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Issue] 권력자의 위험한 유혹 '성 스캔들'… 명예 잃고 패가망신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성추문이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스트로스칸(위 사진 )은 지난 14일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의 소피텔호텔에서 32세 싱글맘인 여성 청소부를 성폭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두 차례에 걸친 보석신청에 뉴욕주 대법원은 100만달러의 보석금과 500만달러의 채권 공탁,전자발찌 착용과 24시간 가택 연금을 조건으로 보석을 허가했다. 스트로스칸은 뉴욕주 대법원에 정식 기소된 상태다.

그는 청소부의 옷에서 그의 DNA가 발견돼 궁지에 몰렸다. 강간 기도,성적 학대 등을 포함한 1급 중범죄 혐의 등 총 7건의 혐의를 받고 있어 최고 25년의 징역형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제 경제를 이끄는 인물이자 차기 프랑스 대통령 물망에까지 오르던 그는 명예 실추는 물론 재기도 불투명해졌다.

이처럼 이른바 '잘 나가던' 지도자가 성추문으로 하루아침에 패가망신을 당한 사례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 세기의 10대 성추문 살펴보니…

영국 인터내셔널비즈니스타임스는 최근 '세기의 성추문' 10건을 소개했다.

스트로스칸 총재의 스캔들은 이 가운데 3위를 차지했다.

1위는 모셰 카차브 전 이스라엘 대통령이다.

카차브 전 대통령(아래 사진 )의 스캔들은 2006년 그가 10명의 여성에게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증거가 나오면서 불거졌다.

이 중에는 강간도 포함돼 있었다.

당시 대통령이던 그는 사임을 거부했고 탄핵도 피해갔다.

하지만 2007년 1월 임기 만료를 2주 남기고 불명예 퇴진했고 2010년 12월 유죄 판결로 7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4위는 존 프로푸모 전 영국 국방장관이다.

그는 국방장관으로 있던 1963년 러시아 스파이와 연결된 여성과 혼외정사를 가진 일이 들통나면서 사임했다.

5위는 영국 북아일랜드 자치정부의 총리 부인인 아이리스 로빈슨 전 의원이다.

로빈슨 의원은 59세였던 2008년 39살 아래인 당시 19세 커크 매캠블리를 도와주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부동산 개발업자로부터 5만파운드의 돈을 끌어다 그의 카페에 투자했다.

로빈슨 총리는 이 과정에서 6주간 총리직에서 물러나 있어야 했다.

6위는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로 두 차례 경선에 나섰던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이다.

그는 2007년부터 부하 여직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

특히 자신의 본부인이 암으로 투병 중일 때도 만남을 유지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

7위는 엘리엇 스피처 전 뉴욕 주지사.그는 2008년 일곱 차례 고급 매춘 조직의 업소를 방문해 최소 1만5000달러를 쓴 것으로 드러났다. 스피처는 즉시 사임했다.

8위는 현재 미성년 성매매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다.

9위는 자신을 동성연애자라고 공개한 짐 맥그리비 전 뉴저지 주지사다.

10위는 약 20년간 미 상원의원을 지낸 래리 크레이그 의원으로 화장실에서 남자에게 성추행을 하다가 체포됐다.

2위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은 성추문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사례로 꼽을 수 있다.

1995년에서 1997년 사이 총 아홉 차례 만나 성적 접촉을 한 것으로 추정된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성추문은 집권 2기에 불거졌다.

하원에서 탄핵안이 통과됐지만 상원 투표에서 부결되면서 임기는 마칠 수 있었다.

이 밖에도 최근 아널드 슈워제네거 전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가정부와 10년간 불륜을 맺고 자식까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추락했다.

골프스타 타이거 우즈도 성추문을 겪은 다음 예전 같은 인기와 기량을 뽐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 권력자들이 빠지는 달콤한 유혹


권력자들이 성관련 스캔들을 일으키는 이유로는 우선 권력이 그렇게 만들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제임스 월스턴 아메리칸대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권력은 곧 최음제"라면서 "한쪽 분야에서 힘을 갖고 있는 것이 다른쪽에도 미친다는 착각을 하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큰 권력을 갖게 되면 자신이 마치 법 위에 서 있는 존재라고 여길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스턴대의 톰 피들러 교수는 미 공영방송 NPR와 인터뷰에서 "권력을 가지고 있으면 성적 일탈의 기회가 늘어나는 게 사실"이라며 "나는 보통사람과는 다르고 남들이 못하는 것을 나는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빠지기 쉽다"고 설명했다.

권력자의 심리적 속성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자기도취증,자기중심주의가 강한 권력자가 유혹에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타임지는 게리 조지프스 아델피대 심리학과 교수의 인터뷰를 인용,"권력자의 성적 일탈은 자기도취층 등 정신질환의 결합으로 인한 행동"으로 분석했다.

대다수는 사람들이 어느정도는 자기도취증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권력자는 그런 속성이 강하고 정도가 심해지면 폭력적인 행동으로 돌출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반면 성 관련 스캔들에 권력자들이 더 많이 노출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유명인의 경우 사건이 더 크게 보도돼 그렇게 느껴질 뿐이지 정치인도 일반인과 다를 게 없다는 주장이다.

최근 미국의 연구자료에 따르면 미국내에서 기혼 남성의 약 15%가 불륜을 저지르는 데 이 경우 미국 의회 의원의 55명 정도가 불륜을 저질렀거나 저지르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임기훈 한국경제신문기자 shagg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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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지도자 성추문' 공화국?

포린폴리시, '불륜의나라’지목


[Global Issue] 권력자의 위험한 유혹 '성 스캔들'… 명예 잃고 패가망신
권력자들의 성추문이 가장 빈번한 나라는 어디일까.

이 불명예는 프랑스가 차지했다.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역대 프랑스 지도자들의 성추문을 소개하면서 프랑스를 이른바 '불륜의 나라'로 지목했다.

우선 1899년 2월16일 사망한 펠릭스 포레 전 대통령의 사인을 둘러싼 성 추문이다.

포레 전 대통령은 당시 내연녀와 함께 있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진상이 규명되지 못했다.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도 1994년 '두 집 살림'이 들통났다.

미테랑은 대통령 재임시 내연녀와의 사이에서 딸을 두었고 또 다른 가족들은 1996년 미테랑의 장례식 때 공개적으로 참석했다.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도 부인 베르나데트가 수많은 여성 편력이 있는 '잘 생긴' 남자와 같이 산다는 것이 어려웠다는 기록을 남겨 망신을 당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현 대통령도 2007년 취임 직후 11년간 살아온 부인 세실리아와 이혼하고 오랫동안 관계를 맺어온 모델이자 가수인 카를라 브루니와 재혼했다.

프랑스에서 유독 지도자들의 성추문이 잦은 이유로는 권력자들의 스캔들에 관대한 사회 분위기가 꼽힌다.

반면 유명 연예인이나 경제인사들의 프라이버시는 집요하게 파고드는 경향이 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과거 절대왕정 체제 때부터 권력자의 성을 일종의 왕성한 '활력'쯤으로 보는 유럽의 관념과 현대 프랑스 사회에 만연한 혼외관계 및 강력한 사생활 보호법에 따른 소송 우려 때문이라고 꼬집었다.