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후 경복궁 근정전에서 성대한 환영행사가 열렸다.

그 행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외규장각 의궤다.

145년 만에 처음으로 고국을 방문했다.

1866년 병인양요 당시에 프랑스군은 강화도 외규장각에 보관 중이던 도서들을 약탈해 갔는데 그 중에는 의궤 191종 298책이 포함돼 있었다.

외규장각 의궤를 처음 발견한 사람은 1978년 프랑스 국립도서관 사서로 일하던 박병선 박사이다.

박사가 처음 발견한 후 우리나라 학계, 시민단체, 정부는 문화재 반환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1993년 프랑스 미테랑 대통령은 의궤 중 하나인 '휘경원원소도감의궤'를 영구임대 방식으로 돌려주었던 것을 시작으로 마침내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나머지 외규장각 의궤 191종 297책을 사실상 반환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외규장각 의궤반환을 기점으로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문화 유산은 과거 조상들의 얼과 혼이 담겨 있는 복합적인 산물이다. 문화유산은 국민들이 국가와 문화에 갖는 자부심을 높여주고 한민족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상징한다.

문화유산은 이러한 정신적 가치와 더불어 최근 들어서는 경제적 가치로도 크게 각광받고 있다.

문화유산은 사용가치는 물론이고 비사용가치가 큰 공공재이다.

문화유산은 세계적으로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문화재를 기반으로 하는 관광산업은 보존만 잘 한다면 재화의 가치가 줄어드는 일반적인 상품과는 다르게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증대되는 반영구적인 상품으로 미래의 유망 산업으로 추앙받고 있다.

문화유산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자원화를 잘 시킨 나라로 이집트가 있다.

이집트는 '투탕카멘의 황금마스크'와 피라미드, 미라로 유명한 세계적인 문화유산을 많이 보유한 나라이다.

이집트의 관광산업은 이집트의 외화수입의 최대 원천으로 이집트 GDP의 11%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2009년 기준 32억83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할 만큼 관광 산업이 뒤처져 있다.

세계관광기구(WTO)에 따르면 관광산업의 미래 발전 가능성이 상당한 만큼 우리나라도 이 흐름에 동참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통일신라의 정교하고 세련된 불상 제작 기술이 고스란히 담긴 석굴암, 선사시대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강화, 고창, 화순 고인돌 유적지 등 여타 관광 대국들에 버금가는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뛰어난 문화유산을 기반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육성책이 더해진다면 대한민국도 관광산업 대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외규장각 의궤가 반환된 것은 기뻐할 일임은 분명하나 현재 우리나라 문화재청과 관련 기관들이 추산한 바에 따르면 아직도 일본, 미국, 프랑스 등 20개국에 총 7만5000여점에 이르는 수많은 우리 문화재가 유출돼 있다고 한다.

이렇게 수많은 문화유산들을 되찾기에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이번 반환 사건을 계기로 고조된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유지시켜 해외에 남아있는 우리 문화유산을 돌려받는 데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황인성 생글기자(성남외고 3년) hwag100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