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더블 딥에 빠지면...

◆소프트 패치와 더블 딥

[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소프트 패치와 더블 딥 등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국 경제가 짧은 회복 후 다시 침체에 빠지는 이른바 ‘더블 딥(double-dip)’에 빠져들 것으로 우려하지는 않는다고 7일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을 국빈 방문중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백악관에서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가 다소 역풍을 맞고 있다”면서 “경기회복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 6월8일 연합뉴스

☞ 경기란 경제 각 부문의 평균적인 상태, 즉 ‘국민경제의 총체적인 활동수준’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좋다는 것은 생산 투자 소비 등이 통상 기대하는 평균수준 이상으로 활발한 경우를 의미한다.

경기는 확장(expansion)→후퇴(recession)→수축(contraction)→회복(recovery) 과정을 반복하면서 끊임없이 변동한다.

이를 경기순환(business cycle)이라고 한다.

경기 저점에서 고점(정점)까지의 구간(회복기와 확장기)은 경기 상승국면,고점에서 저점까지의 구간(후퇴기와 수축기)은 경기 하강국면이다.

경기가 침체에서 벗어나는 양상은 △저점에 도달한 이후 급격한 상승세를 타는 ‘V자형’△저점에 달한 뒤에도 곧바로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한동안 침체를 유지하다 서서히 상승세를 타는 ‘U자형’ △U자형 보다 더 완만하게 회복이 진행되는 ‘나이키 커브형’ △일시적으로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다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W자형’ 등 다양하다.

더블 딥은 이가운데 W자형 회복을 뜻하는 용어로, 회복 과정을 밟고 있던 경기가 확장 단계에 진입하지 못하고 다시 후퇴하는 이중침체 현상을 가르킨다.

더블 딥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던 경기가 다시 본격적인 하강국면에 진입하는 것이라면, 소프트 패치(soft patch)는 본격적인 후퇴가 아니라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뜻한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2002년 11월 당시 의회에서 경제 상황을 설명하면서 처음 사용한 이후 널리 쓰이고 있다.

세계경제는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다가 최근 다시 주춤하는 양상이다.

미국의 1분기 성장률은 예상치보다 낮은 연율기준 1.8%에 그쳤으며 4월 제조업 생산은 전달보다 0.4% 줄어들었다.내구재와 자본재 주문도 각각 3.6%, 2.6% 감소했다.

기존주택 판매와 신규주택 건설 착공도 각각 0.8%,10.6% 줄었다.

5월중 새로 생겨난 일자리도 5만4000개로 전달의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처럼 생산 소비 투자 고용 지표가 모두 내리막길을 걷자 골드만삭스는 2분기 미국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연 4.0%에서 3.0%로, JP모건과 UBS도 각각 연 3.0%와 3.5%에서 2.5%와 3.0%로 낮췄다.

중국의 경기도 물가를 잡기 위한 정부의 강력한 긴축정책 등의 영향으로 둔화되는 모습이다.

중국물류구매연합회(CFLP)가 최근 발표한 5월 PMI(구매관리자지수)는 52.0으로 전월(52.9)보다 하락했다.

HSBC가 조사하는 PMI도 51.6으로 10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다.PMI는 제조업의 경기동향을 보여주는 지표로 50을 넘으면 확장, 밑이면 수축을 가르킨다.

경기는 △산업생산지수 같은 개별지표 △경기동향지수처럼 개별지표를 합성해 만든 종합경기지표 △BSI(기업경기실사지수) 같은 경제주체들에 대한 설문조사 △계량모형 등 4가지 방법에 의해 판단한다.

경기가 어느 국면에 있느냐를 정확히 판단하는 건 아주 중요하다.그래야 적절한 경제정책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의 중앙은행인 FRB는 베이지북(Beige Book)이라는 경제동향보고서를 정례적(매년 8회)으로 발표한다.

이 보고서는 뉴욕 등 12개 지역 FRB가 각 지역경제를 조사·분석한 것을 모은 것으로 기준금리 결정 등 경제정책의 기초자료로 쓰인다.

우리나라도 기획재정부가 통계청의 조사를 기초로 경기흐름을 분석한 그린북(Green Book)을 매달 내놓고 있다.

경기가 변동하는 이유는 총수요곡선과 총공급곡선이 이동하기 때문이다.

총수요와 총공급 곡선을 움직이는 요인은 기술혁신에 따른 생산성의 급격한 향상,원자재가격의 급등 등 여러가지가 있다.

세계 각국 정부는 경기가 불황일 때는 △시중유동성을 늘리고(기준금리 인하,통화공급) △재정지출을 확대하는 정책을 쓴다.

반대로 경기가 과열일 때는 △시중유동성을 줄이고(기준금리 인상,통화환수) △재정지출을 줄이는 정책을 동원한다.

이를 경기안정화정책이라고 부른다.

이에 대해 저명한 경제학자인 밀튼 프리드먼은 ‘샤워실의 바보’((a fool in the shower room) 비유를 들며 반대하고 있다.

바보가 따뜻한 물과 차가운 물을 번갈아 틀며 샤워를 망치는 것처럼 정부 정책이 경기변동폭을 오히려 크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프리드먼은 △경기의 고점과 저점을 판단하는 게 쉽지 않고 △설령 경기판단이 정확해도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은 오랜 시일이 필요해 적절한 타이밍을 놓치기 쉽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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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가 덩치 큰 대기업도 사고 판다고?

◆사모펀드


[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소프트 패치와 더블 딥 등
KTB자산운용이 만든 사모펀드가 부산저축은행에 대규모 투자를 주선한 주체로 등장하면서 사모펀드의 운영 방식 등에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KTB자산운용 대표와 부산저축은행 박연호 회장이 고교 동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투자 과정에 학맥이 동원되지 않았느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6월7일 연합뉴스

☞ 펀드는 여러 사람으로부터 자금을 모아 전문가가 대신 투자해 수익금을 나눠주는 금융상품이다.

자금을 모으는 대상이 불특정 다수이면 공모펀드,특정 소수이면 사모펀드라고 한다.

사모펀드(PEF· Private Equity Fund)는 소수의 돈많은 사람이나 회사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대신 굴려주는 상품이다.

금융사는 운용을 대신해주는 대가로 소정의 수수료를 받는다.

공모펀드는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까닭에 투자대상이나 공시 등 금융감독당국의 까다로운 규제를 받는다.

반면 알음알음으로 모집되는 사모펀드는 한 종목에 펀드자산의 10% 이상을 투자해선 안된다는 규제도 받지 않고 공시의무도 없다.

공시의무가 없으니 어디에 누가 얼마나 투자했는지 알 수 없다.계약 내용은 당사자만 알아 종종 사고도 일어난다.

사모펀드는 주로 기업에 투자,경영 효율성을 높여 몸값을 비싸게 만든 후 재매각하는 방법으로 고수익을 추구한다.국내에서 사모펀드 설립이 허용된 것은 2004년말이다.

도입 6년이 지난 5월말 현재 167개 펀드에 투자약정액이 28조9000억원에 이른다.

매년 30~40개씩 늘어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블랙스톤 KKR 칼라일 등은 세계적인 사모펀드다.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도 일종의 사모펀드로 볼 수 있다.

외국의 사모펀드는 한국의 외환위기 당시 쌍용증권 서울증권 제일은행 등을 인수,정상화하고 나서 이를 다른 회사에 팔아 엄청난 차익을 올렸었다.

국내 사모펀드의 투자대상은 외국 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미래에셋사모투자전문회사(PEF)가 휠라코리아와 컨소시엄을 이뤄 글로벌 골프 브랜드 1위인 타이틀리스트를 인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