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Issue] 갈등수위 높아지는 남중국해…中·베트남 "해저자원은 우리 것"
최근 남중국해의 난사군도(南沙群島 · 스플래틀리제도)를 둘러싼 중국과 베트남,필리핀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는 난사군도와 시사군도 등 170만㎢의 해역을 모두 자국령이라고 주장해 베트남 등 관련국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양국의 갈등은 중국 순시선이 5월26일 베트남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원유탐사작업 중인 베트남의 국영 석유회사 탐사선의 케이블을 절단한 데 이어 이달 9일에도 중국어선이 베트남 원유 탐사선의 케이블을 손상하면서 불이 붙었다.

중국은 벌써부터 미국 등 국제사회의 개입을 차단하면서 무력으로 영유권을 주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베트남은 1979년 중국과 전쟁을 치른 이후 32년 만에 처음으로 징병령을 내리는 등 양국 간 무력충돌 가능성까지 커지고 있다.

베트남 시민 300여명은 매주 일요일마다 중국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하며 난사군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며 중국을 맹비난하고 있다. 분위기는 점차 일촉즉발로 치닫고 있다.

# 자원 둘러싼 해묵은 갈등

둘러싼 갈등의 가장 큰 원인은 자원이다. 남중국해에 있는 난사,시사,중사 · 둥사 등 4개 군도 중 갈등의 원인이 되는 것은 점유해역이 가장 넓은 난사군도다.

난사군도 분쟁 당사국은 중국 대만 베트남 말레이시아 필리핀 및 브루나이 등 6개국이다.

중국 대만 베트남은 해수면상의 모든 도서에 대한 영유권을, 중국 대만 필리핀은 해수면하의 모든 지형물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이 중 가장 격렬하게 대립하는 것은 중국과 베트남이다.

남중국해를 둘러싼 두 나라의 갈등이 불거진 것은 1970년대부터다.

1958년에 중국정부가 남중국해 제도를 자국 영토로 발표할 당시 베트남 정부는 찬성의견까지 냈을 정도였다.

1968년 유엔자원기구가 남중국해 해역에 석유 천연가스 등이 매장돼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하자 분위기가 바뀌었다.

현재 남중국해에는 230억t의 석유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과 베트남은 단순 갈등을 넘어 무력충돌까지 벌인 역사가 있다.

1979년 전쟁에 이어 1998년 3월 존슨 산호초(중국명 츠과자오 · 赤瓜礁)를 놓고 전투를 벌여 베트남 병참함 등 3척이 침몰했으며 베트남 군인 72명이 전사했다.

교통 요지로서의 가치도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남중국해는 국제 교역량의 99.7%,원유수입의 100%를 해운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을 포함해 동북아 국가들에는 걸프만~말라카해협~동중국해로 이어지는 해로의 중간지점에 있는 핵심 해상교통로다.

# 수위 높이는 양국의 무력시위


중국은 6월2일부터 한 섬에 공수부대를 동원해 해상훈련에 나섰다.

중국 공수부대는 낙하,해상이동 및 사격,가상적을 상대로 하는 상륙훈련 등 실전을 방불케하는 훈련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은 "중국 측의 훈련은 필요할 경우 군사적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경고의 의미"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베트남은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베트남에서 8월1일부터 발효되는 징병령은 전면 동원령은 아니지만 공무원,외아들 등 전시비징병대상 인원을 제외하고는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삼고 있다.

실제 무력시위도 하고 있다.

베트남은 지난 13일 남중국해 무인도 혼옹 섬 인근에서 실탄사격을 했다.

군사훈련 장소는 중국과 가까운 시사군도(파르셀)와 난사군도 사이 해역이다. 싱가포르 동남아시아학연구소 이안 스토리 연구원은 "중국의 잇따른 공격에 대한 경고"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월등히 앞선 중국의 군사력 때문에 무력충돌이 일어날 경우 중국의 일방적인 승리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실제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의 군사력은 베트남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65척의 잠수함을 보유,일본(16척)을 압도하는 잠수함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핵무기를 탑재한 전략핵잠수함도 3척이나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중국은 세계 2위라는 경제규모에 걸맞게 지난해 780억달러의 국방비를 지출했다.

중국은 2001~2010년에 약 170억달러를 무기 수입에 사용했다. 지난 10년간 중국의 무기수입액은 15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베트남의 국방비는 2009년 기준 28억달러 수준이다.

4만여명의 해군병력과 프리깃함 6척,초계정 4척,상륙함 6척으로는 중국을 상대하기 버겁다.

군사분석기관 밀리터리밸런스는 "베트남은 남사군도에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지만,부품과 보급능력 부족 등으로 작전 능력이 없다"고 평가했다.

# 베트남, 국제사회에 SOS


베트남은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베트남은 미국과 러시아를 분쟁의 중심으로 끌어들여 중국에 맞서겠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17일에는 베트남과 미국의 고위 외교 당국자들이 워싱턴에서 회담 후 공동성명을 내고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그리고 자유로운 항해를 보장하는 것이 국제사회의 공통된 관심"이라고 강조했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베트남은 유전 개발 파트너에 이익의 최대 70%를 나눠주겠다는 파격적인 조건도 내걸었다.

오는 7월에는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연합훈련도 앞두고 있다.

중국은 표면적으로는 평화적 해결을 주장하고 있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최근 브리핑에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은 담판과 우호적인 협상을 통해 평화적 방식으로 타당하게 조정하자"고 강조했다.

임기훈 한국경제신문기자 shagg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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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릴열도 ··· 카슈미르 ··· 갈등의 중심은 중국

▶영토분쟁 치열한 아시아

남사군도를 둘러싼 영유권 분쟁 말고도 아시아에는 영토 분쟁이 치열한 곳이 많다.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이 불거지자 아시아지역의 영유권 분쟁 지역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해 들어 중국과 대만의 양안 갈등이 다소 해소되는 등 아시아 일부 지역의 영유권 다툼이 소강상태를 보이고는 있지만 남중국해를 비롯한 일부 지역의 위기감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강대국으로 부상하면서 영토 갈등이 더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FT는 "중국이 초고속으로 미국과 어께를 나란히 할 만한 영향력을 갖추자 주변국과 미국의 견제가 거세지고 이는 최근 아시아지역 영유권 다툼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FT는 아시아지역의 주요 분쟁지역으로 우선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를 꼽았다.


구소련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쿠릴열도 4개 섬을 실질 점유했지만 일본은 이에 대한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은 영토 분쟁의 중심에 있다.

우선 작년 중국과 일본이 갈등을 빚었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가 대표적 분쟁지역이다.


일본은 센카쿠열도를 오키나와현의 일부라고 주장하는 데 반해 중국과 대만은 이곳을 자국 영토라고 강조하고 있다.


대만과의 양안갈등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중국은 여전히 대만을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통일해야 할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고 있지만 최근 2년간 양안의 긴장은 상당히 낮아졌다는 것이 FT의 평가다.

이 밖에도 FT는 중국과 인도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인도의 아루나찰프라데시주와 중국 인도 파키스탄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카슈미르도 주요 분쟁지역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