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소리없이 새는 개인정보··· 집단 폭력 우려도
# 소속감, 애정, 욕구 충족시킨다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철학자인 에이브러햄 매슬로(Abraham H Maslow)는 인간의 욕구를 5단계로 나눠 설명한다.

1단계는 생리적 욕구다.

인간에게 기본적인 의식주,잠,배설,성생활 욕구다. 2단계는 안전 욕구다.

추위 질병 위험 등으로부터 신체적으로,감정적으로 보호받고 싶은 욕구다.

3단계는 소속감과 애정 욕구다.

사회단체에 소속되거나 주변 사람과 친분을 쌓고 이성간 결혼하는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

4단계는 존경과 자긍심에 대한 욕구다.

소속된 곳의 구성원으로 명예나 권력을 누리고 남들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것이다.
[Cover Story] 소리없이 새는 개인정보··· 집단 폭력 우려도
5단계는 자아실현 욕구다. 지속적인 자기계발을 통한 자기발전,자아 완성의 욕구로 자신의 재능과 잠재력을 발휘해 자기가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성취하려는 욕구다.

매슬로는 여기에 지적 욕구(6단계)와 심미적 욕구(7단계)를 추가시켜 인간의 학습행동과 예술적 행위에 몰입하는 행위를 설명했다.

SNS는 3단계 소속감과 애정욕구를 충족시키는 역할을 한다.

SNS의 대표격인 페이스북은 처음에 만들어질 때 하버드대 학생들끼리 정보를 교환하고 인간관계를 맺는 커뮤니티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창립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서로 얼굴도 모르고 졸업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SNS는 현대 사회에서 파편화된 개인들의 사회적 관계를 복원시키고 잘 유지시키며 새로 만들기도 한다.

# 원치 않는 내 정보가 공개된다

SNS는 기본적으로 내가 공개한 개인정보를 토대로 나의 인맥을 복원시켜 준다.

페이스북은 출생 지역,출신 학교,직장 등을 통해 나와 비슷한 정보를 가진 사람들을 보여주고 또 검색도 할 수 있게 해준다.

자연스럽게 내 정보가 노출되며 나와 친한 사람들이 누군지도 함께 노출된다.

트위터는 내가 팔로한 사람들,나를 팔로하는 사람들을 모두 보여준다.

그들의 트위터 계정으로 바로 이동할 수도 있다.

카카오톡에 가입하면 내 전화번호를 저장한 사람들에게 내가 자동으로 등록돼 1 대 1 채팅을 할 수 있게 한다.

싸이월드와 같은 미니홈피에 내가 올리는 글과 사진들은 나와 주변 사람들을 그대로 노출시킨다.

내 공간으로 생각하고 사적으로 쓴 글과 그림에 숨김 기능을 쓸 수도 있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문제는 내 정보가 내가 원하지 않는 사람에게까지 무차별적으로 공개된다는 점이다.

내가 원하는 사람,보여주고 싶은 사람에게만 공개되면 좋겠는데 그렇게 할 수 있는 차단 · 분류 기능은 별 효과가 없다.

물론 내가 스스로 올린 글이고 스스로 노출시킨 것이니 뭐라고 따질 수도 없다. '자발성의 함정'이다.

# 악성 댓글 인터넷보다 파괴력 커

최근 한 아나운서의 자살 사건에서 보듯이 모바일 SNS의 악성 댓글은 인터넷보다도 파급력이 크다.

일종의 '집단폭력'이다. 인터넷 사이트는 사용자가 직접 방문해야 하지만 최근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확산되고 있는 모바일 SNS는 정보가 자동으로 나에게 전달된다.

트위터는 그 현장성,신속성 때문에 유익한 경우도 있다. 희귀 혈액형의 피를 긴급하게 찾아야 할 때나 주변 정보가 필요할 경우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도망가는 범죄자를 잡는 데도 도움이 됐다.

글이 스마트폰을 통해 삽시간에 퍼져나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이런 신속성은 잘못된 정보나 언론의 오보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최근 빅뱅 대성의 교통사고 소식을 알린 한 언론사는 속보를 잘못 올렸고 이 오보가 트위터를 통해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

언론사가 오보를 수정해 정확한 기사를 다시 내보냈지만 트위터에서는 처음 올린 오보가 계속 리트윗되면서 한참 동안 떠돌아다녔다. 악성 댓글도 마찬가지다.

SNS의 악성 댓글은 인터넷의 악성 댓글과 속성은 똑같다. 그러나 그 정보를 찾아다니는 사람뿐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 무차별적으로 뿌려진다는 점에서 영향력은 훨씬 크다.

정재형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j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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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악용 방지하려면···


"이름과 이메일 주소만 있으면 인터넷 검색을 통해 30분 만에 개인의 신상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 "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이 하는 얘기다. 전화번호,미니홈피 · 페이스북 주소는 물론 출신학교,학번,군입대 날짜 등까지도 알아낼 수 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나오는 부분적인 정보를 짜깁기하고 다시 검색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구체적인 정보를 캐낼 수 있다.

SNS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개인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또 트위터 등 SNS에 올리는 글들은 모두 공개되기 때문에 사적인 대화조차 여과 없이 노출된다.

이 같은 개인정보 악용을 막으려면 우선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있는 정보는 절대 공개해선 안 된다.

은행 계좌번호나 가족들의 구체적인 신상정보는 공개하지 않는 게 좋다.

자녀 사진 등 가족사진은 반드시 비공개로 일반 사람들은 볼 수 없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

휴가 계획도 공개하지 말아야 한다.

개인적인 사생활이나 현재 고민 등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되기를 원치 않는 글은 아예 올리지 않거나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고 송지선 아나운서는 개인의 의견을 올린 지 불과 몇 시간 되지 않아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복제된 글이 양산됐다.

이 과정에서 SNS를 주요 기사원으로 삼는 인터넷 매체들까지 가세했다.

최초 생산자가 본인의 결정을 되돌아볼 시간조차 주지 않을 만큼 전파 속도가 빨라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