드 본인도 당면 과제로 그리스발 글로벌 경제위기를 꼽았다.

프랑스 은행들의 그리스 채권 보유 규모가 독일 다음으로 많은 상황이어서 그의 해법이 자칫 구설수에 오를 수도 있다.

신흥국들의 투표권 확대 요구를 어떻게 수용하느냐도 그가 풀어야 할 숙제다.

특히 이번 총재 선출 과정에서 일부 개도국들이 유럽과 미국이 IMF와 세계은행 수장직을 나눠 갖는 관행에 심한 불쾌감을 표출시킨 상태여서 그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가 공식 취임에 앞서 직원들에게 보낸 영상 메시지를 통해 "앞으로 IMF 내에서 신흥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것도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186개 회원국을 거느린 IMF 총재의 권한은 막강하다.

그의 구제금융 서명 하나가 한 나라의 운명을 좌지우지하고,구제금융을 지원받은 국가의 통화정책과 조세정책도 쥐락펴락한다.

요가를 즐기는 수중발레 선수 출신의 이미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막강한 책무들이다.

이제 세계는 글로벌 금융을 다루는 그의 수완에 눈길을 돌릴 것이다.

기대를 맞추면 '유리천장(여성의 신분 상승 제한)을 깬 대단한 인물'이라고 칭찬하겠지만,기대에 어긋나면 '경제학자도 아닌 여자'라는 말을 꺼낼지도 모른다.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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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신용등급 '정크'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5일(현지시간) 포르투갈의 국가신용등급을 정크(투자 부적격) 등급 수준으로 강등했다.

무디스는 이날 포르투갈의 장기국채 신용등급을 종전 'Baa1'에서 네 단계 낮은 'Ba2'로 낮췄다고 발표했다.

무디스는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해 추가 강등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무디스는 "포르투갈이 지난 4월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지만 재정적자를 해소하지 못해 또다시 구제금융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추가 구제금융을 요청한 그리스와 비슷한 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경고다.

무디스는 "포르투갈이 재정지출 축소,증세,경제 성장,금융 시스템 유지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EU 및 IMF와 합의한 재정적자 감축,부채 안정화 등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30개 대학 '등록금 예비조사'

감사원은 7일부터 전국 국 · 공 · 사립대 30개를 표본으로 '등록금 예비조사'에 착수한다.

감사원은 교육과학기술부와 합동으로 인력 205명을 투입해 30개 대학에 대해 오는 27일까지 보름간 예비조사를 할 것이라고 6일 발표했다.

이번 감사는 대학 재정 운용과 부실대학 관리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예비조사 결과와 전체 대학에 대한 종합적인 서면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내달 중 300명의 감사 인력을 투입해 본감사에 들어간다.

예비조사 대상 대학 30개 중 15개는 재정 건전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거나 최근 등록금 인상률이 높은 곳으로 선정했으며 부실 개연성이 있는 대학 15개도 예비조사 대상에 들어갔다.

"포퓰리즘 교육정책 낙선운동"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포퓰리즘 교육정책을 추진하는 정치인에 대한 낙선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안양옥 교총 회장은 이날 오전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전면 무상급식,획일적인 반값 등록금 정책 등 망국적 포퓰리즘 교육정책이 남발돼 국가 부담은 물론 교육 주체 간 갈등을 초래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회장은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교육정책 감시단 119'를 230개 시 · 군 · 구별로 조직해 포퓰리즘 교육정책과 입법 활동에 대한 전국적인 감시 활동을 펴는 동시에 지역정책을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또 직선제 이후 교육감 이념에 따라 보수 대 진보 간 대립구도가 심해졌다며 '교육감 직선제 폐지 범국민운동'을 전개하겠다고 선언했다.

교총은 8월까지 휴대폰으로 인한 학교 현장의 피해사례,문제점을 파악하고 12월까지 학칙 개정 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